■ 건강라이프 - 스포츠의학 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100세 걷기법

걷기로 우울·수면장애 떨쳐…바르게 걸어야 효율↑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새벽 피해 가볍게 산책해야

인간은 걷는 존재다. 어딘가로 이동하고 일상생활을 하려면 걸을 수밖에 없다. 걷기란 근신경계, 즉 운동 제어 기능의 발현이며 결코 근육의 힘만으로 완성될 수 없는 복합적인 움직임이다. 매일 힘차게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은 완전히 달라진다. 심지어 평소 빠르고 활기차게 걷는 것만으로도 몸속 세포 재생을 활성화하고 수명이 연장된다고 한다. 오죽하면 죽을때까지 두 발로 걷는 것이 큰 축복인 것처럼 나이 오십이 넘으면 스스로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통증, 질병, 노화로부터 벗어나 건강을 되찾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걷기’를 추천한다.

빠르게 걸으면 천천히 늙는다
빠르게 걸으면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고, 혈관이 튼튼해지며, 산소 소비량 역시 빠르게 증가한다. 또 골격근과 혈관에 적당한 부하를 가해 각종질환을 예방한다. 하루에 10분씩만 투자해도 체감할 수 있다. 걷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특별한 도구도 필요 없이 그저 편안한 신발과 옷만 있으면 언제나 바로 시작할 수 있는 현대인에게 최고의 운동법이다.

규칙적인 걷기운동은 조금씩 쌓여 우리 신경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햇빛과 바람, 맑은 공기 속을 걸으면 활력 충전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우리 몸속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을 이루고 자율신경이 원활하게 작용해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걸으면 효과가 좋다. 그냥 기분이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뇌 속에 생채 작용이 활발해지면서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골반저근 근육이 약해지면 여성은 요실금이나 변실금, 방광탈출증 같은 배뇨, 배변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나이 들수록 중요도가 커진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근육의 50%에 달하는 엉덩이 근육은 하체 건강과 직결되며 상체와 하체 관절 건강까지 좌우한다. 이때 가장 권할 만한 운동이 걷기다. 이 운동으로 코어 근육을 활성화하고 쉽게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바뀌어 혈당과 혈압 조절이 용이해진다.

얼굴 나이는 숨길 수 있어도 뒷모습 나이는 숨기기 어렵다고 한다. 걸을 때는 어깨와 등을 곧게 펴고 머리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척추를 건강하게 세워 아름다운 뒷모습에 도전하자.

오십견 날려주는 파워워킹
일반적인 걷기에 2배속(시속 6~8㎞)으로 걸으며 팔꿈치와 팔의 간격을 90도로 만들어 주먹을 가슴 높이까지 올렸다 내리는 ‘파워 워킹’은 보기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달리기와 버금가는 강도 높은 운동이다. 어깨 관절 주위가 굳으면서 발생하는 흔히 ‘오십견’이라 부르는 유착성 관절낭염을 예방하거나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걷기는 전신 운동이다. 규칙적인 걷기만으로도 각종 뇌혈관질환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식사 후에 걸으면 혈당 수치가 빠르게 낮아져 혈당과 지방 연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은 고혈압의 대표 위험인자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체중 조절, 염분 섭취 제한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걷기가 단연 도움이 된다. 빠르게 걷기는 인체의 혈관을 따뜻하게 데우고, 심장 박동수를 올리며 말초혈관까지 산소를 공급한다. 고혈압을 비롯해 저혈압, 빈혈 등 혈관 관련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단,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이미 앓고 있는 경우 갑작스럽게 빨리 걷는 건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산소를 천천히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며 가볍게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매일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좋다.

잘 걷는 사람치고 우울한 사람 없다
걷기 시작하면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신경전달물질인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돼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을 준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우울감을 느낀다. 이때 규칙적으로 리듬을 타는 운동을 해야 세로토닌 분비가 활성화된다. 실제 걷기는 자율신경실조증이나 신경증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산책을 즐기고 잘 걷는 사람이 머리 복잡하고 우울할 새가 없는 이유다.

잘 걷고 나면 밤에 잠이 잘 온다. 이는 걷는 동안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세로토닌이 걷고 나면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걷기만 잘해도 불면의 90%가 날아간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그래서 걷기는 수면장애 환자들에게 추천하는 치료법 중에 하나다. 특히 오전에 아침 햇볕을 쬐면서 걸으면 멜라토닌이 더 많이 활성화된다.

다만, 새벽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여전히 휴식 모드여서 자칫 심근경색 등 예상치 못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해 뜨기 전 새벽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또 하나 주의할 것은 팔자걸음, 보폭을 넓게 걷거나 팔을 양옆으로 심하게 흔드는 등 잘못된 자세로 걸으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무시한 채 강도 높은 걷기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활기 넘치는 건강한 걷기로 청춘을 되돌리자.

올바른 걷기 자세

1. 배에 힘을 주고 가슴과 어깨는 곧게 편다.
2. 시선은 전방을 주시하고 상체는 살짝 앞으로 기울인다.
3. 양손은 달걀을 쥔 모양으로 가볍게 말아 쥐고 팔꿈치는 L자 또는 V자 모양으로 자연스럽게 구부린다.
4. 다리는 11자로, 무릎 사이가 스치듯 걷되, 두 발은 고관절과 수직을 이루며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다.
5. 숨은 코로 깊이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뱉는다.

 

홍정기... 스포츠의학 전문가이자 운동과학 박사. 국가대표 선수들을 30년간 치료한 국내 최고의 재활 치료사이자 ‘오늘부터 걷기리셋’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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