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동물이 하는 짓은 다 한다 - 54

식물도 동물이 하는 짓은 다 한다 - 54

<무초의 탁엽(원 안)은 소리에 민감해서 고양이 수염처럼 잘 움직여 사람의 사랑을 산다. >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지 마라’의 저자 칼슨은 사랑을 배우고 싶으면 “매일 당신이 돌볼 식물을 한 그루 선택하라.”고 권한다. 그것을 자신의 아이처럼 돌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다보면 식물 너머로까지 사랑이 넓어져 인생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나는 누군가를 방문했을 때, 주변에 식물이 있는가? 있으면 물을 잘 주는가? 유심히 살핀다. 식물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으면 그와는 안심하고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단정한다. 그런 직감이 지금까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식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무초(舞草, dancing plant, 사진)를 길러보면 마음이 달라진다. 무초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사기 때문이다. 무초의 탁엽(托葉), 이파리가 달린 잎자루 중간쯤에 달린 작은 이파리 한 쌍을 말하는데, 음악을 들려줄 때는 물론, 조용해도 오르락내리락한다. 고양이의 수염처럼 순식간에 올라붙기도 하고 갑자기 뚝 떨어지기도 한다. 무초는 온도 25~30℃, 습도 70%, 광선이 잘 드는 환경에서 잘 추며 특히 어린이나 여성의 노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음악을 들으면 잎자루(葉柄)의 아랫부분에 있는 엽점이 관절처럼 움직여 탁엽이 춤을 추는 것 같다. 음파인 소리가 탁엽의 밑 부분에 있는 기동세포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면 기동세포에 물이 들락날락하는 데 따라 일어나는 현상이다.

중국 사람들은 잘 움직이는 무초가 신기했던지 전설을 붙였다. 옛날 다이족에 ‘두어이’라는 예쁘고 춤을 잘 추는 소녀가 있었다. 그의 미모와 춤에 반한 족장은 매일 춤을 추게 강요했고, 시달림에 지친 두어이는 강물에 몸을 던졌다. 그의 무덤에서 돋아 나온 풀은 음악이 들려오면 춤을 추었다. 동네사람들은 그의 혼백이 깃들었다고 하여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이 식물은 중국의 남부에 자생하는 콩과의 잡초이다. 이름에는 풀 초자가 있지만 고추처럼 사계절 따뜻한 곳에서는 나무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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