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농업기술원 잠사곤충시험장 관련 연구 박차

전북농업기술원, 여치대량사육기술로 정서곤충 개발 박차
식용에 치우친 곤충산업, 정서·치유 분야로 확장 중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은 귀뚜라미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 귀뚜라미 ‘낭이’의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고향을 떠올리는 것이다. 이처럼 애완이나 체험, 치유 등의 목적으로 쓰이는 곤충을 정서곤충이라고 한다. 정서곤충은 농업과 농촌자원을 활용해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심신안정에 도움이 되는 치유농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소리로 인간의 정서함양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사육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정서곤충은 애완이나 체험, 치유 등으로 인간의 정서함양에 영향을 미치는 곤충을 말한다.

곤충 소리로 치유를…
정서곤충은 체험학습, 애완, 치유 등에 활용되는 곤충을 식약용, 사료용 등과 구분해 산업적인 용도로 구분할 때 쓰는 용어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잠사곤충시험장 임주락 연구사는 “곤충을 단순한 벌레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곤충의 가치를 취향 문화에 두고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정서적으로 활용한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북도농업기술원은 옛날부터 여름철 울음소리를 감상하던 풍습이 있는 여치류를 정서곤충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육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개최되는 곳으로, 소리라는 전북 대표 문화콘텐츠와 여치 울음소리를 연계해 그 부가가치를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임 연구사는 “현재 대량사육기술 개발을 위해 야외 생태조사를 하고 실내 적정 사육온도와 사육밀도 등 여치에 알맞은 사육환경을 밝혀냈다”면서 “지금은 월동기간을 줄일 수 있는 알 부화 조건과 누구나 쉽게 사육할 수 있도록 인공 먹이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2019년에는 사슴풍뎅이와 옥색긴꼬리산누에나방 실내사육기술을 특허 출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방아깨비와 사마귀는 친근감 있는 곤충으로 어른들에게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심리치유에 도움을 준다. 어린이들에게는 애완 학습용으로 활용해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유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곤충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아존중감 또한 향상된 통계도 있다.
임 연구사는 “곤충을 키우는 과정을 통해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얻는 정서적인 안정감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곤충산업은 미래동력
그러나 현재 전북 곤충사육농가 수는 전국 대비 8.1%이고 산업 규모는 50억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 중 80~90%가 식용곤충인 흰점박이꽃무지(굼벵이)를 사육하고 있으며 이외에 사육되고 있는 곤충은 장수풍뎅이, 귀뚜라미, 갈색거저리, 사슴벌레 등으로 10여 종에 불과하다.
임 연구사는 “국가정책 또한 식용곤충에 편중돼 있어 정서곤충시장은 학생 위주로 매우 협소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경우 정서곤충 붐이 일어나면서 곤충 모임도많고 곤충 판매 전시전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등 고객층과 품목 등이 매우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면서 “국내에 서식하는 곤충이 매우 다양하고, 산업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높은 곤충이 많이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대부분 영세농가중심의 생산과 고령화된 촌락으로 시장이 좁고 연구투자가 어려워 상품, 서비스 개발이 어렵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나 포화상태인 식용곤충농가의 사정 또한 어렵긴 마찬가지다. 곤충이 아직 식품으로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식용곤충사육 농가들 또한 판로와 유통경로 부족 등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임 연구사는 “곤충은 단백질 섭취 대체재로서 식품시장의 가능성이 높은 영역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현재 세계적으로 식용곤충 섭식 인원은 약 2억 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향후 10년간 섭식 인원은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10억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곤충은 또한 애완동물 사료, 고급 양어사료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임 연구사는 “곤충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미래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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