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27)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김동원 연구사

꿀벌 육종연구 청신호…국가주도 연구 활성화 기대
양봉산물 생산 증대와 산업 안정화 기반 마련

▲ 김동원 연구사가 개발한 국내1호 장원벌

탈착식 꿀벌 교미 벌통 개발로
우수형질 발현에 기여

“꿀벌만큼 인간에게 이로운 곤충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꿀벌은 식물에서 매개역할을 비롯해 인간의 영역에서 보면 대부분이 공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요. 특히 벌꿀은 그 단어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참 고마운 존재이지요. 제가 하는 일이 꿀벌과 함께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할 수 있는 연구입니다. 그래서 꿀벌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제 연구가 인간, 꿀벌, 식물 등 지구 생태계의 안정을 위해 조그마한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김동원 연구사(41)는 농진청에서 꿀벌 연구만 17년째를 이어오고 있는 꿀벌전문가다.
김 연구사는 우수계통으로 국내1호 꿀벌인 장원벌을 개발한 것을 비롯해 탈착식 꿀벌 교미 벌통을 출원했다. 또한 우수 꿀벌 3원교배종의 특성(수밀량, 월동, 청소행동 등) SCI·비SCI 게재 13건, 장원벌 사양관리 기술보급서 등 4권 등 다양한 실적을 축적해오고 있다.
“국내 꿀벌 봉군 밀도는 세계 1위로 단위 면적당 봉군수가 가장 많은 국가입니다. 하지만 벌꿀 생산량은 벌통 당 약 16kg으로 세계 평균 23kg에 비해 많이 떨어집니다. 여기에 벌꿀 생산비는 미국, 베트남 등 외국에 비해 3~4배가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다보니 생산비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지요.”

“여기서 꿀벌의 우수형질 품종을 얘기하려면 꿀벌의 교미습성을 살펴봐야 하는데요. 꿀벌 여왕벌은 공중교미의 습성에 의해서 여러 수벌들과 다중교미를 하지요. 따라서 기존 우수한 형질의 발현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고, 당연히 생산성도 떨어지는 것이지요.”
김 연구사가 장원벌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국내 양봉산업에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토종꿀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우수 계통을 개발해 양봉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정부도 우수계통의 국내1호 꿀벌 장려품종 개발을 서두르는 상황이었다.

“정부장려품종 벌꿀 다수확 품종 개발을 위해 전국 우수 꿀벌 계통 수집과 순계 분리 연구를 지난 2003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수집된 우수 계통에 대한 교배 조합을 작성하고, 실내·외 및 현장 시험을 통해 최적 교배조합을 찾았지요. 그렇게 해서 3원교배종인 ‘장원벌’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장원벌은 일반 농가의 꿀벌 계통과 비교 시험 등 현장 평가를 통해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벌꿀 수집능력은 일벌 농가 계통 대비 31% 향상된 것은 물론 월동능력과 질병저항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원벌 연구결과의 신속한 확산과 보급을 위해 지난 2014~2017년까지 장원벌 신기술시범사업을 추진해 지금은 양평, 여주, 예천 등 전국 28개 시·군 양봉농가에 장원 여왕벌을 공급했다. 시범사업 농가의 평균 벌꿀 채집량은 약 29%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꿀벌 계통의 순종 유지는 인공수정기술 완비와 격리된 지역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장원벌의 개발은 꿀벌 인공수정기술과 격리 육종장을 활용할 수 있었기에 개발할 수 있었지요. 인공수정기술은 폴란드, 중국, 미국 등의 기술도 들여왔습니다. 그 기술이 지금은 많이 축적되어있지요. 격리 육종장은 전북 부안 위도면에 위치한 섬에서 이뤄졌습니다.”

이제 국내 양봉산업은 벌꿀 다수확 품종인 장원벌 개발을 통해 국가 연구사업의 활성화와 지속적인 꿀벌 육종 연구에 매진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또한 안정적인 꿀벌 품종 보급을 위해 기술지원팀과 도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 주도 꿀벌 육종 연구는 정통 육종의 초석을 마련함과 동시에 분자 육종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국내 최초 벌꿀 다수확 계통 ‘장원벌’ 품종 개발·보급에 따른 기타 축산에서의 부가가치의 증가는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해당 기술로 인한 산업별 경제적 파급효과는 기타축산(S1) 산업에서 생산유발 효과와 고부가가치화 된 기술제품, 연관구조에 따라 타 산업에서 생산을 위한 중간재로 소비, 음식료품(S4)과 서비스·공공행정(S11) 산업에서 생산유발 효과·고용유발 효과 등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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