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공동기획-소비자가 Pick한 농식품 판매왕 ①더소스랩

▲ 더소스랩의 짜먹는 청양고추 ‘짜먹초’는 진정한 매운맛을 내면서 간편함이 강점이다.

진정한 위기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것일 때다. 지금 농업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위기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농업의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래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사장 박철웅)이 주관하는 ‘판매왕 챌린지’는 소비자가 Pick한 농식품 분야 15개 업체들의 자웅을 겨루는 창업콘테스트에 시선이 쏠린다. 첫 번째는 짜먹는 청양고추를 개발한 더소스랩이다. 

자동차 부품회사 다니다가 요리 취미 살려 창업
우리 식생활 깊게 침투한 와사비 대체가 목표

진정한 매운맛은 초록맛
스티브 잡스의 성공비결은 어쩌면 간단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결정했기 때문이었고, 그 밑바탕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결과였다. 더소스랩의 홍재완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과 일본에서 생활했고, 일본에서 자동차 부품관련 회사에 근무했다는 홍 대표. 그런 그가 2017년 더소스랩을 창업해 짜먹는 청양고추 튜브형 ‘짜먹초’를 개발한 건 어렸을 때부터 직접 요리를 해먹은 데서 비롯됐다.
“예전엔 외국에서 한국 음식을 공수하기가 힘들었어요. 요리가 취미였는데 특히 우리나라 음식은 매운맛이 제일 중요한데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보다 청양고추가 진정한 매운맛을 낸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한국인의 매운맛은 빨간맛이 아니라 청양고추의 초록맛이에요.”

▲ 짜먹초

홍 대표가 개발한 짜먹초는 국산 청양고추가 80%이고, 나머지는 물과 소금이다. 100g 기준으로 가격은 5000원대를 책정했다. 흔히 마트 식품의 소스코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본의 튜브형 와사비는 40g 기준으로 3000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가격면에서도 메리트가 크다.
사실 일본산 와사비는 우리 식생활에 깊게 침투해있다. 횟집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양념은 물론이고, 간편하게 매운맛을 내는 용도로 자주 쓰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반면 청양고추는 생으로 먹거나 잘라서 양념으로 쓰이곤 있지만 편리함에서 뒤처져 활용도가 떨어진다.

“청양고추를 잘라 쓰다 남은 건 냉동으로 보관했다 쓰는데 그러면 맛과 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기간이 길어지면 버리는 경우도 다반사죠. 요즘은 모든 음식에 매운맛이 들어가는 게 트렌드인데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쓰기에도 편한 튜브형 와사비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건 어쩌면 당연해요. 와사비는 첫맛은 강렬한데 휘발성이 강해 금세 사라지지만, 청양고추는 갈수록 매운맛이 오래 가죠. 당연히 우리 입맛에 청양고추가 제격이고, 그래서 우리 짜먹초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맨땅에 헤딩
창업 후 1년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실패가 쌓이는 시간이었다는 홍 대표. 전공이 아닌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무작정 파고들어 매운맛의 정도, 디자인, 유통기한, 제품 콘셉트, 멸균처리한 튜브 등 기존에 없던 제품인지라 모든 걸 제로에서 시작했기에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었을 터. 그래서 평균 13개 정도의 청양고추가 들어간 제품을 만들었고, 유통기한은 8주로 정했다. 물론 소비기한은 3달까지 가능함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양한 음식에도 어울릴 수 있는지 직접 체크했다.

“여러 요리에 어울려야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어요. 특히 1인가구들이 집에서 해먹는 요리인 라면이나 냉동음식, 회나 고기를 찍어 먹는 용도로도 짜먹초가 제격이더라구요. 제 입맛에만 의존할 수 없어서 청양고추를 많이 쓰는 식당들을 일일이 찾아다니기도 했고, 소비자 시식회도 가졌는데 모두 만족해했어요. 저희 어머니부터 주부들에게도 테스트했는데 썰어놓은 청양고추보다 사용하긴 편하고 매우면서 깔끔한 맛이 좋다고 평하셨어요.”

홍 대표는 짜먹초에 어울리는 음식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어려운 음식은 배제하고 ‘집에서 이렇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짜먹초는 음식 본연의 맛을 압도하는 게 아닌 맛·색·향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자연의 맛을 살린 제품이 더소스랩의 목표다. 모양만 바뀐 청양고추, 이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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