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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멀어 통증 참다 보니 어느새 만성질환으로…

기사승인 2019.09.20  17: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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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선 -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무료 의료봉사

■  창간13주년 특집 - 의료인프라 열악한 농촌, 여성이 위험하다

   
▲ 어르신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치과진료. 그러나 치료시기를 놓쳐 대부분 틀니교정과 잇몸치료를 위주로 하고 있다.

#1. “농사일 하면서 아프다고 그때그때 병원에 갈 수 있나요. 원주 시내 병원 하루 나갔다 오면 하루농사 완전 접어야 하는데... 죽을만큼 아프지 않으면 그냥 꾹 참다보니 병을 키운 것 같아요. 그래선지 주변에 관절 성한 친구가 하나도 없어요. 보기만 멀쩡하지 움직이는 종합병원이여” (엄순희·75세/원주시 호저면 산현리)

#2. “젊어서부터 농사가 힘들 때 소주의 힘으로 이겨냈죠. 농촌 특유의 문화라고 해야 하나. 우리 또래들은 다 소주 먹고 술 기운으로 힘든 일 이겨냈거든. 그게 습관이 됐는지 지금도 꼭 술을 먹고 일하는 안 좋은 습관이 생겨버렸네요. 속이 아플 때 마다 동네 보건소를 찾긴 하는데 뭐 특별히 치료랄 게 없어요. 그저 큰 병원 가보라고 하는데, 별 치료 효과도 없는 것 같고 약을 먹어도 특별히 나아지는 거 같지도 않고...의료서비스 질이 그다지 좋지는 않게 느껴져요” (김이동·63세/호저면 무장리)

#3. “50년 동안 농사 지었어요. 올해도 콩, 감자, 고추농사 했는데 관절 허리요통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싶어도 주변에 병원이 없으니 안타깝고, 특히 치과가 없어서 아쉽더라고요. 지난 주말에는 갑자기 복통이 와서 큰일 날 뻔 했는데 다행히 옆집 사람이 자가용을 태워줘서 큰 병원에 갈 수 있었어요. 만약 차 얻어 타지 못했으면 큰 일 날 뻔 했지 뭐예요. 나 혼자 50분 넘게 버스타고 갈 엄두가 안 난다니까요” (원미애·75세/호저면 매호리)
지난 18일 원주시 호저면 칠봉다목적센터에 ‘행복버스’를  타고 온 어르신들의 하소연이다.

‘농업인 행복버스’는 농립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가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고 의료와 복지시설 접근이 어려운 농촌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13년부터 추진 해 온 사업이다. 농촌지역을 직접 찾아가 건강검진, 장수사진 촬영, 시력검사와 돋보기 제공, 문화예술공연, 법률상담, 농기계수리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농식품부는 354개 지역, 13만여 명의 농촌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무료 의료봉사를 한 이날도 아침부터 행복버스 3대가 한적한 시골마을의 구석구석을 돌며 노인들을 무료의료서비스 현장으로 실어 날랐다.

버스에서 내리는 노인들은 마치 동네잔치처럼 떠들썩한 분위기였는데, 오는 순서대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현장 접수를 시작했다. 한동안 병원을 찾지 못해서인지 혈압부터 내과, 안과, 관절에 이르기까지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어 보인다.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는 의사들도 현장 분위기에 맞춰 특정한 분야를 진료하기 보다는 온몸이 ‘종합병원’이신 어르신들을 위해 총체적인 의료상담을 한다. 그러나 장비가 완벽히 갖춰져 있지 않아 간단한 약 처방과 대형병원 연결만 해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농촌의료분야만을 총괄하는 부서가 생겨 공익성을 가지고 국가가 좀 더 공공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 의료진들의 목소리였다.
이날은 외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내과, 안과, 이비인후과, 치과 등 7개 과의 진료가 이뤄졌는데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치과’였다.

   
▲ 병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농촌 어르신들이 ‘행복버스’를 타고 무료의료 봉사 현장을 찾아 진료를 받고 있다.

시골 구석구석 누비는 행복버스...
치과, 한방치료 인기 많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한길 치과 전문의는 “아무래도 치과 장비가 고가의 장비이다 보니 어르신들이 치과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치과 진료야 말로 예방이 중요한데 농촌 어르신들이 치아가 다 망가진 다음에 진료를 받게 돼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오늘도 대부분의 진료가 틀니 보정과 간단한 잇몸치료 정도였어요”라며 “치과 진료는 특히 한 번에 치료할 수 없고 수시로 점검을 해야 효과적인데 농촌 어르신들이 때를 놓쳐서 고생하시는 걸 보면 안타까워요. 가까이 치과가 없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죠”라고 말했다.

농촌사랑 범국민 운동본부 박종우 계장은 “현장에서 인기 있는 것이 한방치료입니다. 농촌에 고령의 노인들이 많다보니 침이나 뜸치료 마사지 등이 인기가 많은데 문제는 장소죠. 남·녀 별로 베드를 놓아야 하고 칸막이시설 등을 해야 하는데 넓은 장소가 잘 구해지지 않으면 한방치료를 해 드릴 수가 없어요”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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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윤정 기자 uyj4498@hanmail.net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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