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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세권’, 불 나면 ‘재난권’

기사승인 2019.04.19  17: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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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 대부분이 산림과 인접한 농경지·주택서 발생

   
▲ 지난 4일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에서 발생한 산불로 임야 1757ha와 주택 516채가 소실되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산불로 피해를 입어 망연자실한 강릉 옥계의 주민 모습.

이번 강원산불도 피해주택이 산림과 인접해 피해 커
활엽수와 관목류 심어 안전공간 마련해 일정거리 분리
미국·호주, 산림지역 건축자재 제한·화재보험 가입 의무화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 대형 산불은 순간최대풍속 30m/s의 봄철 양간지풍과 소나무숲을 중심으로 빠르게 비산(飛散)되면서 대형화돼 무려 축구장 2460개 규모의 1757ha 임야와 주택 516채가 소실되는 큰 피해를 발생케 했다. 이번 산불 진화는 소방청이 소방차 872대, 소방관 3251명이라는 단일 화재 최대 규모의 소방력을 동원한 덕분에 조기진압에 성공할 수 있었다. 2005년 양양산불과 비교해 봤을 때 차량·인력투입을 5배나 많이 함으로써 진화시간을 19시간이나 단축시켰다. 하지만 예전보다 건조한 고온의 날씨가 계속되며 봄과 가을에 집중되던 산불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계절 내내 화재발생의 위험도가 커졌다.

이에 지난 19일 산불재난에 대응하는 현 체계가 문제는 없는지 개선할 부분은 무엇인지 논의하는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농업과 행복한미래’ 공동대표인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이번 산불 진화에 앞장선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국가직 전환 요구에 적극 동의한다”면서 “토론회를 통해 예방보다는 진화중심, 예방인력 부족, 산불 감시 모니터링 미흡 등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진화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화재를 막는 진정한 숲가꾸기란?
국립산림과학원 이병두 산림방재연구과장은 “울창한 숲은 오히려 화재의 연료를 축적시켜 대형화되고, 재화(再火)의 위험성을 높일 뿐 아니라 살수호스를 차단시키는 역설적인 결과를 만들었다”면서 “또한 산림인접지로 생활권이 확대되는 이른바 ‘숲세권’이 화재위험을 증가시켰는데, 이번 강원산불 역시 피해주택 대부분이 U자 형태로 산림과 인접해 있어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화재위험이 높다고 산림녹화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이 과장은 근원적인 산불위험을 낮추는 건 숲을 제대로 가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찰 등 목조건축물과 민가 등 시설물 주변에 안전공간과 완충지대를 띠 모양으로 조성해야 한다”면서 “산불위험이 높은 침엽수림은 20m~25m의 활엽수를 두고, 벌채한 자리에는 산불에 강한 차나무·동백나무·식나무 등 관목류를 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상진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10개월짜리 비정규직이라는 비판을 받은 산불재난특수진화대를 정규직화하고, 지자체까지 확대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 과장은 주장했다. 공중진화력을 강화하기 위한 헬기확충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47개의 진화 헬기 중 야간 투시장비를 갖춘 헬기는 지난해 도입한 수리온 1대뿐이다. 이마저도 아직 실전에 투입된 적도 없다. 그리고 풍속이 조금만 강하면 이륙 자체가 불가능한 중소형 헬기도 대형으로 교체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불 막는 방화선 구축 필요
산림청 최수천 산림보호국장은 “산불 대부분이 산림과 인접한 농경지나 주택주변에서 발생하는데, 도시화와 웰빙생활 추구로 산림 인접지에 주택과 펜션이 늘어나고 있지만 산불에 대비한 건축이나 주변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캘리포니아는 산림지역에 건축 시 자재를 제한하고 있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는 화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우리나라도 산림 인접지역에 주택을 지을 때는 불연성 건축자재를 시공하고, 이격거리를 두고 건축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북대학교 산림조경학부 박주원 교수는 “산림접경지역은 산림밀도 조절, 낙엽 제거 등과 같은 산림 내 연료량을 감소시키고 산불 저항성이 높은 재질로 시공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산불발생 시 방화선이 될 수 있는 임도(林道)와 내화(耐火)수림의 조성을 전체 산림경영계획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도는 인력과 장비를 신속히 투입해 효과적인 진화를 돕는 역할을 하는 만큼, 산림을 훼손시킨다는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또한 이번 산불 원인의 하나로 지목받는 송전선 부근에 방화선을 구축하는 일도 더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미국이 산불예산에 2020년 22억5000만 불을 시작으로 매년 1억 불씩 2027년 29억5000만 불을 투입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산불예방 사업에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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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동 기자 lhdss@naver.com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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