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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은 삶의 마지막 길이어야 하나...

기사승인 2019.03.28  13: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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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권 밖의 요양병원 간병서비스…환자 안전 뒷전

   
▲ 낮은 수가와 제도적 미비로 가격경쟁에 내몰린 요양병원에 환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20일 국회서 열린 요양병원형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도입을 모색하는 토론회 현장.

장성·밀양 요양병원 화재, 가격경쟁으로 인한 ‘인재’
급여화 시 건강보험공단 부담금 월 304억
정부, 건강보험 적자로 재정건정성 우려 커

2014년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에서 난 화재로 2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에는 경남 밀양의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의 부상을 당했다. 2건의 화재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았다.

매트릭스 등에서 나오는 유독가스가 급속도로 퍼졌지만 환자들 대부분이 노인성 질환을 겪고 있거나 거동이 불편해 스스로 탈출이 어려워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더군다나 이들을 대피할 인력이 1~2명에 머물렀고, 스프링클러 미비 등의 문제가 있었으며 병원 관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로 구속되는 것으로 문제를 마무리 지은 점 등이 비슷했다.

하지만 요양병원에서 왜 이런 대형 인명사고가 어떤 이유로 촉발됐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없었다. 현재 요양병원에 약 21만4000여 명이 입원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간병비가 건강보험의 급여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간병서비스 질은 낮은데도 가계 부담은 큰 이중고로 환자와 가족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지난 3월20일 국회에서는 요양병원 간병비 부담 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열려 간병의 질은 높이고 가계의 부담은 줄일 수 있는 실마리가 언급돼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제도권 밖 간병서비스, 전혀 관리 안돼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순구 원장은 요양병원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 원장은 “요양병원은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2005년 이후 급격히 늘어나 1400여 개에 이르지만, 일당정액제와 낮은 수가로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면서 “한 조사에 따르면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은 전일 근무가 가장 많았고, 성별로는 여성이 87.6%, 조선족이 34.7%였으며, 경제적 부담으로 간병인 한 사람이 평균 8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 자격을 갖춘 사람은 절반에 머물러, 간단한 교육만 받고 현장에 바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결국 요양병원이 서비스 경쟁이 아닌 가격 경쟁에 혈안이 돼 장성과 밀양의 사고처럼 환자의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는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명 원장은 요양병원 간병비를 공적 보험으로 급여화해야 한다면서 그 이유로 “간병서비스는 제도권 밖에 있다 보니 간병인의 자격기준, 인력수급, 처우 등의 법규가 전무함은 물론이고, 서비스의 표준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환자유치를 위해 낮은 요양비를 제시하는 병원들은 대개 야간에 30~40명의 환자를 1명의 간병인이 돌보게 하거나 심지어 간병인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어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요양병원 간병서비스를 건강보험 급여의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위한 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줄이고 서비스 질은 높일 수 있다고 명 원장은 예측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역시 돈 문제다. 환자 6명에 요양보호사 1명이 8시간 3교대를 일한다고 했을 때 약 10만2800여 명이 필요하고, 인건비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매월 2318여억 원, 연간 2조7818여억 원으로 예상된다. 환자 1인당 인건비는 결국 112만8000원으로, 본인부담률 20%를 적용하면 건강보험공단이 환자 1인당 매월 90만2000원을 부담한다고 했을 때, 매월 1854여억 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본인부담률을 50%로 높이고, 의료필요도가 높은 환자로 한정하면 부담금은 매월 304억3000만 원, 연간 3625억4000만 원으로 줄일 수 있다.

일본은 이미 간병급여 제도화
이어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이윤환 기획위원장은 요양병원 간병 제도화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간병비가 부담스러운 저소득층 환자와 보호자들이 싼 곳을 찾아 이리저리 옮겨다니다 결국 죽음을 맞는 상황을 현장에서 많이 목격한다”면서 “경제적 부담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가족이 직접 간병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또한 가족 간병이 장기간 계속되면 ‘간병살인’이라는 참혹한 결과가 일어나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요양병원형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장기요양보험의 모델인 일본의 개호보험은 사회가 고령자들의 간병과 수발을 책임지는 사회보험을 도입해 간병비 급여화를 제도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은퇴자들이나 사회초년생들이 요양보호사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정부예산이 투입되면 최대 8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이 위원장은 예측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훈택 보장사업실장은 “간병비 급여화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회복기·만성기 환자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정윤순 보험정책과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시행으로 8년 만에 적자가 발생했다”면서 “올해 안으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을 재정립하고, 건강보험 재정 적정성을 고려해 제도 시행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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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동 기자 lhdss@naver.com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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