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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미세먼지에 가장 취약하다

기사승인 2019.03.15  1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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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최악의 미세먼지…농민건강 적신호

   
▲ 농식품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으로 영농폐기물의 불법소각 방지를 중점적으로 계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충북 옥천의 노인정을 방문한 김현수 차관(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영농폐기물 불법소각 방지를 당부하는 모습.

미세먼지특위에 농업연구 핵심기관인 농진청은 빠져
농축산업, 미세먼지 발생 산업으로 보고 규제에만 초점

미세먼지특위 출범했지만…
지난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9건의 법안 중 미세먼지와 관련된 법안은 7건이었다. 그리고 LPG 차량 확대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도 도입 취지가 미세먼지와 관련돼 있는 것이라 법안처리를 위해 올해 처음 열린 국회 본회의는 사실상 미세먼지를 위한 자리였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만큼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 경기도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했지만 재정부담과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올해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됨에 따른 후속절차로 제1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이하 미세먼지특위)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이낙연 총리는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지난해 60일에서 59일로 거의 줄지 않았고, 한 여론조사에서 ‘미세먼지로 불편하다‘는 응답이 80%가 넘을 정도로 국민들께서 큰 고통이 크다”며 “정부는 미세먼지를 ‘재난’에 준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35% 이상 감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날 회의에는 16명의 정부위원과 18명의 민간위원을 확정했다. 하지만 16명의 정부위원 중 교육부, 해수부, 산업부, 환경부, 노동부 등 8개 중앙부처는 장관이 임명됐지만, 농식품부는 외교부, 문체부, 행안부, 국토부와 함께 차관이 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미세먼지의 문제에 있어 농식품부가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겠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산림청장과 기상청장이 포함된 반면, 농업R&D의 핵심기관인 농촌진흥청의 청장이 빠져 우려가 우려로만 끝나지 않을 상황이다.

여기에 미세먼지특위가 중점관리하기로 한 미세먼지 취약계층으로 어린이·영유아·노인·임산부·호흡기질환자·심장질환자 등 ‘미세먼지 노출에 민감한 계층’과 옥외근로자, 교통시설 관리자 등 ‘미세먼지 노출 가능성이 높은 계층’으로 분류됐지만 농업인은 빠진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 농촌에서 영농폐비닐 소각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공동집하장 확충으로 불법행위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필요하다.

대책은 마스크 착용·휴식시간 보장 당부가 고작

농촌주민 “마을회관에 공기청정기 있었으면 좋겠다”

야외에서 일하는 농업인을 자영업자라는 이유로 정부는 옥외근로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한 정부가 축산악취 저감, 가축분뇨 관리 강화, 영농폐기물 수거 감독 등 농축산업을 미세먼지를 발생하는 산업군으로만 인식하는 것도 문제다.
미세먼지 취약계층인 옥외근로자에 농민이 명시되지 않은 건 얼마나 야외에서 일하고 그로 인해 미세먼지에 노출되는지 연구결과가 없는 것도 한 요인이다. 그래서 미세먼지특위에 농촌진흥청장이 빠진 게 아쉬운 것이다. 농민이라면 누구나 야외서 일하는 모습을 떠올리곤 하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없다. 연구가 없으면 그에 맞은 대책은 나오기 힘들다.

또한 최근 농식품부의 미세먼지에 대한 움직임을 보면 농민의 건강은 뒷전에 밀려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 산림청과 함께 ‘농촌지역 미세먼지 저감 TF’를 출범시켰다. 주요 추진사항을 살펴보면 비료·농기계 등 농업 생산활동 중 미세먼지 저감, 축산 생산활동 중 암모니아와 미세먼지 저감, 농축산분야 미세먼지 생성과정 분석 연구, 농촌 지역 영농폐기물 등 불법소각 저감 등이다.
농민의 건강에 대한 사항은 찾아볼 수 없다. 밖에서 일할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충분히 쉬라는 게 농식품부 대책의 전부다.

해답은 언제나 현장에
사실 농촌주민 몇 사람만 만나보면 당장 필요한 대책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 무료배포가 없어져서 아쉽다는 경기도 파주 장단면의 심순이씨.
“버스를 탈 때면 앞쪽에 미세먼지 마스크를 무료로 줘서 필요할 때면 요긴하게 잘 썼었어요. 아침 출근시간만 지나면 빨리 동이 나서 서둘러 버스를 타기도 했어요. 근데 언제부터 아침 일찍 타도 마스크가 없어 버스 기사님한테 물어보니까 예산이 끊겨서 더 이상 안 나눠준다고 하더라구요.”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해 미세먼지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했지만 재정부담 가중과 대중교통 활성화 효과가 크지 않아 올해 예산 배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버스 1대당 100매 씩 총 마스크 375만 매를 구입하는데 쓴 예산은 18억2000만 원이었다. 이 예산을 근본적인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쓰겠다는 입장이지만 심씨처럼 만족도가 높았던터라 사업 중단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  
농촌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폐비닐과 같은 쓰레기도 문제라는 충북 옥천의 오순임씨.
“1년 농사를 짓고 나면 못 쓰는 비닐이 많이 나오는데 동네에 모아두는 곳이 생겼어요. 다 쓴 농약도 수거함이 생겨 처리하기 좋아졌는데 못 쓰는 비닐도 버리는 곳이 있어서 좋은 것 같네요. 옛날에는 쓰레기나 비닐을 태워버리곤 했는데 요즘은 그러면 안 된다고 해서 그렇게는 안 해요.”

환경부도 농촌지역에서 폐기물의 적정처리가 어려워 불법소각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쓰레기 분리·보관용 ‘재활용 동네마당’을 2021년까지 1060개소로 늘리고, 공동집하장도 매년 1000개 씩 확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충북 증평의 장정은씨는 마을회관에 공기청정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골에서 겨울철이면 마을회관에 할 일도 없고, 집에 혼자 있으면 심심하니까 대부분의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요. 근데 미세먼지가 심하다 심하다 하니 마을회관에 공기청정기 하나 있었으면 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졌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더 큰 TV나 안마의자가 최고 좋다고 했었던 분들이 집에 공기청정기 들여놓을 엄두는 안 나니 마을회관에 생겼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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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동 기자 lhdss@naver.com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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