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세 시대 고령친화식품에 주목하자

▲ 100세 시대를 맞아 고령자를 위한 새로운 메뉴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지난 13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돼지고기를 이용한 고령친화 영양식 메뉴를 개발해 선보였다.

고령자 외식 메뉴 개발 시급…새로운 외식문화 창출해야 

#천안에 사는 이모 씨는 얼마 전 가족 모임 외식 장소 찾기에 애를 먹었다. 잇몸 치료를 하는 78세 된 부친에 대접할 만한 음식 메뉴와 장소를 선택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매운 음식이 더 맵게 느껴지는 박모 씨(65세)의 경우 마트 등에서 구입한 즉석요리 제품이 생각보다 매워 먹지 못하고 버린 적이 종종 있다. 매운 정도와 음식의 딱딱한 정도가 표시돼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 지내는 양모 씨(78세)에게 각종 편의점 음식은 그림의 떡이다. 혼자 간편하게 한끼 먹고 싶지만 각종 죽 종류 제품 외에는 먹을 만한 게 없어 집에서 밥을 해먹거나 굶는 경우도 다반사다. 

 고령자 영양 불균형 해소와 건강 위해 
 다양한 고령친화식품 개발과 제품 표시 시급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고령사회(총 인구 중 만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 고령화율 14%)로 진입이 예상된다. 고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건강을 유지하며 노후생활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 중 하나로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고령친화식품이란 말 그대로 고령자를 위한 건강·기능·기호식품을 말한다. 고령자를 위한 좋은 각종 건강식품만 일컫는 것이 아니다. 소화가 힘든 고령자를 위해 곱게 간 죽, 특정 영양소를 강화한 식사 같은 기능식품도 고령친화식품이다. 또 각종 기호식품도 포함한다.

고령화가 빨라 이미 2006년에 초고령사회(고령화율 21%)에 진입한 일본은 이미 2000년에 식품·의약 기업, 소재·원료업체, 용기·포장업체, 식품판매·도매업체, 택배·위탁급식기업으로 구성된 개호식품(介護食品, Care Food)협의회가 설립돼 고령친화식품의 개발과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모리 요시미츠 일본 개호식품협의회장은 얼마 전 aT센터에서 열린 2018 외식산업전망대회에 참석해“개호식품이란 특정 환자 대상의 식품이 아니라 씹는 힘과 삼키는 힘이 약해진 고령자나 치아 치료 등으로 일시적으로 식사가 불편한 일반 환자를 위한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즉 개호식품은 고령자가 불편함 없이 식사할 수 있게 하고, 질병 등으로 섭취기능이 저하된 고령자의 상태에 맞게 점도를 조정하는 등 미각·시각·영양을 고려한 식품을 의미한다. 

일본은 개호식품 대신 보다 친숙한 유니버셜디자인푸드(UDF)를 개발해 사용한다. UDF는 씹는 힘, 삼키는 힘, 경도, 물성 등을 기준으로 4가지 규격으로 구분, 제품에 유니버셜 디자인푸드 로고마크를 부착해 이용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UDF는 매년 20%씩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등록 아이템 규모도 250억 엔 규모다. 
고령친화식품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동일한 규격이다. 규격이 제각각이면 고령친화식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자신 기호에 맞는 식품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리 요시미츠 회장은“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고령화가 이뤄질수록 고령친화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를 대비한 다양한 제품 개발과 연구, 서비스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식산업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최근 유명 호텔 레스토랑에서 고령친화식 메뉴를 개발했고, 젤리식 등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령자도 맘 편하게 찾을 수 있고, 또 먹을 수 있는 메뉴개발과 새로운 외식문화 창출이 고령화 사회 외식산업의 방향성이 될 수 있다. 

농식품부도 국내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고령친화식품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관련 국내 식품시장 규모가 2011년 5104억 원에서 2015년 7903억 원으로 54.8% 증가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농식품부에서는 고령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고령친화식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고령친화식품 한국산업표준(KS)’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외식산업이 고령친화식품 발전에 촉매제가 될 수 있어 이를 위한 메뉴 개발과 새로운 문화 창출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모리 요시미츠 회장은 고령친화식품은 여전히 무궁한 발전 가능성이 높아 식품·외식업체들이 힘을 합쳐 다양한 제품 개발과 서비스 제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식품 전문가들은 국내 고령자들의 영양불균형 문제는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우리나라도 고령친화식품의 개발로 편리하게 충분히 영양섭취가 가능토록 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백세에도 건강하게 돼지고기 먹자~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개발한 ‘돼지고기 건강식 5종’

건강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다. 고령자는 특히 근력이 약해져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 섭취가 중요하다. 돼지고기는 고기 중에서도 값이 부담 없고 건강에 좋은 영양소 중 단백질이 많은 음식이며 가장 대중적인 고기로 사랑 받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는 돼지고기를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고 씹기에도 편치 않아 어려움이 따랐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는 100세 시대에 맞춘 고령친화 건강식 돼지고기요리를 지난 13일 서울시 롯데호텔 밸뷰홀에서 선보였다. 시중의 돼지고기요리에서 개발된 고령친화음식의 특징을 알아봤다.

장조림
장조림 반찬은 지방이 없고 단단해 이가 약한 어르신은 부담을 느낀다.
돼지고기 등심을 수비드 조리법으로 요리한 장조림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고기를 씹을 때 거친 느낌이 없어 먹기 수월하다.

 

 

 

 

초고추장 돼지고기샐러드
텃밭에서 손쉽게 채취 가능한 각종 채소를 돼지고기와 함께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초고추장 돼지고기샐러드는 등심 부위를 수비드 조리법으로 가열하고 0.3cm 두께로 편썰어 김밥말듯 고기로 채소를 말아준다. 돼지고기를 얇게 썰면 식감이 햄처럼 부드러워서 이가 불편한 어르신도 잇몸으로 먹을 수 있고 채소의 영양분과 함께 한입에 먹기도 좋다.

 

돼지고기 버섯크림수프
수비드 조리법을 이용한 부드러운 덩어리 고기를 갈거나 개어서 수프나 죽 등에 활용하면 잇몸과 혀로 간편하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몸에 좋은 표고버섯을 잘게 다져서 영양을 높인 버섯크림수프에 돼지고기를 다져 넣으면 맛도 좋고 든든한 수프로 고령자뿐 아니라 환자의 영양식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돼지고기 약고추장
간단하게 밥에 비벼먹기 좋은 약고추장에도 돼지고기를 갈아 넣으면 영양을 높일 수 있다.
수비드 조리법을 이용해 잘게 다진 돼지고기를 고추장에 섞으면 돼지고기의 기름진 맛이 매콤한 맛과 어우러져 감칠맛을 높인다. 약고추장은 볶음밥 등에 활용할 수 있어 기본 식재료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녹풍콩고추냉이 드레싱
최근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녹풍콩은 표피와 속이 녹색인 콩으로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녹풍콩은 조직이 부드러워서 소스로 만들어 샐러드와 함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불린 녹풍콩에 익힌 돼지고기와 고추냉이와 양파를 넣고 갈아주면 영양 높은 소스가 완성된다.

 

 

 

 

 

 

 

#수비드 조리법

수비드 조리법은 위생비닐에 진공포장한 고기를 끓는점 이하의 물에서 장시간 일정한 저온으로 끓여 과열되는 부위 없이 육류 전체가 고르게 익힌다. 이처럼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면 스테이크 등에 쓰이는 덩어리 고기도 연한 식감으로 조리할 수 있다. 또한 영양분과 육즙의 손실이 적은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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