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색농가 탐방 - 예천곤충나라영농조합

경북 예천은 ‘예천세계곤충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만큼 곤충으로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히는 지역이다. 그곳에서 곤충에 대한 꿈과 사랑을 담아 손님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예천곤충나라영농조합법인 백순화 대표를 만나 식용곤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천곤충나라’로 식용곤충시장 공략
곤충 물류센터 건설위해 조합원과 ‘합심’

 

▲ 식용곤충을 활성화하기 위해 예천곤충나라영농조합법인을 만든 백순화 대표.

운명적인 곤충과의 만남
예천에서 곤충을 만나기 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백순화 대표는 잠시 식사를 하기 위해 방문한 예천의 음식 맛과 풍경에 반해 이곳에 터를 잡았다. 예천에 집을 구했을 당시에도 곤충에 대한 관심은 호기심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예천의 대표 축제인 ‘세계곤충바이오엑스포’에서 백순화 대표는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엑스포에 방문한 그는 여러 부스를 관람하던 중 농촌진흥청 황재삼 박사의 강의를 우연히 듣게 됐다.

황재삼 박사는 “곤충은 지상 최대의 미활용 자원으로 중요한 연구개발 대상이고 시장규모도 급성장할 것”이라며 곤충의 비전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에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던 백 대표는 황 박사의 말처럼 남이 아직 하지 않는 것이자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고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곤충산업에 뛰어들었다.

전문식당으로 식용곤충 전파
그는 올해 4월 지보면 소재지에 곤충요리전문 식당인 ‘고소애 식당’을 열었다. 아직은 곤충을 먹거리로 생각하는데 다소 거부감을 느끼는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시도다.

꾸밈없는 가게이름이기에 찾아오는 손님들도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에 대한 인지를 어느 정도는 하고 있다고. 특히 고소애를 가루로 첨가한 음식과 애벌레 그대로 튀겨먹는 음식 두 가지 모두 있어 손님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선사한다.

식당뿐만 아니라 식당 한 켠에 마련된 교육장에서 식용곤충의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볼 수 있는 체험장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곤충에 대한 관심만으로 백순화 대표가 이 자리까지 온 것은 아니다. 백 대표는 곤충에 관심을 두고 있는 조합원들을 모아 곤충영농조합법인인 ‘예천곤충나라’를 만들었다.

조합 또한 평범하지 않다. 백 대표는 조합원 안에서도 역할을 나눠 곤충만 생산하는 조합원과 판매와 가공, 관광과 견학을 하는 조합원으로 나눠 체계적으로 꾸려나가고 있다. 또한 고소애에만 국한하지 않고 현재 한시적 식품허가를 받은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유충)도 최병수 이사가 주력해 키우고 있다.

조합에서 백 대표는 곤충 생산은 물론, 대외업무까지 맡아 그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고소애 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고소애 순댓국.

곤충 물류센터 구축
백 대표의 꿈은 원대했다. 그 원대한 꿈도 이룰 수 있을 만큼 당당했으며 또 멋있었다.

백순화 대표는 자신의 꿈에 대해 “현재 정부에서 곤충산업육성5개년 계획을 시행하고 있어요. 그만큼 곤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하지만 농가에서 곤충을 사육하고 가공하고 포장까지 하는 일은 너무 무리이고 비용적으로도 힘들어요”라며 “때문에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곤충농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곤충 가공장 즉, 물류센터를 만들어 곤충을 더 육성시켰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저 또한 조합원들과 노력할 거고요”라고 말했다.

만지기조차 무서워하던 곤충은 어느새 백순화 대표의 하나뿐인 친구가 됐다. 곤충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백 대표. 그가 꿈꾸는 꿈이 하루 빨리 이뤄져 미래식량으로 자리한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이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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