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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시배지에서 4대째 가업 잇는 작설차 명인

기사승인 2022.08.12  10: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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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인열전 - 경남 하동 감로다원 황인수·임이수영씨 부부

   
 

700m 지리산자락서 오래전부터 유기재배
전통 가마솥 덖음방식으로 맛․영양 차별화

“대중화된 제품 개발하려는데
 현재의 재배방식과 생산방식
 가공방식은 바꿀 맘 없습니다”

   
 

경남 하동의 차밭은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돼 12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바위와 돌 틈의 산지에 조성된 이곳의 차밭은 지리산의 수려한 경관과 더불어 조화로운 농업경관을 이루며 2018년 4월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하동 녹차의 역사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 대렴공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했다. 차는 선덕여왕 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성하였다’고 했음을 미뤄볼 때 선덕여왕 이전부터 차를 마셔왔음을 알 수 있다.

지리산 쌍계사 입구에 있는 대렴공 추원비에는 지리산 쌍계사가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라 적혀있다. 다선 초의선사의 동다송(東茶頌)에는 ‘다경에 이르기를 차나무는 바위틈에서 자란 것이 으뜸인데, 화개동 차밭은 모두 골짜기와 바위틈이다’라는 구절도 있다. 특히 화개차에 주목하면서 ‘신령한 뿌리를 신성한 산에 의탁했으니, 신선의 풍모와 옥 같은 기골은 종자가 다르다’라는 시로 화개차의 우수성을 노래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서 4대째 가업을 이어 전통 수제방식의 녹차를 고집하며 작설차 분야에서 대한민국식품명인으로 지정된 청석골 감로다원의 황인수 명인과 아내 임이수영 씨는 이 같은 화개차의 명맥을 잇고 있는 주인공이다.

   
 

유기재배에 전통 가마솥 덖음방식
‘기호식품일수록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것이 옳다’는 신념으로 감로다원에서는 국내에 유기농업이라는 제도가 확산되기 이전부터 유기농업 방식으로 차밭을 관리했다고 한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풀은 예취기로 베지 않고 직접 손으로 뽑아낸다. 일일이 풀을 뽑아주면 풀뿌리가 뽑힌 토양 부분을 통해 공기와 빗물이 자연스레 통하기 때문에 지렁이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뽑아낸 풀은 다시 녹비로 활용해서 차나무에 돌려준다. 차나무 뿌리는 직근성이라 1m 이상 깊게 내려가는데, 지렁이가 깊은 땅속까지 내려가서 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줌으로써 야생차 나무들이 700m 고지의 큰 기온변화와 일교차에도 좋은 찻잎을 건강하게 생산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현재 하동군 관내에는 녹차와 관련해 3명의 국가명인이 있는데, 황인수 명인은 참새의 혓바닥을 닮았다고 해서 ‘작설(雀舌)’이라고 이름 지어진 작설차 명인이다.
감로다원은 지리산 자락 700m 고지대에서 야생녹차를 대물림으로 재배하며 하동만의 전통 제다(製茶) 방식인 가마솥 덖음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가마솥에서 덖는 방식은 소량 생산이기에 가능한 제법으로, 250~350℃의 고온 덖음솥에 찻잎을 넣고 타거나 설익지 않도록 균일하게 덖어내는 비법이다.

   
 

4월에 딱 한번만 찻잎 수확
곡우 이전에 수확하는 ‘우전’이나 작설에 사용하는 찻잎은 어린잎을 채취해서 만드는데, 감로다원에서는 4월15일에서 4월 말까지 1년에 딱 한 번만 찻잎을 수확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지 않다. 고급차를 만들기 위한 황 명인의 고집이다.

황인수 명인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차농사를 보면서 자랐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차농사를 전문적으로 하던 것이 아니라 야생차밭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죽지 않도록 관리하고 새잎이 자라나면 수확해서 내다 파는 수준이었다고. 그러나 1989년 무렵에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차밭을 관리하기 시작했단다. 차밭에 수분을 공급하는 관수 파이프를 설치하고, 퇴비를 나르고 수확물을 옮길 수 있도록 도르래도 설치했다. 차나무 재배에 필요한 교육도 체계적으로 받아 전지도 정밀하게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차 수확량이 현재의 수준으로 올라왔다.

고온서 단시간에 덖어 성분 우수
감로다원의 전통 제다방식은 외국산 녹차와는 맛이 다르다. 중국은 찻잎을 수확해 저온에서 덖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찻잎을 우려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우리의 전통제법인 가마솥 덖음방식은 고온에서 짧은 시간 찻잎을 덖기 때문에 끓는 물을 바로 붓는 것이 아니라 70℃ 정도의 마시기 적당한 온도로 식혀서 찻잎에 부어야 제 맛이 우러난다. 

여름에는 시원한 찬물에 녹차를 우려내도 좋은 맛을 내는 게 우리 전통제법으로 덖은 녹차의 특징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농가나 업체에서 기계화를 통해 고른 품질의 녹차를 대량생산할 수 있지만 전통 덖음방식은 수제(手製) 생산방식이라 생산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차 맛은 큰 차이가 있다고.

“감로다원 차 맛의 비결은 먼저, 차밭이 700m 지리산 고지대의 산비탈에 있다는 점입니다. 경사지는 평지보다 햇볕의 반사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유용 성분 형성에 유리하고, 비가 많이 내려도 배수가 잘돼 차나무에 좋아요. 또한, 고지대의 특성으로 인해 이슬안개가 잦아서 차 성분 특히, 단맛을 형성하는데 아주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 1년에 한 번만 찻잎을 수확하는 것, 그리고 유기농재배와 전통 덖음방식이 서로 상승작용을 해 좋은 맛을 낸다고 봅니다.”

침출차의 특성으로 인해 성분 면에서도 감로다원의 녹차가 월등하게 우수하다는 성분분석 자료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300년 된 차나무가 다원 역사
감로다원 차밭에는 경상남도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300년의 야생차나무 세 그루가 있어 다원의 역사를 짐작케 한다. 수령을 측정했더니 대략 200~400년 가량으로 추정된다는 결과서도 있다.
보호수에서 딴 찻잎은 전량 떡차(덩이차, 덩어리차)로 만들어 숙성을 위해 보관 중인데, 10년 정도 발효한 후에 마셔볼 예정이란다.

“좋은 작설차를 만들겠다는 집념을 고수하다보니 생산량이 많지 않아 좀 보완할 생각입니다. 대중화된 차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현재의 재배방식과 생산방식, 가공방식은 바꿀 마음이 없습니다. 자녀들 중에 누군가가 이어받을지 아직은 미정이지만 전통가업방식이 유지되기를 희망합니다.” 

차인들을 위해 넉넉한 공간을 마련해 그들이 언제든지 와서 쉬고 갈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하는 게 명인 부부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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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선 기자 jsssong67@naver.com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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