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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부 죽이는 인증제도

기사승인 2022.08.12  09: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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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매네 반디농장 김영란의 전원일기(81)

   
 

농약 친 농부 색출 명분으로
무자비한 잣대로 인증 취소해 
친환경농사를 포기하게 만드는 
현행 인증제도 개선돼야...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는 화학농약으로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까다로운 심사를 한다. 토양검사서부터 수질오염검사, 농사일지, 약제와 비료 구매내역서 등등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 친환경인증을 받기가 쉽지 않다.

2009년부터 유기인증을 받은 나는 지금까지 내 이름의 필지에서는 농약검출이 되지 않아서 무사히 여기까지 왔는데, 올해는 검사 중 잔류농약이 나왔다는 통보를 받고 비산(옆 밭에서 날아옴)일 가능성을 두고 옆 밭 관행 필지 주인들의 협조를 어렵게 받아서 농사일지와 농약 구매내역서까지 첨부해 재심사 신청을 했다.

옆 밭 두 곳에서 검출된 농약성분의 약제를 방제했다는 증명을 했으나, 농약방제 후 강수량이 많아서 농약성분이 씻겨 내려갔을 거라며 비산을 인정치 않고 인증취소 통보를 해왔다. 농약을 친 적이 없는 농부로서는 영문도 모르고 증명을 제대로 못해 일방적으로 인증 취소를 당하는 사례가 많다보니, 친환경농업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현실이다.

2년 전에도 남편 필지의 밭에서 농약이 나왔다며 인증취소 통보를 받고 불복해 재심사를 청구했으나 농민의 말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오직 농약이 나왔으니 ‘너의 책임’이라는 식으로 판결을 했다. 2013년부터 민간인증기관으로 넘어가면서 벌써 4번째 농약검출 소동을 겪었다. 처음에는 영문도 몰랐으나 이제는 인증제도에 큰 문제가 있다는 감을 잡았다.

첫 번째(2013년) 소동은 다량의 농약이 검출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이상히 여겨서 재검사를 해보니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시료가 바뀌었다고 했다. 이런 황당한 일을 겪고 나니, 또 다른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두 번째(2015년) 농약이 나왔다고 인증취소 통보를 받고나서, 시료채취 시 절반은 농민에게 주고, 절반은 인증기관이 지정한 분석실에 보내는데, 내게 준 시료를 다른 분석기관에 보내 두 장비의 검사결과가 다르게 나왔다. 한 곳은 안 나오고(내가 보낸 곳), 다른 한 곳은 두 가지 농약성분이 검출됐다며 인증을 취소했다. 그래서 다시 검토해달라고 했는데, 내가 한 것은 인정치 않는다고 했다.

세 번째 경우(2020년)에도 같은 시료를 다른 분석기관으로 보냈는데, 인증기관과 결과와 달랐다. 이후 내가 두 번이나 다시 시료를 채취해서 검사해도 농약 불검출이었다. 농민의 잘못만이 아닌 다른 경우의 수에도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농약이 나왔으니 농민 책임이라는 식의 탁상행정은 친환경농부들을 육성하는 게 아니라, 다 죽이는 제도가 되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올해 또 인증취소 통보를 받으니,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처럼 농약을 친 농부를 색출한다는 명분하에 무자비한 잣대로 인증 취소해 친환경농사를 포기하게 만드는 현행 인증제도는 개선돼야 한다.

예측불허의 기후 등 모든 상황을 고려치 않고, 심사숙고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인증을 취소해 친환경농부도 죽이고, 친환경농산물도 줄어들게 하는 부작용을 개선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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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성신문 webmaster@rwn.co.kr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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