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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과 우란분절

기사승인 2022.07.29  15: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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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244)

   

아주 오래전, <목련구모(目蓮救母)>(Moolien Saves Mother, 1963)라는 대만영화를 본 적이 있다. 불교 경전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불교영화다. 부처님 제자가 된 주인공(목련존자)이 살아생전에 악행을 저지르고, 죽어서 아귀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러 가는 고난의 역정이 줄거리로 돼 있다.
이때, 목련이 그 어머니의 구원을 부처님에게 청원한 뒤, 음력 칠월 보름날 올린 제사가 바로 불교에서 행하는 5대 명절-(1)석가탄신일 (2)부처 출가재일 (3)성도재일 (4)열반재일 (5)우란분절-의 하나인 ‘우란분절’이다.

이날, 절의 스님들은 석달 동안의 여름 하안거(夏安居)를 끝내고, 지옥에 떨어진 조상들의 영혼을 위해 참회의 재(자자의식)를 올린다. 이것이 점차 민간풍속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사찰에서만 행해지고 있다.

# 우리나라의 세시풍속 중에서 일 년 중 가장 규모가 컸던 농민축제는, 겨울축제인 정월대보름맞이(음력 1월15일)와, 여름축제인 백중(음력 7월15일)이었다.
올해의 백중은 양력 8월12일(금요일)이다. 이때가 과일, 채소를 가장 많이 수확할 수 있는 때여서, 백 가지 씨앗을 갖춰놓았다는 뜻의 ‘백종(百種)’, 일년 열 두달 중 상-(음)정월 보름, 중-(음)7월 보름, 하-(음)10월 보름의 중간이라는 뜻에서 중원(中元)으로도 불린다.

특히 이날은, 일 년 내내 농사짓느라 허리 한번 제대로 펼 새 없었던 머슴들을 하루 쉬게 해준다 해 ‘머슴날’이라고도 불렀다. 주인에게 얼마만큼의 돈을 받아 장(백중장)에 가서 술을 사 먹고, 무명옷(백중빔)을 사 입기도 했으며, 취흥에 젖어 농악판과 씨름판을 벌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해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의 머슴을 뽑아 소에 태우고, 왁자하게 마을을 돌았다. 그리하여 이 날 만큼은 일 없이 노는 머슴의 종아리가 하얘지는 날이라 해 ‘하얀 종아리’란 뜻으로 ‘백종’이라고도 했다. 그런데서 유래한 백중의 또다른 말이, ‘호미씻이’다. 한자어로 ‘세서연’,‘장원례’라고도 했으며, 지방에 따라서는, ‘풋굿’(경북지방), ‘질꼬내기’(호남지방)라고도 불렀다. 제주지방에서는, 백중날에 살찐 해산물이 더 많이 잡힌다 해 밤에도 해산물을 따기도 했다.

# 그러나, 특히 바닷가 사람들은 일년 중 바닷물의 높이가 가장 높아지는 때가 ‘백중사리’ 기간이어서 그닥 달갑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즉, 음력7월 보름인 백중날에 태양-지구-달이 위도상 일직선상에 놓여, 조수간만(밀물과 썰물)의 차가 가장 커진다. 바닷물 높이도 보통 때보다 더 높아진다.

백중 세태를 짚어볼 수 있는 속담도 전해온다. •백중날은 논두렁 보러 안간다 •백중에 물 없는 나락 가을 할 것 없다 •백중에 바다미역(수영)하면, 물귀신 된다(물이 차가워 익사한다는 뜻) •칠월 백중사리에 오리다리 부러진다(백중사리에 물이 많이 불어난다는 의미)

예부터 백중날엔 조생종 올벼를 과일과 함께 조상 혼백을 모신 사당에 올리는 천신 차례를 지내면서, “한 해 풍년농사 짓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했는데, 되레 풍년농사로 쌀값이 폭락하고 있으니.... 무심한 ‘천심(天心)’이 참으로 야속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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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희 기자 history814@hanmail.net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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