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농촌진흥청 식육연구실장 조수현 연구관

 식육 생산량 예측 프로그램, 실측연구로 정확성 높아
 유통정책·사양관리·공급량 예측 등 다양한 분야서 활용
“가격안정화와 소비수요 충족했다는 점에서 자부심”

▲ 조수현 연구관

도체수율·산육량 예측 국내최고 연구팀
“지난 1997년 국가단위 소·돼지 수율 기준이 설정된 이후 전국의 한우와 돼지의 출하체중, 육량, 육질등급 조건에 따른 대소분할 정육, 뼈, 불가식 지방, 부산물 생산량과 중·단기 생산물량의 예측이 가능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2020년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국가단위의 새로운 소·돼지 도체수율 기준과 식육생산량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식육 수급관리, 부분육 유통 효율화, 도체등급제 보완 등 국가적 정책지원은 물론 농가들의 비육체계 개선, 출하시기 결정, 유통업체들의 공급량 예측, 거래가격결정, 유관기관의 산업연관표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축산물이용과 조수현(57) 식육연구실장은 한우와 돼지 수급관리를 위한 과학적인 도체수율 기준을 설정하고, 유통물량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과 보급에 앞장서온 대표적인 연구자다.

조수현 연구관은 그동안 ‘거세한우의 도체규격과 대분할 부분육 수율간 상관관계 구명’ 등 논문게재 16건과 학술발표 28건 등을 비롯해 한우·돼지 산육량 예측 프로그램 개발·보급, ‘거세한우 1++등급 소분할 부위별 육질 및 영양특성 활용’ 등 영농활용 8건과 정책자료 2건, ‘소 도체수율 및 돼지 도체수율’ 등 기술책자 2건과 관련 분야의 꾸준한 홍보 등의 다양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 축산 대표하는 기초자료 
‘소·돼지 도체수율’ 발간

“가축 개량과 사양기술 발전으로 한우와 돼지의 출하체중, 도체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우 출하체중은 2002년 562㎏에서 2019년 696㎏로 약 134㎏ 늘었고, 돼지는 2002년 107㎏에서 2019년 117㎏으로 약 10㎏ 증가했지요. 또한, 2001년 이후 부분육 분할정형 규정과 도체등급 기준이 확대 개정돼 쇠고기는 대분할 10개, 소분할 39개, 돼지고기는 대분할 7개, 소분할 25개 부위로 구분됐습니다. 도체등급은 한우가 9종에서 15종, 돼지는 육량등급에서 규격등급으로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가축 개량과 사양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농진청이 1997년에 한우와 돼지의 도체수율을 조사해 책자를 발간·보급한 이후 현재까지 그간의 사육환경과 유통규격 변화를 반영한 수율 연구자료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산업현장을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교육부, 한국은행 등에서 지속적으로 현행화된 수율 자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1997년 이후 소·돼지의 도체수율에 관한 자료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여론에 따라 우리 연구팀이 소·돼지의 수급과 관련된 모든 최근 데이터를 모아서 지난 2020년에 ‘소·돼지 도체수율’이란 책자를 펴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고시기준의 한우와 삼원교잡돈의 산육량 자료로서 대한민국 축산을 대표하는 기초자료이자 전국의 유통단계별 기준 자료라는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출현율 반영해 정확도 높아
“저희 연구팀이 펴낸 ‘소·돼지 도체수율’은 실제 출현율을 반영한 시험축의 실측조사여서 정확도가 높습니다. 특히 전국 8개도에서 성별, 출하체중별, 등급별로 대표성 있는 조사축을 선발해 도축에서 상품화까지 유통단계별로 분할·정형 후 생산량 차이를 구명했을 뿐 아니라 성(암, 수, 거세), 출하체중(소 50㎏, 돼지 10㎏ 단위), 육량·육질 등급에 따른 정육(대·소분할육), 지방, 뼈, 부산물 생산량까지도 조사했습니다. 또한 최근 출하경향을 반영했기 때문에 정부나 축산농가, 유통업자, 소비자들의 활용도 높아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 연구관 등의 노력으로 개발된 현재의 소·돼지 도체수율 기준과 식육생산량 예측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생산자는 생체중 기준 도체중, 정육, 불가식 지방 생산량을 산출해 비육체계 개선과 적정 출하시기 결정 등의 사육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유통업자는 도체 구입과 부분육 판매 시 공급가격 산정, 단체급식재료 납품·구매 시 물량 검수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국가단위 식육 수급관리와 물가 산정 등 산업·정책에 활용될 수 있으며, 농식품부는 육류 생산, 유통, 소비, 보상 등 축산정책,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축산물 중 중금속 잔류기준 설정을 위한 위해도 산출, 한국은행은 물가 산정을 위한 산업연관표 작성에 활용하고 있다.

식육 수급관리와 중단기 전망 가능
“‘소·돼지 산육량 예측 프로그램’은 사육두수를 기반으로 도축물량 대비 정육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어 식육의 수급관리와 중단기 전망이 가능합니다. 공공데이터(이력제 DB, 등급판정정보, 경락가격정보, 급식현황 정보 등)와 연계해 국가통계 산출시 예측 알고리즘 확대 운용도 가능하죠.”

조 연구관과 동료들이 개발한 식육생산량 예측 프로그램은 개체별 필수정보와 그룹별 평균 정보(성별, 생체중, 도체중, 등지방두께, 등심단면적, 연령, 출하두수)만 있으면 실시간으로 산육량을 산출할 수 있다. 또한, 일일 도축정보(축산물품질평가원)와 사육두수(통계청)를 활용하고 출하예정 도축두수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평균 생체중, 도체중, 등지방두께 평균값을 적용하면 사육과 출하두수에 기반한 중·단기 기간별 산육량 예측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도체수율 기준 설정과 생산예측 프로그램은 국내 시장수요에 맞는 부위별 식육 공급으로 자급률 향상에 따른 가격안정화와 소비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였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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