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신문-농촌진흥청 공동기획 : 기후변화 위기 극복하는 그린R&D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정부 각 부처에서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계획을 수립했다. 기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농업분야에서도 탄소저감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성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농촌여성신문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개발 현황을 4회에 걸쳐 소개해본다.

④ 고랭지배추 수급관리를 위한 영상정보 플랫폼 구축 기술
    (농업환경부 기후변화평가과 나상일 연구사)

▲ 작황 분석에 이용되는 드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나상일 연구사

강릉~해남까지 전국 주산지 작황 드론 촬영
조사원 육안 관측에 비해 시간․비용 대폭 절약
영상정보 분석해 생산량 예측…수급조절 기여

들녘단위 영농의사 결정 지원
“농업관측에 드론을 활용하는 데는 많은 기술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희 연구진은 지난 2015년 드론을 도입한 이후, 보다 정확한 영상 수집을 위해 드론 운용과 촬영기술부터 영상 전처리기술, 영상분석기술까지 수많은 검토와 오랜 현장실험을 수행해왔습니다. 또한, 배추와 양파, 마늘 등 주요 노지작물에 드론 영상 분석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전국 주산지에서 4년간 현장조사도 병행했습니다.”

나상일 연구사가 수행한 연구과제는 ‘원격탐사 기반 채소주산지 재배현황 맵서비스 체계 구축’, ‘채소 영농단계별 정보 제공을 위한 무인기 활용체계 구축’ 등이다. 
“2015년부터 드론 기반의 고랭지배추 주산지 영상을 지속적으로 촬영하고 재배면적, 수확면적 정보를 생산해 과학적인 배추 생산량과 수확량 관측정보 생산에 기여할 수 있었죠. 2018년부터는 들녘 단위의 영농의사 결정 지원을 위해 드론 영상을 활용해 벼와 밀, 콩, 양파, 마늘, 배추 등 주요 작물의 작황을 분석해 필요한 농작업이 무엇인지 추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 영농현장에서 작황을 촬영하기 위해 드론을 날리고 있는 나상일 연구사와 연구실 동료

작물고유 식생지수로 작황 모니터
나상일 연구사는 드론으로 작황을 분석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작물의 반사 특성은 그 작물의 잎과 엽층 구성에 따른 피복정도, 생체량, 식재방법, 토양수분, 지표면 토양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농경지에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식생조건은 작물의 반사특성에 반영돼 작물 고유의 분광반사특성과 식생지수를 나타내게 되죠. 이에 저희는 드론 영상에서 산출한 식생지수를 작황 모니터링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드론 기반의 식생지수를 이용해 각 필지별 작물의 생육정도를 정량화해 수치화하고, 작물 생육단계별 식생지수의 변화 분석을 통해 작물 분류, 재배면적 추정, 생육이상 판별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필지별 식생지수 변화를 다년간 축적해 평년과 전년도에 비해 작황이 얼마나 다른지 판단하는 데도 활용했습니다.” 

드론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도에서 촬영할 수 있어 인공위성에 비해 고해상도의 정밀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인공위성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구름의 영향이 적어 원하는 시점에서 촬영이 가능하다.   

반면, 인공위성은 해상도는 낮지만 드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의 촬영이 가능하고, 자동촬영으로 주기적인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나 연구사는 관측규모에 따라 드론과 인공위성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즉, 필지단위의 정밀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드론을, 시·군 단위나 국가단위의 작황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인공위성을 활용하고 있다고.

5대 밭작물 외 대상작물 확대 연구
이 기술은 크게 정책 활용과 영농지원에 적용할 수 있다고 나 연구사는 설명한다. 
“정책지원에 활용되는 재배현황지도의 경우, 컬러영상지도, 식생지수분포지도, 작물분포지도, 정식·수확시기분포지도, 생육인자분포지도, 생육이상분포지도 등 주요 정보들이 직관적인 형태의 지도형태로 제공됩니다. 이 지도들은 현장 관측과 조사 시 참고자료나 필지별 작황 상대 비교, 평년․전년 대비 작황 판단, 작물이나 연차별 재배면적 변동 파악, 필지별 작물 전환율 추정, 휴경지 모니터링, 필지별 수확시기, 출하량과 출하 가능량 추정, 고랭지배추 생장과 단수예측 기초자료, 생육이상 상습 피해지역 분석과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적 의사결정 지원 등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영농계획 수립 지원에 적용할 경우에는 대상작물의 작황변화에 대한 선제적 평가와 정밀한 정보 제공을 통해 영농단계별 다양한 의사결정 지원이 가능하죠. 특히 영농단계에 따른 포장출현지도(정식기), 스트레스 평가지도(생육기), 생산성 평가 지도(수확기) 등 3종의 재배관리 지도는 영농계획 수립에 필요한 주요 정보들이 3차원으로 제공돼 출현과 결주지점 파악, 보식 여부 판단, 시비, 상품성 평가, 우선 수확지점 선정, 수확시기, 소요시간과 비용 산정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당초 가격에 민감한 수급불안정 작목 5대 채소(배추, 무, 양파, 마늘, 고추)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드론에서 얻어진 식생지수 변화를 분석해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는 점은 타 작물에도 활용 가능하기에 현재 벼를 비롯해 보리, 밀,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 동계작물과 옥수수, 콩 등으로 확대해 작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보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나 연구사는 설명했다.

“조사원이 직접 현장에서 육안으로 확인하는 기존 관측방법의 경우, 1개 필지의 표본조사구를 관측하는데 약 14분이 소요되는 반면에 드론을 활용하면 4분 이내에 1개 필지 전체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일한 면적을 관측하는데 드론을 활용하면 현장방문 비용을 약 63% 절감할 수 있어 엄청 경제적이죠.”

재배지 기상관측자료 대표성 확보 필요
드론을 이용한 작황 조사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부의 농산물 수급정책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완해야 할 기술적인 부분도 있다고 나 연구사는 말한다. 
현재는 드론 배터리 용량에 한계가 있고, 바람의 영향도 크게 받아 넓은 면적의 촬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드론의 플랫폼과 모터 등의 경량화와 배터리 기술의 발전을 통해 드론 비행시간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기상요인과 같은 기초자료의 상세화에 관련된 추가적인 연구도 지속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작황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요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재 작물이 재배되고 있는 지역 기상관측 자료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정밀도 높은 기상분포도를 작성해 작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기상요인을 선별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재배면적, 생육인자, 생육이상 등의 모니터링 결과를 개별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다양한 모니터링 결과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작황 판단을 위한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공간정보 기반의 시스템 구축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또한 양파, 마늘, 고추 등 전국에 걸쳐 주산지가 분포돼 있는 작물의 경우에는 재배기간 동안 각 주산지 단위로 재배현황에 대한 공간정보가 연차적으로 생산됩니다. 따라서 생산된 다량의 공간정보들을 축적하고, 축적한 정보의 필지별·시기별 비교와 제공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GIS(지리정보시스템) 기반의 공간정보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5년 농업용 드론 연구를 시작한 이래로 강릉 고랭지부터 해남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드론 촬영과 현장조사를 계속해오고 있는 나상일 연구사. 그는 현재 드론의 농업적 활용 기술의 고도화뿐만 아니라 2025년 발사 예정인 농림업 중형위성 개발과 활용에 대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어려움과 애로사항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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