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가는 결혼이민여성 – SNS활용 부문 충남 금산 양선희씨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은 세계여성농업인의 날을 맞아 2021년 제2회 결혼이민여성리더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우수이민여성 발굴을 통해 이민여성의 롤 모델을 제시하고 지역별 우수 이민여성을 선발해 후계여성농업인 육성과 이민여성들의 네트워크 형성으로 농촌활력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우수농업, 사회활동, SNS 활용부문 3분야에 걸쳐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싣는다.

▲ 양선희씨는 SNS를 통해 같은 입장의 결혼이민여성들과 소통하며 농촌 정착을 돕고, 블루베리체험학습을 운영하며 전문 여성농업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블루베리체험 알리며 도시민과 소통
아열대작물 재배해 농촌정착에 성공

SNS서 블루베리 소비 확대
충남 금산 달월농장 양선희씨의 블루베리 밭을 향하는 길은 좁은 농로로 이어져 매우 가파르고 아슬아슬했다. 농촌에서도 골짜기라 블루베리나무 70여 그루를 심은 밭 주변으로 무덤들이 여러 기 있었다. 양선희씨는 요즘 청소년 못지않게 스마트폰을 만지는 손놀림이 무척 빨랐다.
“농협 다문화여성대학에서 SNS활용교육을 바탕으로 페이스북과 지역카페 ‘금산행복나누기’에 직접 재배한 블루베리 체험학습 홍보물을 올리고, 생과 판매에도 열심이에요.”
23년 전 필리핀에서 충남 금산으로 결혼 이주한 양선희씨는 휴대전화도 없이 오로지 농사에만 전념하며 두 딸을 낳아 양육했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남편 양형길씨가 이른 새벽부터 금산읍으로 일하러 가면, 양선희씨가 농사일을 책임졌다. 어느덧 블루베리에 해박한 베테랑이 돼 전문 농업인으로 성장했다. 
요양보호사로도 일하면서 업무상 필요해 2017년 처음 양선희씨에게 스마트폰이 생겼다. SNS를 접하면서 스마트폰은 세상으로 향하는 소통창구였다. 페이스북에 영농일상과 금산농촌이야기 등 다양한 농업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았다고 한다.
“페이스북에서 만난 경기도의 결혼이민여성 지인을 통해 블루베리 판로를 개척했어요.”
달월농장은 체험비를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하고, 아이들이 블루베리체험학습을 하면서 수확량이 부족하면 양선희씨가 손을 보태 3kg를 꽉 채워 만족스러운 시간이 되도록 돕는다. 인심 좋게 체험학습을 진행하다보니 타 지역에서도 소문을 듣고 체험 예약을 한다고 했다.
“스마트폰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죠. 남편 출근하면 혼자 농사일하느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아깝게 버리는 일 없이 체험학습으로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판매도 하니 일석이조에요.”

결혼이민여성들의 맏언니
금산농협 김은희 과장은 “결혼이민여성의 세대교체는 맏언니로 나서준 양선희씨의 노력이 컸다”고 말했다. 양선희씨가 필리핀 이름 ‘마리아 자스민 사몬타네스’로 활동하는 페이스북에서 다문화여성들에게 아열대 작물을 판매하고, 필리핀음식을 판매하면서 다양한 결혼이주여성과 인맥형성에 나서고 있어서다.
“금산군가족종합지원센터에서 실시한 다문화음식프로그램에 필리핀 음식을 만들어 참가했어요. SNS에 사진을 공유했더니 금산에 사는 필리핀 여성들이 호응해주고, 구매하고 싶다고 했어요.”
양선희씨는 여주, 오크라, 스트링빈스 등 아열대작물도 재배하고 있다.
양선희씨의 SNS는 영농일지와 체험하는 모습, 농협 교육, 필리핀음식 등 다양한 활동으로 가득 차있는데, 그중 최근 농협 자체예산을 쪼개 시범교육한 꽃꽂이수업이 이목을 끌었다.
“꽃꽂이수업은 취미와 관련된 교육이어서 더 좋았어요. 꽃을 보니까 행복하고 꽃꽂이를 농촌에서 경험할 수 있으니 소중한 추억이 됐어요. 인기가 많아서 4~5회차 수업에는 자리가 없었다고 해요. 농업교육 외에 취미교육도 결혼이민여성이 농촌생활 정착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양선희씨는 블로그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여성농업인으로 조합원 가입을 위해 농업경영체 등록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양선희씨가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금산농협의 1호 결혼이민여성 조합원이 된다고 김은희 과장은 전했다. 

■양선희씨는요~ - 금산농협 김은희 여성복지과장
“리더십 있는 든든한 친구”

▲ 김은희 과장

양선희씨는 농협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농협에서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교육하려고 하면 인원모집이 어려운데, SNS로 다양한 국적의 여성들과 인연을 쌓고 있는 양선희씨에게 부탁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감사하다.
양선희씨는 농협에서 교육이 있으면 항상 누구보다 일찍 와서 기다리고, 교육이 끝나면 뒷정리에 앞장서 주변에 귀감이 되고 있다. 배려심이 많아서 양선희씨를 주축으로 젊은 연령대의 결혼이민여성들과 육아방법을 공유하면서 담당자와 교육생 관계보다 모두 친구가 되는 시간을 만들어줬다. 그동안 농협에서 진행한 기초농업교육에 참여도도 높아 교육 수료식에서 성실상을 수여받기도 했다. 양선희씨는 금산농협에서도 인정하는 결혼이민여성들의 맏언니로서 롤모델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