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세계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 가져

▲ 제2회 세계여성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영상메시지를 통해 여성농업인의 노고에 경의를 표했다. (사진제공 ․청와대)

영부인 김정숙 여사 “여성농업인 권리와 지위 향상돼야”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지난 15일 제2회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비대면으로 개최했다.

지난 2007년 유엔은 10월15일을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로 제정하고 각국에 여성농업인의 삶과 지위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권고했고, 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식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올해 행사는 청년 여성농업인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농업·농촌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청년 여성농업인, 농업의 미래·농촌의 희망’을 주제로 행사를 줌과 유튜브로 전국에 중계하며 전국의 여성농업인들과 소통했다.

개회식에서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쌀 한 톨에 일곱 근의 땀이 배어 있다’는 일미칠근(一米七斤)이라는 말을 인용해 130만 여성농업인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 영상메시지를 보내며, “더욱 세심한 여성농업인 정책이 마련되고 확대돼 우리나라 농촌인구의 51%에 달하는 여성농업인들이 합당한 권리와 지위를 누리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농사일과 가사는 물론 마을 대소사까지 챙기면서 가족 돌봄에 헌신해 온 여성농업인들은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고, 갖가지 토종씨앗을 갈무리하고 나누고 지켜내며 농촌공동체를 유지해 온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응원하며 여성농업인의 권리와 지위 향상을 위한  ▲농촌여성정책팀 신설 ▲농촌공동아이돌봄 ▲영농도우미제도 ▲여성친화형 농기계 지원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도입 등 정부의 노력도 세심히 밝혔다.

김 여사는 “최근 들어 새로운 가치와 희망을 찾아 귀농 귀촌하는 청년 여성농업인들의 도전은 우리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스마트팜 활용 등 신영농기술 교육과 지원으로 먹거리와 농촌의 미래를 새롭게 여는 농촌의 전문인력으로 자리 잡게 될 청년 여성농업인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마지막으로 팬데믹과 기후재난 속에 안정적인 먹거리를 공급하고 자연환경을 지켜온 여성농업인의 역할을 거듭 강조하며 “한 줌의 씨앗을 알곡으로 열매로 키워내며 지구의 초록과 인류의 생명을 지켜온 여성농업인들의 위대한 역사를 기억한다”며 “이 땅의 어머니로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온 여성농업인들이 농업인이라는 자부심 속에 지속가능한 농촌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당당한 발걸음을 응원한다”고 힘줘 말했다.

#생활개선회, 가족경영협약 소개
기념식에선 여성농업인들의 연대를 위해 여성농업인단체의 활동도 소개했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한국농식품여성CEO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업인센터협의회의 7개 여성농업인단체는 미리 준비한 영상을 통해 각 단체 활동을 소개했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강현옥 중앙회장과 가족경영협약을 이수한 청주 신나유 농장의 이인우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 가족경영협약교육 이수 후 합리적 체계적 농가경영을 이룬 사례를 알렸다. 이인우 대표는 “가족경영협약을 통해 동상이몽이 아닌 동상일몽의 가족이 될 수 있었다”며 “모든 농가가 가족경영 협약을 통해 여성의 지위를 잘 찾았으면 한다”고 소개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토종씨앗 보존 활동을 소개했고, 농식품여성CEO중앙연합회와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은 회원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라이브쇼 형식으로 다양하게 진행됐다.

▲ 농특위 산하 농어촌여성정책특별위원회 김영란 위원장의 사회로 ‘청년 여성농업인의 현실과 희망을 주제로 국제포럼이 열렸다.

# 청년 여성농업인 현실과 희망
국제포럼에서는 청년 여성 농업인 육성 정책의 국제간 비교를 통해 국내 청년 여성농업인 정책의 개선방향을 모색했다. ‘청년 여성농업인의 현실과 희망’을 주제로 일본 농림수산성 담당자가 화상으로 포럼에 참여해 청년 여성농업인 지원정책을 발표했다.
일본은 1988년부터 ‘농산어촌여성의 날’을 지정해 농림수산성과 지자체 등에서 관련행사를 개최한다. 일본의 ‘농업여성프로젝트’는 농업 내외부의 다양한 기업과 기관과 연계해 여성농업인의 농작업복 농기구 등을 개발해 여성농업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본의 여성그룹 ‘갸루(Girl)’의 프로듀서이자 모델인 후지타 시호 씨의 발표도 있었다. 그는 일본 사회에서 ‘농업은 더럽다, 힘들다, 소득이 적다’란 이미지로 농업이 기피되고 있을 때, 농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노 갸루(No Girl)’ 농업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여성농업인 작업복을 의류회사와 협업해 만들고, 청년 여성농업인들과 함께 직접 생산한 ‘시부야 쌀’이란 브랜드를 만들고 판매하고 학교급식 사업도 하며 농업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했다.

농특위 농어촌여성정책특별위원회 김영란 위원장은 “청년여성의 흥미를 유발해 농업으로 이어지고 지역 청소년에게 농업과 농촌에 관심을 갖게 하는 아이디어”라며 “젊음의 특징을 버리고 농업을 하는 게 아닌 젊음을 발산하며 농업을 해야 한다”며 덧붙였다.

청년 여성농업인들의 농촌생활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이를 극복한 경험담을 풀어놓고 정책을 제안해보는 토론의 장도 마련됐다. 청년여성이란 편견과 아직은 더딘 농촌문화의 변화의 부족 속에서 꿋꿋이 청년여성농업인의 길을 개척해가는 그들의 얘기가 펼쳐졌다.

토론에서 청년 여성농업인들은 ▲주거와 치안 문제 ▲성인지 교육 이수 ▲농업지원 정책의 지역 격차 해소 ▲부족한 면 단위 육아지원 시설의 부족 문제 해결을 청년이 살기 좋은 농촌을 위해 제안했다.

농식품부 오미란 농촌여성정책팀장은 “이번 행사가 여성농업인의 역할과 사회적 기여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고 청년 여성의 농촌 정착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여성농업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여성농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업·농촌 성평등 문화 확대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 농사비법 경진대회․결혼이민여성리더경진 등 시상
한편 올해 행사에서는 다양한 여성농업인 경진대회도 실시됐다.

농사 비법 경진대회는 여성농업인의 농사와 생활 비법을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 수상작은 추가적인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지원된다.

여성농업인 수기 공모전과 결혼이민여성리더 경진대회를 통해 여성농업인의 애환과 농촌 내 성평등 증진 사례 등을 공유하고 결혼이민여성의 농촌 정착 모델도 제시됐다.

제2회 농사비법 경진대회 최우수상은 경북 경주 이영희 씨의 ‘농작물 수분관’, 우수상은 최미화씨의 ‘1인농업인 이동카’ 손경희 씨의 ‘플라스틱 돋움판’, 장려상은 윤미순 씨의 ‘파종과 정선이 편한 참깨농사’, 남광현 씨의 ‘포크와 스푼농법’, 용옥천 씨의 ‘유기농 고추농사’ 등이 선정됐다.

결혼이민여성리더경진대회 수상자는 우수농업부문에 청도농협의 김미애 씨, 사회활동 부분에 청천농협 조셀린 발도스다우즈, SNS 활용에 제주 한경농협 노티현 씨 등 9명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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