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진안‘동그리농장’손동현 대표

▲ 손동현 대표가 상황버섯을 들어보이고 있다.

대구가 고향, 농수산대학 졸업 후 아내고향에 둥지 틀어
버섯재배 8개동 혼자서 척척…내년엔 9개동 더 늘릴 것

전북 진안군 운장산은 노령산맥 최고봉을 이루는 주능선으로, 주천면 정천면 부귀면을 경계로 들어서있다.
첩첩산중 사방으로 퍼진 운장산 자락을 타고 부귀면 쪽으로 내려오면 제법 넓게 자리한 황금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황금저수지를 돌아 나오는 길가를 따라 농지들이 길게 이어진다. 농지들 사이로 한 두 채씩 농가들이 보일 때쯤 바다처럼 출렁이는 비닐하우스 8개동이 햇빛을 반사하며 펼쳐져있다.

청년농부 손동현 대표(27·부귀면 두남리)가 운영하는 ‘동그리농장’이다. 동그리농장은 영지버섯과 상황버섯 등 약용버섯재배 전문 농장이다. 2018년 농장 문을 열었다고 하니 이제 4년째를 맞는 싱그러움과 풋풋함, 열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농장이다.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는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몸 쓰는 일도 많이 하고, 판로 확보도 어렵다고 하니까 조금은 겁이 나기도 했지요. 하지만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또 농한기에는 쉴 수도 있어서 농사가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버섯재배는 전문성 요구…
처음엔 어려웠지만 노하우 쌓이면서 즐거워

손동현 대표는 대구가 고향이다.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다. 농사에 꿈이 있어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한 것이 전북과의 첫 인연이다. 종균기능사, 종자기능사, 후계농업경영인, 청년창업농업경영인은 지금의 손동현 대표를 말하는 수식어들이다.
“대구에서 농업계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농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요. 한국농수산대학 버섯과를 졸업한 건 제가 선택한 최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학에 다니면서 지금의 아내도 만났거든요.”

손 대표의 아내 노현영(27)씨는 동갑내기다. 현재 병원 임상병리사로 일하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손 대표를 도와 농사일에 합류할 계획이다.
“아내는 대구에서 대학을 다녔고, 저는 전주에서 대학을 다녔지요. 그런데 대구에서 아내랑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됐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잠깐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을 하면서 아내의 고향인 진안으로 오게 됐지요. 지금의 동그리농장도 그렇게 해서 열게 됐습니다.”

손 대표는 대학 때부터 버섯을 전공하며 나름대로 버섯농장을 철저히 준비해나갔다. 대학 수업 이외에도 전국의 버섯 명인을 수시로 찾아다니며 직접 보고 배웠다.
“버섯은 알면 알수록 참 신비로운 작물입니다. 버섯은 미세한 부분까지도 전문적인 부분을 필요로 하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어렵죠. 그렇지만 경험과 지식을 쌓아나가면 재배하기가 쉽고 가장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작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영지버섯이 1년 정도 자란 모습으로 한달 후면 출하가 가능하다.

손 대표의 동그리농장은 100평 면적의 재배동 8개동을 갖추고 있다. 올해는 농장 시작 이후 최대 출하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지금 농장은 출하를 앞두고 있는 영지버섯과 상황버섯들로 가득하다.
“특용작물 중에서도 특히 약용버섯은 재배농가마다 조금씩 노하우의 차이가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조금 유명하거나 전문가라고 하는 분들에 대해 듣게 되면 바로 찾아가서 조금이라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에다가 더 유능한 전문가들의 방법을 응용하는 것이 버섯을 성공적으로 키워내는 지름길이 됩니다.”

“어떤 농사도 비슷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보다 고수가 많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무리 자신이 있어도 다른 분들의 방법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농사는 혼자 할 때가 많은 고독한 싸움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될 때는 지역주민과 단체, 친구들과 함께 봉사 같은 다양한 활동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더 멋진 농사꾼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손 대표는 진안군4-H연합회 사무국장, 진안군 한농연 총무를 비롯해 농민회 등 다양한 사회활동과 봉사도 이어가고 있다.
“내년에는 아내도 버섯농사를 함께 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많이 기대가 됩니다. 내년에는 특히 버섯동을 9개동을 더 늘리려고 합니다. 그러면 총 17개동이 되는데, 그만큼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이왕 시작한 약용버섯 재배를 반듯하게 성장시켜보고 싶습니다. 최고의 약용버섯 전문가로서 다양한 일들도 해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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