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이점순 고창군연합회장

산으로 둘러싸인 청정지역 전북 고창군 신림면. 이점순 회장을 만나기 위해 들어선 마을은 자동차 소리 하나 나지 않고 조용했다. 간혹 소 울음소리만 들리는 평화로운 마을에서 지난 30여 년간 여성농업인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고창군연합회 이점순 신임회장을 만났다.

 

▲ 이점순 회장은 코로나19로 회원들의 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위축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16대 전북도연합회 최연소 임원
시부모님 잘 모셔 효부상 받기도

총무는 내 운명
21살 어린 나이에 결혼해 농사를 지으면서도 꾸준히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며 지역의 여성농업인 리더를 맡아온 이 회장. 그는 고령화돼가는 농촌지역에서 어린 나이지만 농가주부모임, 부녀회, 생활개선회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농사일에 거슬린다며 곱게 땋아 올린 머리에서 이 회장의 활력과 야무진 성정을 느낄 수 있는 걸까. 함께 활동하게 되는 단체마다 총무를 맡게 된다는 이 회장은 고창군 신림면생활개선회에서도 십 수년간 총무를 맡아왔다. 군연합회 활동을 하면서도 역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총무를 맡다 지난해 회장이 됐다.

그동안 선배들이 잘 이끌어온 생활개선회에 혹여나 누가 될까 회장직 맡기를 망설였다는 이 회장은 남편의 적극적인 응원에 힘입어 회장을 결심하게 됐다. 그동안 고창군연합회가 잘해 온 것처럼 유지하면서 결례만 하지 않는 것이 목표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그는 지역리더로 그 역량이 충분히 입증된 바 있는 준비된 회장이다. 실제 이 회장은 마을에서 오랜기간 부녀회장을 맡으며 주민들 일에 발 벗고 나서왔다. 

제16대 전라북도연합회가 출범하면서 도연합회에서 또한 총무를 맡은 이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이 많이 위축되면서 기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간의 경력으로 야무지게 도연합회의 살림을 꾸리겠다는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교육 우선돼야
지난 30여 년간 논농사와 소 200여 두를 키운 이 회장은 고향인 전남 해남에서 고창으로 시집오기 전, 농사일 한 번 해본 적 없었다고 한다. 처음 배우는 농사지만 게으름 피우지 않았고, 시부모님까지 잘 모셔 마을에서 효부상을 받기도 한 그다. 
“마을 어르신들이 시부모님하고 산책하고 이런 모습을 좋게 본 것 같더라고요.”

부모님 또한 농업인이라 보고자란 것이 있었기에 익숙은 했지만 결혼 후 시작한 농사일이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평생을 해와서 이제야 좀 할만 해요. 아쉬운 거라면 축사에 메여 제대로 여행다운 여행을 못했다는 점이죠.”
새끼를 밴 소, 암소, 송아지 등 축사는 항상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보니 이 회장은 부부동반으로 여행 한 번 같이 가본 적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축사를 비울 수 없으니 외출 시엔 꼭 한 명이 축사를 돌봐야 했단다. “생활개선회장이 되면서는 외출할 일이 부쩍 많은데 남편이 일을 도맡으면서 응원해주니까 편한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이런 그가 회장이 되면서 고창군연합회 활동에 있어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바로 교육이다. 지난 25년간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며 무엇보다 다양한 교육을 받았던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생활개선회가 학습단체인 만큼 많은 회원들에게 더욱 다양한 교육의 장을 마련해주고 싶단다.
“고창군연합회는 그동안 영농에서부터 회원들의 도자기 공예, 가방만들기 등의 취미활동까지 다양한 교육을 마련해 왔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코로나19로 많이 위축돼 있죠. 하루빨리 교육 프로그램이 다시 운영됐으면 합니다.”

이 회장은 조심스럽게 한마음대회 개최에 대한 소망도 내비쳤다. 한마음대회야말로 회원들의 결집력을 높이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행사라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로 한마음대회가 열리지 못했는데, 제가 회장으로 재임하는 기간에는 꼭 한 번 열릴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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