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포커스-20대 대선, 농정의제는…

▲ 지역재단은 지난 18일 기본소득을 시작으로 6회에 걸쳐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대비해 주요 농정의제를 현실화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고 국민공론화로 이어갈 계획이다.

19대 대선 공익형직불제 도입됐지만 면적중심에서 못 벗어나
기후위기 개선·도시중심 개발 벗어나기 위해 기본소득 논의 필요

내년 3월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선거와 6월1일 민선 8기 지방선거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농업계도 농정의제를 주요공약으로 선점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인수위원회 단계나 집권 1년차부터 주요 국정과제로 포함돼야 대통령 임기 중 추진이 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지역재단과 농업인단체 등이 주축이 돼 지난 18일부터 6회에 걸쳐 정책제안토론회가 열리게 된다.

공익형직불제, 성과 있었지만 한계 노출
발제에 나선 정치경제연구소 김찬휘 부소장은 19대 대선 때 도입이 논의돼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농정인 공익형직불제부터 반성에 나서야 한다고 발언했다. 중소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해 도입된 공익형직불제가 하후상박(下厚上薄)의 원칙을 지키지 못해 생산면적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노출했다는 게 김 부소장의 견해다. 지난해 공익형직불금은 2조3564억 원이 지급됐지만, 0.5ha 이하 농가 수령액 비중은 2019년 11%에서 22%로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김 부소장은 “실경작자 농민이 아닌 농업인 규정의 문제로 비영농 부재지주 수령비율이 높았다”면서 “14.7%에 불과한 친환경·경관보전 등 선택형직불금 비중이 낮고, 가구별 지급으로 농업경영체 쪼개기란 편법도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김 부소장은 “20대 대선에서는 경작하는 농민 개인 모두에게 조건없이 정기적인 현금을 지급하는 농민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그 이유로 “기후위기에서 농업은 탈탄소산업이자 국토균형 개발과 도시 과밀 해소, 도시 청년실업 해결 등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민기본소득 액수는 도시근로자와 월 120만 원 격차가 나기 때문에 1/4을 보전하는 수준의 농민 1인당 월 30만 원이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농어촌부터 기본소득 시작하자
기본소득국민운동 농어촌본부 이재욱 상임대표는 수도권 인구집중이 유지된다면 농촌은 고령층만 남게 돼 소멸위기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농어촌기본소득은 이같은 쏠림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국민기본소득은 증액형과 확대형 중 하나로 시작해야 하는데 우선 적은 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점차 금액을 상향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며 “농어촌기본소득을 기본소득 시작단계에 포함시켜야 하며 농어민기본소득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낮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농어촌기본소득이 도입되면 농촌지역의 기존주민 삶의 질이 우선 높아지고 지역에 유입되는 인구들도 편차는 있겠지만 효과는 분명 있을 것이라며 농촌부터 기본소득을 먼저 시작하자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농민기본소득전국운동본부 차홍도 운영위원장은 “현재 몇몇 지자체의 농민수당은 대부분 농가수당인데다 금액도 너무 적고, 공익형직불제는 너무 적은 농가가 참여해 소농직불을 확대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며 “농촌기본소득은 농-농, 도-농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 국민기본소득을 실시하는 것보다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토종종자를 정하고 친환경농법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농민에게 보장할 수 있는 기본소득으로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고, 젊은층이 농업과 농촌에 유입될 수 있는 비율도 늘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급범위가 다른 농민기본소득과 농촌기본소득간의 논쟁으로 추진동력이 분산될 수 있단 우려도 분명 있다.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송원규 부소장은 “농민기본소득은 농민의 규정과 관련해 갈등이 유발되고 있고, 직불제와 농민수당과 중복된다는 견해도 있다”면서 “농촌기본소득은 농촌에 대한 규정과 보편적 기본소득으로 확장되기 전 농촌에서 먼저 실시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이를 아우를 수 있는 농(農)기본소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직불금과 농민수당, 농민기본소득을 하나의 현금성 소득지원으로 통합해 모든 농민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농촌기본소득은 기존 농업예산과 분리해 독립예산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민기본소득과 농촌기본소득 중 하나만 채택할 게 아니라 농정전환과 균형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양면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요약했다.

지역재단은 주요 농정의제를 공약에 포함되도록 국민행복농정연대라는 이름으로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주체 참여에 따라 확장 재편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6회에 걸친 제안토론회, 8월 권역별 토론회 이후 국민공론화, 대선후보 협약, 차기정부 출범과정에서 논의, 민선 8기 공동정책 제안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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