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연구인 탐방-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이인하 연구사

조직배양 우량묘 보급체계 구축 기여

‘설향’ 뛰어넘는 신품종 ‘하이베리’로 수출시장 겨냥

일본 딸기 품종인 ‘장희’와 ‘레드펄’이 우리나라 딸기농가 재배면적의 90%를 차지하던 2000년대 초, 딸기연구소는 이를 타개하고자 우리나라 딸기 신품종을 ‘설향’을 육성했다. 이외에도 ‘매향’, ‘금향’ 등 국산 신품종 10여 종을 내놓으며 농가에서 앞다퉈 신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딸기 재배품종의 90%는 국산 품종이 차지하고 있고, 국산 딸기 인기는 우리나라를 넘어 수출시장으로까지 확대돼 수출효자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신품종 육성 등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 딸기 연구기관인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는 이제 ‘킹스베리’, ‘써니베리’ 등 국내 딸기 품종의 다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데, 이렇듯 농가에 높은 보급률로 국산딸기 품종이 선점할 수 있었던 것은 품질의 우수성과 체계적으로 보급된 조직배양 우량묘 덕분일 것이다.

딸기연구소에서 육성되는 모든 딸기 품종의 조직배양은 이 사람을 통해 이뤄지는 데, 바로 이인하 연구사다.

▲ 육묘기술로 국산딸기품종 보급률을 향상하는데 지대한 공을 끼친 이인하 연구사

우량묘 보급으로 농가소득 증대 기여
설향, 매향 등의 우량묘는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딸기연구소에 1996년부터 근무하면서 우량묘 보급 업무를 맡아온 이인하 연구사는 충청남도에서 국내 최초로 조직배양 우량묘 국가 보급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한다. 충남도에서 시행한 우량묘 보급체계를 모델로 전국 확대체계가 구축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순화묘, 기본묘, 원원묘는 충남도농업기술원에서 증식하고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원묘를 만들어 5년 차에 재배농가로 보내는 우량묘 보급체계는 경남, 전남, 전북, 경북 등으로 확산됐다.

이 연구사는 “딸기 조직배양 우량묘는 1996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면서 “그 이전 호르몬 과다사용 문제로 농가에서 기형과가 발생하면서 조직배양묘 보급사업이 중단됐는데 딸기연구소가 나서 우량묘 보급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농가에 우량묘를 공급한 결과, 일반묘에 비해 수량이 16% 증가되고 농가 소득은 20%까지 향상됐으며 딸기의 바이러스 발생률이 2%까지 떨어지면서 우리나라가 딸기 바이러스 청정국이 됐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딸기 품종 다변화에도 큰 역할
국내 딸기 재배면적의 5683ha 중 88%에서 설향을 재배할 정도로 독점적인 재배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딸기연구소는 이러한 편중된 재배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해 품종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이베리, 써니베리, 킹스베리 등 신품종을 계속해서 육성함으로써 다품종 재배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좀 더 늘리고 싶다는 게 딸기연구소의 입장이다. 이 연구사 또한 지난 2018년 신품종 ‘하이베리’를 출원했다. 기존의 설향은 과육이 단단하지 않아 수출에 어렵다는 판단에 그는 이런 점을 보완하려 노력했다.

이 연구사는 “하이베리는 과실경도가 15.3g/m㎡로 단단하고 저장성이 있으며, 연속 출뢰성이 우수하고 기형과 발생은 적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온기 봄철이 되면 하우스 온도가 올라가는데, 하이베리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당도와 경도의 유지가 잘 돼 수경재배를 할 경우 6월까지도 수확할 수 있다고. 그는 “설향이 물러지는 고온기에 하이베리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딸기 육묘기술 연구에 매진
이외에도 모주 저온 저장법, 월동 전 양액농도 등 딸기 모주를 준비할 때부터 심는 과정, 자묘, 양액관리 등 더 나은 딸기 육묘기술을 위해 끊임없이 힘써온 그다.
특히 ‘모주 저온저장법’은 영농기술정보에 실려 실제 농가 현장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딸기 모주는 5℃ 이하 저온에서 1000시간 이상 경과해 휴면이 타파돼야 이듬해 모주 정식 후에 자묘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농가에서는 겨울 동안 모주 월동시 노지에 가식을 하거나 포트묘 상태로 보관하고 있어 저온경과가 충분하지 않아 모주가 고사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연구사는 농가에서 겨울철 모주의 휴면을 타파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월동을 위해 딸기 육묘기 모주 저온 저장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 연구사는 “모주 저온저장시 –2℃에서 자묘 발생량이 가장 많고, 저온저장 기간이 4개월 일 때 생육이 촉진되는 등 효과적인 딸기 모주 저온 저장방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모주 월동 전, 양액의 적정 농도와 공급하는 시기 등 딸기 육묘기 전반에 대해 연구한다. 이 연구사는 “딸기는 육묘기, 수확기 두 시기로 나뉘며 육묘기만 잘 보내도 수확까지 문제 없다”고 딸기 재배에 있어 육묘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