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188)

#요즘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최고의 화제가 되면서 주식가격이 치솟고 있는 기업이 앱하비스트(AppHarvest)란 회사다. 앱하비스트는 흙 없이 물로 농작물을 키우는 수경(水耕)재배 전문기업이다. 그것도 그냥 단순 수경재배가 아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최대한도로 높인 첨단농법이다.

이와같은 기업을 애그테크(AgTech) 기업이라고 한다. 농업의 영어표기인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합친 말이다.
앱하비스트는 미국 켄터키주 모어헤드에 7만7564평(약 5만6410㎡)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수직농업 공장을 갖고 있다. 그만큼 투자가치가 높은 것이다.
이 애그테크 분야에서 앱하비스트처럼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바로 수직농업(Vertical Farming, 버티컬 파밍)다.

#수직농업은 수직으로 쌓아올린 아파트 형태의 식물공장에서 농작물을 생산해내는 것을 말한다. 온실 내의 온도와 습도, 일조량 등 작물이 필요로 하는 기후·영양 등의 조건은 센서와 엘이디(LED, 발광다이오드)조명을 통해 자동 조절된다. 수직농업에 의한 상추 생산량의 비교 예를 보면, 1㎡ 당 100kg으로 일반 노지밭 생산량(3.9kg)의 25배에 달한다.

이 수직농업은 우선 입지조건에서 가장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공간적 제약을 적게 받으면서 계획적인 작물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신선채소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가 많이 밀집해 있는 대도시 근처에 수직공장형 온실을 지으면, 우선 신선한 농작물을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유통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강점은 농작물을 가지고 며칠씩 길 위에서 보낼 수밖에 없는 지금의 고질적인 유통방식을 곧바로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이제까지의 전통농업은 농업인구의 고령화와 규모의 영세성, 낙후된 생산 기술과 잦은 이상기후에 따른 절대수확량 감소와 질 저하, 막대한 유통비용 발생 등 더이상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한계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9년 농촌진흥청에서 남극 세종기지에 식물공장을 설치·운영했었다. 그 이후 팜에이트라는 애그테크 기업이 수직농업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팜에이트는 서울 지하철역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아파트형 재배시설인 메트로팜을 설치해 놓고 양상추를 재배해 버거킹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제는 하늘을 보고 농사짓는 전근대적인 관행농법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우리의 농업·농촌·농업인 모두가 지속가능한 다원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시대환경에 맞게 새롭게 태어날 때라야 비로소 희망을 얘기할 수 있다.
애그테크 수직농업이 그 답의 하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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