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농사밖에 모르던 남편, 가족경영협약 이후 새사람

기사승인 2021.05.28  14:34:15

공유
default_news_ad1
ad40

- ■ 가족경영협약 농가 탐방 - 대전광역시연합회 황성희 회원

대전 유성에서 ‘즐거운 과수원’을 운영하는 황성희씨 부부. 부부는 결혼 후 허허벌판이던 황무지를 개간하며 만여 평의 과수원을 일구었다. 농진청에서 주관하는 탑푸르트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고, 농업에 바친 노고로 새농민상을 수여하며 부부는 농산물의 양과 질 모두를 잡은 농사꾼이 됐지만,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정작 서로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는 없었다. 황성희 씨는 부부경영협약 교육이 부부간 마음을 확인하고 서로가 더 고마운 존재로 거듭나는 시간이 됐다고 말한다.

   
▲ 대전광역시연합회 황성희 회원은 최근 가족경영협약에서 한 약속이 느슨해지는 것 같아 협약서를 다시 꺼내 읽어봐야겠다고 말한다.

서로에게 감사장 쓰며 눈물 보이기도
최근 약속 해이해져 협약서 다시 꺼내

농사만은 피하고 싶었지만

농민의 딸로 태어나 부모님이 농사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황 씨. 그는 젊은 시절, 절대 농사만은 짓고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중장비 사업에 종사하는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며 이제 농사일과는 멀어지는 듯 싶었지만, 남편은 그에게 농사를 짓고 싶다며 청천벽력 같은 선언을 했다.

“그때 우리 부부 평생 싸울 거 다 싸운 것 같아요. 나중에는 싸우다 지쳐서 그냥 알아서 하라고 했어요. 나는 상관 안 할 테니 알아서 해보라고.”
마땅한 농지가 없자 중장비를 가지고 직접 농토를 개간하는 열정으로 농사일을 시작한 남편 송경섭씨. 밤낮으로 일하고, 더 좋은 품질의 농산물 생산을 위해 머나먼 곳으로 견학을 다니는 등 고군분투하는 그를 보며 황 씨는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고생하고 있는 걸 옆에서 보는데 어떻게 마음이 안 약해져요. 매사 성실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인데 냅둘 수 없더라고요. 나도 거들게 됐죠.”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농사를 시작한 부부. 조금은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 어떻게 해야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지 직접 발로 뛰며 찾아다녔고, 함께 일하는 일꾼들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에 농기계를 개조해 사다리차를 만들며 그야말로 온몸을 바쳐 일했다. 그렇게 3500평으로 시작한 농사는 점점 늘어나 어느덧 1만여 평 규모의 과수원이 됐고, 판로 걱정해 본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즐거운 과수원의 사과, 배는 매년 90% 이상이 직거래로 판매된다고.

가사에 무심한 남편 원망한 적도
그러나 성공적인 과수원을 일구어내는 시간 동안 황 씨의 속은 곪아갔다.

“바깥일 열심히 하느라 집에 와서는 손 하나 까딱 안 하는 남편이 머리로는 이해가 가도 마음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남편을 보며 힘들겠단 생각은 했지만, 농사에 육아에 고된 건 황 씨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무심한 남편을 속으로 많이도 원망했다고.
“막상 집에 파김치가 돼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서운한 티를 못 내겠더라고요. 어질러진 집을 보면 함께 청소해줬으면 좋겠고, 설거지도 도와줬으면 좋겠고 속으로 바라는 건 많았는데 지친 모습을 보면 말이 안 떨어졌어요. 알아서 좀 도와주지 하고 속으로만 미워하고 투덜거렸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
그러다 2019년 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장의 권유로 남편과 함께 가족경영협약 교육을 받게 된 황 씨 부부. 황 씨는 교육시간 중 감사장을 전달하는 시간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서로에게 고마운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편지형식으로 작성해 전달하는 시간이었는데, 그간 부부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고.

“일상에서는 고마운 것보다 서운한 점에 대해 생각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감사장을 작성하며 생각하니 남편한테 고마운 것이 참 많더라고요. 내가 이걸 잊고 살았구나 하면서 참 눈물이 많이 났어요.”
특히 황 씨는 수년째 아침밥을 스스로 차려 먹는 남편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다고. “친정어머니가 혼자 계셔서 아침마다 거길 가야데, 군말 없이 이해해주는 남편이 참 고마워요.”

가사노동도 재분담했다. 그간 집안일을 돕지 않아 서운했다는 황 씨의 말에 교육을 받고 돌아온 뒤부터 남편은 청소와 빨래를 시작했다.
“교육받고 온 직후에 참 열심히 하더라고요. 지금은 살짝 느슨해졌는데, 협약서를 다시 한번 보여줘야겠어요. (웃음)”


ad41

강수원 기자 suwon5539@daum.net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ad4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ad45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ad46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