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대담 -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강현옥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농촌여성신문 대표이사)

‘농어민과 함께, 농어촌을 위해’라는 한국농어촌공사의 목표처럼 농어민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듬뿍 담긴 뜻 깊은 대담자리가 마련됐다. 강현옥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은 지난 4월27일 전남 나주의 한국농어촌공사를 방문해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우리 농업 발전과 여성농업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방향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김인식 사장은 강현옥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며 농어촌공사도 힘닿는 대로 생활개선회의 활동을 지원해 여성농업인의 성장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강현옥 회장은 안전하고 편리한 농업을 위한 공사의 역할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됐고, 우리 농업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서 함께 발 맞춰 나가겠다고 공감했다. 대담 내용을 정리했다. 

 

김인식 사장
“친환경, 사회적 가치 실현,
  다양한 소통채널 구축으로
  공사 사업성과가
  국민과 농어업인에게 환원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

 

강현옥 회장
“생활개선회는 지역사회에서 선도적 역할로
변화를 이끄는 빛과 소금같은 단체,
앞으로도 생활개선회의 잠재력·단결력으로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한 환경조성과
청년농·후계농 육성에 힘을 보태겠다”

 

강현옥 회장= ‘농어민과 함께 농어촌을 위해’ 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농어촌공사가 시대 변화에 맞춰 어떻게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인식 사장= 갈수록 심화되는 기후변화와 코로나19로 농어업·농어촌의 급격한 환경변화가 있지만 공사는 안전한 영농지원이란 본연의 업무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 ‘농어촌愛 Green가치 2030’으로 친환경, 사회적 기여, 지배구조 개선의 목표를 담은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비전을 설정하고 경영방향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부분은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농어촌의 탄소중립을 선도하고 전국 농업기반시설물의 기후대응력 향상, 신규 업무용 차량 100% 그린모빌리티 추진,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으로 깨끗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것이다.

사회적 기여 부분은 맞춤형 농지지원으로 핵심 영농인력을 육성하고, 농어업인을 위한 농어촌 인프라 개선과 사회적농업 지원을 통한 포용사회 실현, CS-HACCP 시스템 정착으로 건설현장의 안전을 강화한다. 또 대국민 소통창구를 확대해 농정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을 통해 기업 가치를 상향하는 지배구조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
환경, 사회적 가치 실현, 다양한 소통채널 구축으로 공사의 사업성과가 국민과 농어업인에게 환원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

 

강현옥 회장=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재해 대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홍수나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에 대비한 공사의 장기적인 대책 마련은?

김인식 사장= 기후변화로 갈수록 심해지는 가뭄과 집중호우에도 농업인이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안전한 영농환경의 조성은 무척 중요하다. 공사는 2017년 전담조직인 기후변화대응부를 신설해 농업·농촌분야 기후변화 실태조사를 추진하며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태풍·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홍수피해 예방사업을 추진 중으로 상습 침수농경지를 대상으로 농작물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배수개선사업과 노후 시설물을 보강하는 수리시설 개보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농업기반시설의 능력을 보수·보강하는 치수 능력확대 사업을 3개 지구에서 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커진 지역별 물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물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가뭄 상습지역에 저수지, 양수장 등 수리시설을 설치해 가뭄 걱정 없는 안전 영농기반을 구축하는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을 추진하고, 기존 수리시설의 여유 수자원을 물 부족지역에 배분해 지역·수계 간 농업용수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농촌용수이용체계 재편사업 시행 중이다. 기존 관정 단위의 소규모 급수체계를 연계·확장해 여유 수량을 물 부족 지역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안정적인 물 공급 체계를 마련하는 제주농업용수 통합광역화사업 등 지역 맞춤형 사업도 추진한다. 아울러, 자동 수위 계측 등 ICT 계측 정보 기반의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과학적인 물 관리로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강현옥 회장= 생활개선회는 지역사회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며 농촌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빛과 소금같은 존재다. 인구소멸과 고령화되는 농촌의 현실 속에서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청년농과 후계농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공사의 농지은행 사업이 고령화된 농업인들의 편안한 노후와 청년농의 농업기반 마련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간의 성과와 개선점이 궁금하다.

김인식 사장= 올해 농가 고령 인구비율이 46.6%를 기록할 것으로 전문기관에서 예측하고 있다. 농가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는 고령 농업인들의 노후 소득 부족과 연계되고 결국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사는 고령 농업인의 노후 소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에 농업인의 노후안정대책인 농지연금을 도입, 정부지원사업으로 운용하고 있다. 65세 이상, 영농경력 5년 이상의 농업인이라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노후생활안정자금을 매월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제도로 지난해 말 누적가입 건수 1만7098건을 기록하며 해마다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신규상품을 도입하는 등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농지연금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여성농업인들의 적극적 관심과 홍보를 부탁한다.

농지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농들에게 농지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며 청년농업인 육성도 추진하고 있다.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을 통해 공사가 확보한 농지를 저렴하게 임대해 주거나, 경영규모·영농경력이 일정 수준 성장하면 농지를 매입해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진입, 성장, 전업 단계별 맞춤형지원도 실시한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청년농업인 2만9210명에게 총 2만7349ha의 농지를 지원했으며, 이는 해당기간 농지은행 전체 지원면적의 21% 수준이다. 청년농업인이 선호하는 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농지 매입면적을 1000㎡로 완화, 도시지역의 녹지 매입을 추진하는 등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 한국농어촌공사 김인식 사장은 대담 후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강현옥 회장을 공사의 재난안전종합상황실로 안내해 전국의 기상과 저수지의 저수율과 상황 등의 철저한 모니터링 과정을 설명했다.

강현옥 회장= 농업 환경의 중요성과 농업인의 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공사는 농업기반시설의 철저한 관리로 농업인의 안전한 영농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인식 사장= 농업생산기반시설은 안전관리 5개년 계획(2017~2021)을 수립하고 매년 안전관리 시행계획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올해 농업생산기반시설 안전관리 시행계획 대상은 저수지 3400개 포함 전체 시설물 1만4314곳이다.
농어촌정비법, 시설물의 안전과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전체시설에 대해 연 4회 이상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안전등급 D등급 이하시설은 수리시설개보수사업을 비롯한 보수·보강 실시하고 있다.

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안전 대책시설 설치 5개년 계획(2019〜2023년)수립에 따라 연 40억 원을 투입해 안전사고 예방을 추진하고 있다. 매월 4일을 안전점검의 날로 지정·운영해 주민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과 홍보도 실시한다.
총저수량 30만㎥ 이상 1207개 저수지에 대해 비상대처계획을 모두 수립했으며, 매년 저수지 붕괴 등의 재난상황을 가정해 실제와 같은 비상대처훈련을 통해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강현옥 회장= 코로나19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해외농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해외농업에 진출한 지 50여년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로 어떤 사업들이며 향후 계획은?

김인식 사장= 최근 국제곡물 위기단계가 ‘안정’에서 ‘주의’로 격상되며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공사는 국내 실수요자와 해외공급자 간 해외곡물 반입협의회 구성에 참여하는 등 식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우리 농식품기업의 사업 컨설팅 제공과 현지 정부의 접촉창구 역할을 수행하는 해외진출지원사업을 통해 미래 식량확보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 개발도상국의 농업·농촌 개발을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인 국제농업협력사업이 있다. 공사의 기술력 강점을 살려 개도국 농업·농촌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농진청과 협업해 아프리카지역에 융복합사업을 신규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15개국에서 28개 사업 추진을 완료했고, 11개국 22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국제 경쟁 입찰을 통해 개도국 농업· 농촌개발 사업을 수주해 공사의 축적된 기술력을 수출하는 해외기술용역사업이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도권 해안종합개발 컨설팅사업은 새만금 사업을 통해 쌓은 국내 간척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 첫 성과이자 국내기업이 본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35개국에서 160개의 해외기술용역사업을 추진했다.

 

강현옥 회장= ‘행복한 농어촌’ 만들기는 농어촌공사의 궁극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 농어촌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개발사업은 무엇이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김인식 사장= 농촌을 지탱하는 힘은 농민이지만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게 하는 주체는 여성농업인이다. 공사는 농어촌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농 간 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역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에 참여해 슬레이트 지붕개량, 빈집정비 등 낙후된 농어촌의 주거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을 통해 기초인프라 정비, 문화·복지시설 확충 등 농어촌 주민의 기본적 생활수준 보장과 쾌적한 주거 공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올해 농촌협약이 새롭게 도입되는 해인만큼, 지역이 주도하는 농촌개발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공사가 보유한 지역개발사업의 경험과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공사는 지난해 지역계획·조경·농촌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KRC 지역개발센터’를 신설.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에게 ‘계획수립-시행-사후관리’까지 단계별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각계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단위별 포럼운영 등 지역의 특화된 사업추진을 위한 자문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지역개발사업에도 여성농업인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강현옥 회장= 안전한 식량 생산은 물론  따뜻한 지역사회 조성과 발전을 위해서도 다양한 역할을 하며 농업농촌 행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여성농업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김인식 사장= 여성농업인은 우리나라 농업인구의 절반이 넘으며 농업경영의 든든한 한 축이다. 우리 농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여성농업인의 능력이 더 발휘되고 농촌에서 여성리더가 활약해야 한다. 생산 위주의 농업에서는 남성의 역할이 컸지만, 체험 마을을 비롯한 서비스, 관광, 가공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서는 여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래 농업은 4차산업 혁명, 농촌융복합산업 등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콘텐츠와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여성농업인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오늘날 농촌이 발전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재할 수 있는 것은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크다.

우리 농어촌 발전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해온 여성농업인들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리며 공사도 여성농업인의 소득 향상과 농어촌 복지증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