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박양순 부안군연합회장

▲ 박양순 회장은 부안군연합회의 다양한 분과 동아리 활동으로 지친 영농활동에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목공예·홈카페·반려식물 등 다양한 동아리
갈등 없이 선배들 수순 밟고 싶은 게 작은 소망

“임대까지 하면 8만 평 정도 되죠. 처음엔 2000평으로 시작했어요.”
전북 부안군 주산면에서 남편과 함께 농사를 짓는 박양순 회장. 소농에서 대농이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세월지만 생활개선회 활동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한다.

동아리 활동으로 영농 스트레스 해소
“부안군연합회는 동아리 활동이 잘 운영되고 있어요. 그때그때 트렌드에 맞게 만들어지기도 하고 여성농업인의 흥미를 끌 만한 활동들이 많아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은 회원들의 활력소다. 우리쌀 가공교육, 제빵 케이크 디자인, 원예반려식물 자격증, 홈카페 즐기기, 목공예반, 부안 특산물을 이용한 뽕잎 가공식품 교육 등 부안군연합회는 영농활동으로 지친 여성농업인에게 색다른 재미뿐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발견해 창업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분과 동아리를 운영한다.

박 회장은 목공예반에서 가구를 직접 만들었던 기억이 뿌듯하다며 회상했다. “내가 직접 연장을 다루면서 나무를 책상으로 만들고 테이블로 만들면 그 뿌듯함은 이루 말로 못하죠.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구잖아요? 목공예반은 특히 인기가 많아 회원들 간 경쟁도 치열해요.”

동아리 교육만 열심이라고 생각하면 섭섭하다. 지역사회일에도 발 벗고 나서는 부안군연합회다. 특히 2017년부터 12개 읍면 회원들은 매월 부안 읍내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며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중단됐지만 언제까지고 계속 미룰 수 없어 최근에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지키며 다시 재개해 보다 깨끗한 부안군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4년째 지속되는 고추장 봉사는 이제 부안군연합회의 자부심으로 자리잡았다. 회원들은 연말이면 직접 담근 고추장과 된장, 김장김치 등을 소외된 노인가정이나 장애인에게 전달해 훈훈한 연말연시를 보낸다. 지난해에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처럼 부안 여성농업인들이 한 발짝 쉬어갈 수도, 지역을 위해 앞장설 수도 있는 곳이 생활개선부안군연합회라고 박 회장은 말한다.
“가장 좋은 건 분위기에요. 학습과 봉사가 이뤄지고 농업이라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다 보니 아무래도 언니, 동생하는 가족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죠. 하루 종일 남편과 농사일만 하면 지치는데 생활개선회 활동으로 내 시간도 갖고 회원들과 소통하다 보면 숨통이 트입니다.”

“모 하나는 잘 심어요. 내가”
2000평 규모의 논으로 시작해 점점 그 면적을 늘려 현재는 8만 평 농사를 짓고 있는 박 회장. 늘어가는 논을 보며 뿌듯한 마음도 잠시, 할 일이 너무 많아 농사짓는 남편을 따라 농기계에 올라탄 건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
“일손도 부족한데 남편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싫더라고요. 평소 어떻게 하는지 봐왔기에 트랙터에 그냥 올라탔죠.”

그러나 농기계만 타려고 하면 남편하고 실랑이를 벌인다고.
“불안해 할까 봐 요즘엔 자제하고 일손이 영 부족할 때만 돕고 있어요. 덕분에 저는 밭농사와 모 육묘에 집중하고 있죠. 농사일에 서툴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육묘부터 밭갈이까지 척척 해내는 농업인이 됐어요.”

남편과 결혼 후 막 농사일을 시작했을 당시, 서툰 농업일에 조금이라도 배우고자 농촌지도소를 다니며 교육받은 것이 생활개선회 가입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주산면 부회장, 총무, 부안군연합회 총무, 부회장 등 임원을 차근차근 밟으며 16대 부안군연합회 회장이 된 박 회장. 지금까지 부안군연합회가 잘해온 만큼, 이전 활동에 누가 되지 않도록 이끌어나가고 싶은 게 작은 바람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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