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코로나 시대 국내 최대 직거래장터 과천 바로마켓의 변신

▲ 과천바로마켓은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4월말부터 정기 장터를 드라이브스루로 열어 새로운 형태의 판매망을 정착시켰으며, 올해 4월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형태를 감안해 드라이브스루와 워킹스루의 탄력적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
중간유통 마진 제로,
농부와 소비자 모두에 이익

과천바로마켓(이하 바로마켓)은 정부가 지원하는 직거래장터의 효시다. 2009년 마사회의 협조로 과천경마장(현 렛츠런파크) 주차장에 농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장터를 열었고 현재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10개의 친환경 농가를 비롯해 총 130농가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로컬푸드직매장의 모델이 되기도 했던 바로마켓은 코로나가 발생하자 지난해 2월26일부터 휴장했지만 그간 참여했던 농가들의 요청에 따라 새로운 운영방식인 드라이브스루 형식의 직거래장터로 지난해 4월 말부터 드라이브스루 형태로 장터를 열어왔다.

바로마켓 운영을 맡은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이헌규 운영국장은 “드라이브스루 판매에 참여를 희망하는 농가는 많았으나 관리가 가능한 수준인 65~70개 농가만 참여할 수 있어 아쉬움이 컸다”며 “매출은 정상 운영 때와 비교해 38% 정도에 머물렀으나 나름대로 드라이브스루란 형태의 새로운 직거래 방식을 도입해 안착시키고 코로나로 인해 판로가 막힌 농가를 도울 수 있었다”고 성과를 얘기했다.

바로마켓이 정상 운영된 2019년 총 연매출은 52주 운영에 137억 원이었으며 지난해는 총 5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존 하루 평균 1억3000~1억4000만원의 평균 매출을 올렸지만 드라이브스루 기간엔 하루 평균 7000만 원 매출로 어려운 여건에 비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로마켓의 농산물 드라이브스루 형태의 판매방식은 코로나 시대에 드라이브스루란 새로운 판매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고, 각 지자체가 드라이브 형식을 도입해 판로가 막힌 친환경급식 계약농가의 농산물 판매로 농가를 돕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바로마켓이 12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명성을 쌓아올 수 있었던 것은 시간과 믿음의 힘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농가의 입장에선 바로마켓은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직접 판매해 바로 현금화 할 수 있어 무척 매력적이다. 생산자가 직접 키우고 만든 농산물을 소비자와 얼굴을 맞대며 직접 설명할 수 있어 상품에 대해 신뢰를 준다. 생산자가 소비자의 농산물에 대한 피드백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며 중간유통 마진이 전혀 없어 대신 소비자에게 푸짐한 덤을 줄 수도 있다. 바로마켓은 소비자 입장에서 전날 갓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전통시장의 인심과 정을 누릴 수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유통경로로 확산됐다. 현재 바로마켓은 전국으로 체인화해 과천 본점을 비롯해 청주 오창미래지농촌테마공원 바로마켓과 바로마켓경북점이 대구 북구에 오픈해 농업인 소득 증대와 소비자에 신선한 안심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보고 만지며 장 보는 게 얼마만인지...정말 좋아요”
장터의 친근함과 백화점 품질의 전국 각지의 농산물이 가득

집안에 머물던 사람들이 오프라인매장을 쏟아져 나오며 보복소비를 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바로마켓도 코로나로 지친 소비자를 위로하고 그간 드라이브스루로 힘들었던 농가와의 상생방안으로 4월부터 드라이브스루와 워킹스루(걸어서 장보기)의 탄력운영을 하고 있다.

바로마켓의 주 고객은 인근 과천과 안양 ․의왕은 물론 서울 강남권의 주민들로 운영국에선 맘 카페와 지역 공지를 통해 바로마켓의 개점 방식을 그때그때 알리고 있다.

4월 첫째 주인 6일과 7일엔 걸어서 장보기 방식의 바로마켓이 열려 드라이브스루 때와는 또 다른 활기가 넘쳤고 참여 농가도 110농가였다.

철통방역을 내걸고 체온측정을 마친 방문객에겐 입구에서 스티커를 붙여주고 일회용 장갑을 제공한다. 농가 판매부스에는 칸칸을 전면 비닐 장막으로 나눠 비말을 차단하며 방역하고 있었다.

양평 달래, 용인 텃밭오이지, 안성 배즙, 양구의 벌꿀, 원주의 쌀찐빵, 아산 사과, 안면도 고구마, 춘천 콩나물 등등 각각의 농가부스엔 어제 갓 수확한 농산물들이 소비자를 기다리고있다.

▲ 멀리 제주에서 올라왔지만 윤순자 대표는 힘든 내색 하나 없다. 직접 소비자와 얼굴을 맞대고 판매하는 게 더 힘이 난다고 말한다.

제주 서귀포에서 온 제주귀한농부 윤순자 대표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비행기와 버스를 갈아타고 과천으로 왔단다. 오늘 판매할 천혜향, 비트와 콜라비, 한라봉주스, 감귤칩 등 제주특산물은 바로 전날 화물로 10시 바로마켓 개장 전 도착할 수 있게 준비했다. 윤 대표는 “바로마켓은 전기와 물까지 공급되는 등 너무 완벽한 시설과 장비를 제공해 만족하고 있다”며 “농사보다 판매가 더 힘든데 이렇게 판매할 장소를 마련해 줘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인사했다.

윤순자 씨는 바로마켓 외에도 학교급식과 생협 등 다양하게 판로를 마련했으나 그래도 바로마켓에 나오는 일이 가장 재미있단다. 단골 고객들이 있어 한주라도 빠지면 아쉬워해서 웬만하면 빠짐없이 참여한다는 윤 대표는 “소비자가 생산자를 믿어 주는 게 큰 힘이 되고 더 건강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고 들려준다.

바로마켓 입점은 1년 단위다. 입점 희망농가가 많아 25%를 신규농가 입점을 원칙으로 하고 기존농가는 개점일수 등 자료를 검토해 선발하지만 올해의 경우는 지난해 자료가 없고 개점일수가 부족해 신규 농가만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다

바로마켓 입점은 영세농을 제일 우선순위로 선발하되 영세농은 일년 내 판매할 품목과 물량이 적어 기간제로 입점하며, 다음으로 고령농 ․ 여성농 ․ 청년농에게 심사 가점이 주어진다.

한편 농가는 자치회를 구성해 매출의 1%를 발전기금으로 모아 시설관리와 청소 등을 하고 있는 게 전부로 입점 수수료는 없다.

 

□바로마켓 운영은?···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이헌규 국장

까다로운 심사와 철통방역으로 관리

▲ 이헌규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국장

바로마켓의 인기요인은 철저한 관리에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바로마켓은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가 위탁운영을 맡아 매년 입점농가를 선발하고 장터 운영규정 이행, 직거래농가 현장점검, 행사 기획, 고객 민원 응대 등 운영에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다.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이헌규 국장은 “입점 제일 원칙이 생산자가 직접 농사짓는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이라 각 생산자에 대한 현장 실사로 실제 경작 여부와 판매 농산물의 공급 물량 등을 체크하며 입점 농가에 대해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부 방역 관리 지침을 지켜 철저한 방역 하에 정식 개장했지만 언제든 사회적거리두기가 상향되면 다시 드라이브스루로 탄력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헌규 국장은 “바로마켓 시설이 12년째로 접어들며 시설이 노후 됐고, 직거래장터의 특성상 개인사업자인 농가마다 직접 계산을 위한 단말기를 휴대해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며 “노후화된 시설의 교체와 통합포스시스템 개발의 통합관리가 필요하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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