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경영협약으로 더 화목해진 3대가족-청주 이인우 대표· 박상국 체험멘토 모자

가족경영협약에 경영계획과 역할,
근로조건과 경영이양 내용 담아
▲ 고추 교육체험농장인 신나유 농장의 (사진 왼쪽부터) 이인우 대표와 아들인 박상국 체험멘토는 가족경영협약이 서로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소중한 계기였다고 말한다.

충북 청주의 신나유 농장은 ‘즐겁고 재미있어 신나유~’도 되지만 사실 신은 바로 매울 辛, 즉 고추를 이용한 각종 체험교육을 하는 농장이다.  두 동 하우스의 한 동엔 부모세대가 고추를 책임지고 재배하고, 나머지 한 동은 승계농인 아들이 고추체험교육을 책임진다.

“2018년에 가족경영협약 연수를 1박2일간 받았는데 정말 적극 추천합니다. 정말 많은 것을 얻었어요.”
아들 박상국 씨가 쌍수 들어 가족경영협약의 효과를 평가하니, 곁에 있던 어머니 이인우 대표는 흐뭇한 표정이다.

신나유 농장은 2 ·4 ·6학년 세 자녀를 둔 자녀 교육에 엄격해 호랑이아빠란 별칭을 얻은 아들 박상국․ 사토유카 씨 부부와 어머니 이인우․박회순 씨 부부 3대 가족의 생활터전이자 직장이다. 고추모종을 심는 날이면 아이들까지 모두 뛰쳐나와서 함께 고추모를 심는다.

체험교육농장은 어머니가 먼저 시작했다. 이인우 대표는 우육종증이란 희귀병을 얻어 공기 좋은 곳에서 휴양 겸 지내려고 남편 고향인 청주로 귀농했는데, 다행히 병이 완치되면서 새로운 꿈을 찾게 됐다.

“죽다 살아나니 인생관에도 변화가 생겨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 생각하게 됐죠. 또 몸이 자연에서 치유되는 힘도 배웠어요. 출장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없는 아들이 안쓰럽기도 해서 같이 교육농장을 해보자고 설득해 끌어들였어요.”
이 대표는 마침 자유학기제 실시로 체험농장이 활성화되자 아들내외의 합류를 권했다.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직장을 다니던 아들부부가 어머니의 권유로 체험교육농장 멘토로 투입되며 3대 가족의 생활이 시작됐다.

“부모님과 저희 부부 모두 서로 더 잘돼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어요, 아버지는 아들 월급은 줄 수 있을 정도로 농사하려고 더 열심히 하셨고, 저 역시 여유로운 삶을 찾아 농촌에 왔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에 힘들었을 당시 마침가족경영협약 연수에 참가했죠.”
부모세대 대표로는 이인우 대표가, 자녀세대 대표로는 박상국 체험멘토가 참가하며 가족경영협약서를 작성하게 됐다.

“가족경영협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간 알지 못했던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였죠.”

▲ 고추모종을 심을 때는 2학년 손주까지 3대 가족이 모두 농장으로 뛰쳐나와 함께 일한다.

사실 이인우 대표는 아들부부를 농업에 뛰어들게 강요한 거나 다름없으니, 좋은 성과를 주고 싶은 욕심에 아들부부를 다그쳤고, 아들부부는 농장을 잘 발전시키고 싶은 부담감으로 여러 시도를 해보았던 것이었다.

“협약서를 작성하면서 서로 오해했던 실마리가 풀리고 또 협약서 작성 후에는 다시금 한 번 더 돌아보고, 지키려 노력하면서 서로가 다그치거나 노하지 않고 서로 기다리고 이해할 줄 알고 더 상의하게 됐습니다.”

요즘 농촌에서조차 보기 드문 3대 가족이 한집에서 살며, 함께 일하며 가족이 똘똘 뭉쳐 살기에 이웃의 부러움을 한껏 받고 있다.

자상한 아들은 체험 농장 한 켠에 목공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신나유목공소에서 무릎과 허리가 좋지 않은 엄마를 위한 맞춤형 싱크대를 손수 만들어 생일에 선물했다.

이인우 대표는 아들이 직접 만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싱크대를 선물 받은 행복한 어머니이자 세 명의 손주들 덕에 항상 웃음꽃이 얼굴에 가득하다.

“가족경영협약서를 성실하고 충실하게 작성할수록 가족 간에 그간 몰랐던 갈등의 실마리를 찾으실 수 있어요. 서로의 갈등 실마리를 풀어가는 가족경영협약을 다른 분들도 꼭 참여하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가족의 행복과 안정에 더 가치를 두고 농업을 선택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모 세대와의 갈등으로 고민했던 박상국 체험멘토는 가족경영협약으로 부모와 농업경영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합의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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