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아듀 2020,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농업과 여성계 주요 이슈로 살펴본 2020년은?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에 대해 전염병의 최고 경보단계인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10개월 만인 12월 중순에 영국과 미국에서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돼 이제 코로나는 끝이 보이는 듯 했지만 변종 코로나의 출현으로 다시 세계는 코로나 공포에 휩싸인 연말이다.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결론은 이제 이전과 같은 일상으론 돌아갈 수 없다는 것.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삶은 비대면 일상이 본격 확산되며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집합금지는 물론 사람과의 만남을 주저하게 됐고, 온라인 생활이 가속화됐다. 미팅도 회의도 세미나는 물론 전시회와 음악회, 하물며 축제까지 온라인 진행에 익숙해져야 한다. 소비생활도 물론 온라인이 대세가 됐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배달과 택배의 발전으로 큰 불편 없이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다행이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수업 등으로 집콕 생활이 늘었고, 외식 대신 편리한 가정간편식과 밀키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농업과 여성계의 지난 1년을 돌아본다.

# 농업의 위기 속에 기회 요인도

기후변화로 반복되는 재해…
힐링과 치유공간으로 농촌 주목

농정의 가장 큰 변화는 공익직불제 시행으로 농업의 큰 틀의 변화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현장 농민들이 공익직불제 시행으로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체감도가 낮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나 이로 인해 농업인의 정의, 상속과 이농으로 인한 농지소유 등의 농업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불거졌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비단 농촌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코로나 발생과 함께 학교급식이 중단되거나 연기되면서 납품하는 친환경농산물 재배농가의 피해가 컸다. 또 외국인근로자의 출입이 막히면서 농촌인력난이 심각해져 영농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애써 육성한 체험농장과 교육농장은 전기세도 못내 붕괴되기 일보직전의 상황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이다. 

농업 재해도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유난히 기록적인 54일간의 장마를 비롯해 봄철 냉해와 폭우 피해로 전반적인 농산물의 생산량이 모두 줄어들어 농민들의 시름이 컸다.
게다가 반복되는 과수화상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동식물의 질병 발생은 여전히 우리 농업을 위협해 농작물재해보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품목의 확대와 기준 완화 등을 통한 가입률 확대 방향의 필요성이 농업현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거세게 요구됐다.

반면에 코로나를 계기로 식량자급률과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농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농촌의 치유와 힐링의 기능이 부각된 것은 농업농촌의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세계화의 흐름은 계속됐다. 올해 11월15일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체결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우리나라는 전 세계 모든 나라와 교역의 문을 활짝 열게 돼 밀려드는 수입농산물 속에서도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 확보 방안과 수출농업이 중요해졌다.
농촌사회에서는 사회적농업이 확장됐다. 늘 부족한 농촌의 문화와 복지 부분을 사회적농업으로 채운다는 정부 계획이다.

올해 우리나라도 세계여성농업인의 날인 10월15일에 정부 차원에서 첫 기념행사를 갖고 세계여성농업인들과 연대했으며, 농촌지역에서의 양성평등 교육에도 많은 성과를 냈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가족경영협약’을 전 회원의 목표로 추진, 가족 간 협조와 농가경영 개선, 가족구성원 자존감 고취, 여성농업인 전문인력화와 직업적 지위 향상, 영농후계세대 육성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신설된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에서 성평등 강사 양성과 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중앙의 농촌여성정책과 발맞춰 농촌여성의 권익 향상과 직업 역량 강화에 힘쓸 지자체의 여성농업인 전담부서의 설치가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 양성평등사회 실현 위해…

성인지 감수성 부각되고
여성의 자유의지 주목 받아

여성 분야에서도 올해 성인지 감수성이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남성과 여성이란 성별보다 개인의 관심과 능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우리 사회는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는 양성평등 교육, 성인지 교육이 활발해 졌다.
하지만 n번방 사건, 박원순·오거돈 등 고위 공직자들의 성추행, 게다가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문제는 우리 사회의 낮은 성감수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들이 여전히 발생했다.

일제 강점기의 성폭력 피해자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를 위한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등의 의혹이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로 제기됐다. 아울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금자리인 나눔의 집 부정사건까지 터져 그간 위안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성금을 내고 뜻을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으며, 위안부 피해 진실 규명에 노력했던 많은 여성운동가들의 노력에 오점을 남겼다.

낙태죄 폐지 문제도 치열했다. 여성의 자유권 존중하자는 낙태처벌 폐지론과 태아의 생명권을 내세운 낙태 처벌론이 팽팽히 맞서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임신 14주 이내 이뤄진 낙태행위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15주부터 24주까지는 조건부로 허용하는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여성단체는 낙태죄 전면 폐지를 주장했다. 올해 말을 넘기면 헌재가 시한을 달아 효력을 유지했던 형법의 두 조항은 자동으로 소멸돼 임신중지가 사실상 ‘비범죄화’ 된다.

여성의 자유의지에 의한 자발적 비혼모 문제도 일본인 방송인 사유리씨가 비혼모가 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됐다. 국내에선 정자 기증을 통한 임신이 부부만을 대상으로 하기에 비혼 임신이 사실상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이에 여당에서는 비혼 임신에 대해 법률적 검토에 나서는 등 결혼 관계가 아닌 정자 기증을 통한 임신의 제도적·법적 방안이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올해 여성 이슈에선 변화하는 세상의 모습이 여실히 나타났다. 여성의 자유 의지와 독립 의지가 확연했고, 이젠 남성의 크고 작은 권위적 폭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해였으며 2021년에도 이런 경향들은 이어지리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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