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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매인제, 득인가 실인가…

기사승인 2020.11.27  10: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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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감장서 김현수 장관·김경호 사장 가락시장 허용여부 대립각

   
▲ 여당의 서울시장 유력후보로 꼽히는 박주민 의원이 10월21일 국회 앞에서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허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식품부 “강서시장 가격불안정 해소 못했다는 게 데이터로 증명”
서울농수산公 “경쟁체제로 가야 유통비용 절감·거래 투명성 확보”
여당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 박주민 의원도 나서며 논란의 장 확장

“허용해야 한다” “허용할 수 없다”
지난 10월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농식품부 김현수 장관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공사) 김경호 사장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이유는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 허용여부를 두고서다.

생산자와 유통인이 직접적으로 협상해 거래하는 ‘시장도매인제’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으로 4단계에 이르는 경매제보다 비용 절감과 출하자 선택권 확대 측면이 이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락시장은 공영도매시장 물량의 37%를 취급하고 있는 농산물 유통의 핵심으로 거래의 91%가 경매제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가 허용된다는 건 농산물 유통에 있어 큰 변곡점이 될 수 있어 이 문제는 농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것이다. 물론 이 논란이 최근에 부상한 건 아니다. 농업계에서 오랫동안 찬반이 엇갈린 문제다.

2004년 ‘농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시장도매인제가 허용되면서 서울 강서시장에서 최초로 시행됐다. 하지만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농식품부와 해수부 장관이 관장하는 중앙도매시장으로 농식품부가 시장도매인 도입을 위한 업무규정을 승인하지 않아 이후 허용여부를 두고 농식품부와 공사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2013년 공사가 가락시장에 도매인제 허용을 위해 관리주체인 농식품부에 허용을 요구했지만 전제조건을 달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당시 농식품부 논리는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허용하려면 대금결제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출하자와 유통인 의견 수렴을 거쳐 순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공사는 농식품부가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요건을 충족했고, 경매제로 인한 가격불안정과 유통비용 문제를 시장도매인제 도입으로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0월23일 농해수위 국감장에 출석한 김경호 사장은 “시장도매인제는 법적으로 경매제의 도매시장법인과 같은 규제를 받고 있고, 수탁거부 금지라든가 출하자 대금결제 관련 수수료 징수 제한 규제를 받고 있다”며 “독과점으로 운영되는 경매제가 기록상장이라든가 대금정산, 경매사 자기 장사 등의 문제점들이 나오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16억 원 과징금을 부과할 정도로 투명하지 않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김현수 장관은 “1994년 농안법 파동을 겪었던 것에 비춰봤을 때 가락시장 문제는 굉장히 민감하고 세심하게 해야지 아이디어만 갖고 하기 어렵다”며 “강서시장에서 시장도매인제가 16년간 했는데 가격불안정 해소를 여전히 못했다는 게 데이터가 얘기해 주고 있다”고 말하며 가락시장에서 시장도매인제를 허용할 수 없단 입장을 분명히 했다.

허용에 반대하는 논리는 또 있다. 농축산엽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시장도매인제 논란이 정치화 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이 수집과 분산주체를 구분해 운영하는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은 애초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공사가 일방적으로 나설 사안이 아니라 농업인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시장도매인제가 거래 투명성에 있어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게 또다른 이유다. 실제로 강서시장에서 시장도매인제 허용 이후 2009년과 올해 3월에 출하대금 미정산 사태가 있었다. 시장정산조합이 설립돼 있음에도 미정산 사태가 벌어진 건 시장도매인제 강점인 거래 투명성 측면에서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여기다 지난 10월21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갑)이 가락시장 유통독점을 해소하겠다며 시장도매인제 허용에 불을 당겼다. 농업계에서만 의견이 갈리던 문제가 내년 여당의 서울시장 유력후보로 꼽히는 박주민 의원이 앞장서면서 논란의 장이 확장된 모양새다. 박 의원은 “가락시장의 5개 도매법인이 유통권을 독점해 굉장한 초과이익을 누리는 구조”라며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제대로 된 가격으로 좋은 농산물을 사기보단 도매법인이 형성한 가격에 울며 겨자먹기로 농산물 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정부에 시행규칙 개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입법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방자치 확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단 논리도 있다. 공사의 임영규 환경조성본부장은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매시장 개설과 운영은 지방정부 고유사무로 중앙정부가 시행규칙으로 이를 막는 건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1인가구 증가와 코로나19 등의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중앙정부가 일률적으로 대응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방정부에 도매시장에 대한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중앙정부는 배후에서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사는 현재 도매시장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장관이 승인하던 것에서 중요사항 7개로 한정하도록 농안법 개정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허나 국회 농해수위 여·야 의견이 엇갈려 당장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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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동 기자 lhdss@naver.com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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