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먼저 줘야 하는 거 아냐. 젊은 것들은 앞으로도 계속 받을 수 있지만...”

올해 76세인 강원도의 한 여성농업인의 넋두리다. 올해부터 여성농업인 복지바우처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받고 못내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강원도의 경우 여성농업인 복지바우처 대상이 75세 까지로 제한됐다.  옆에 다른 여성농업인들도 그럴 수가 있냐며 한마디씩 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농촌의 초고령화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여성농업인들은 한 평 땅이라도 있으면 부지런히 가꾸고 수확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을 취재할 때다. 집은 물론 농기계마저 시커멓게 타버린 막막한 현장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의 한 여성농업인이 있었다. 행여 그이가 농사 의욕마저 잃을까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일 때 옆에서 누군가가 속삭였다. “그래도 또 다시 흙을 일구며 땅을 놀리지 않는 게 그들인걸요...”
여성농업인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성공한 사업 중에 으뜸이 여성농업인 복지바우처다. 지역에 따라 행복바우처, 생생바우처 등 이름도 다르고 금액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여성농업인을 농업인으로 인정하고, 자부심을 갖게 한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나이 들어 더 힘들어도 아직 농사짓는 현역인 고령 여성농업인들을 싹둑 잘라 소외시키는 게 불평등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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