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녘 톡톡톡 - 공주생활개선회원들 현장 방담

충남 공주시 사곡면 들녘에 모내기가 한창이다. 드넓은 논을 꽉 채우며 일을 하는 열혈 여인 두 명이 눈에 띈다. 직접 이양기를 몰며 모심기를 하고 있는 공주시연합회 최정희 회장과 사곡면생활개선회 박종선 회장이다. 힘든 일 가운데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두 사람의 이야기~

▲ 이쁜이들의 모심기~! 힘든 모내기지만 눈빛만 봐도 통하는 최정희(공주시연합회장),박종선(사곡면생활개선회) 두 사람은 서로가 있어 의지가 많이 된다.그녀들의 미소가 싱그럽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모내기 일을 하고 있다는 두 사람의 모판을 올려주고 또 이앙기를 돌리고 다시 모판을 내리고 하는 작업이 보기에도 순조롭게 이어진다. 사곡으로 시집와서 20여 년 동안 벼농사, 밤농사, 버섯농사를 지으며 각자 고생도 많이 했지만 의지도 많이 됐단다.

“척척 모판 얹어 주니 내가 일하기가 편하네. 새참으로 참외 먹었으니 여기 마무리 하고 점심먹고 일하자” (최)

“그래. 같은 여자가 봐도 이앙기 모는 모습이 멋있네. 나도 미리 배울걸. 좀 후회가 되기는 하네” (박)

“맞아. 나도 처음에 모내기 하러 오는 사람들이 삐뚤빼뚤 모심고 후딱 가버리고 중간에 막 모 빠뜨려 뜬 모 때문에 고생 하는 게 싫어서 시작했는데, 해 보니 이앙기 따라다니며 뒷일 해주고 모판 나르는 것보다 더 나은 것 같아” (최)

“나도 한 번 배워볼까?”(박)

“그래 겁낼 것 없어. 우리가 누구야 힘든 농사일에 아이들 건사에 시집어른들까지 모시고 못하는 게 없는데, 기계라고 겁먹을 필요 없는 것 같아”(최)

“그래두 처음엔 고생많이 했잖어”(박)

“네모반듯한 논에 들어가서 밖에서부터 심어 들어갔다가 일 끝나고 나올 길이 없어 당황하기도 했고(웃음), 논 중간에 푹 빠져버려서 난처한 적도 많았지. 지금은 요령이 생겨서 둥그런 논은 반으로 뚝 잘라서 반듯 하게 심고 마지막에 한 바퀴 돌면서 깔끔하게 마무리 한다니 까”(최)

“뭐가 젤 힘들어?”(박)

“화장실이지 뭐, 요즘은 하루 많으면 50마지기 정도 일을 하 는데, 서로 자기네 논 먼저 해달라고 하니 바쁘게 돌아다니면 화장실 갈 시간이 없고, 그렇다 고 남자들처럼 자유롭게(?) 해 결할 수도 없으니.. 넓은 논에서 그게 젤 난감하더라구”(최)

“처음엔 여자가 이앙기 몬다고 못 미더운 시선 보내는 사람도 있었겠다”(박)

“애들 아빠랑 이앙기 싣고 가서 내가 턱 이앙기에 앉으니 황당해 하는 시선들이 있었지. 그 치만 내가 꼼꼼하게 모심기 한 논을 보면 다음 해부턴 나만 부르더라고. 처음에 모심기 할 때 부터 누구한테 물어보기 싫어서 혼자 공부 많이 했어. 어떻게 심으면 더 효율적으로 심을 수 있을까 하고 다양한 논 모양에 대해 이리저리 생각 많이 해봤었지” (최)

“그래 뭐든지 열심히 하는 자길 보면 에너지가 느껴져. 나도 덕분에 처음 이곳으로 와서 버 섯농사 지으며 고생 많이 했지만 힘을 얻어서 지금은 밤나무 농사도 많이 짓고 이 정도면 우 리 행복하다. 그치~”(박)

“지난번 우리 생활개선회 마늘종뽑기 봉사활동도 같이 하면서 서로 만들어온 반찬 나눠 먹고 즐거웠었잖어.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주위에 좋은 사람이 있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지금이 나도 제일 좋네”(최)

 

점심식사 후에 두 사람은 이웃 농가의 논에 모내기를 하러 또 다시 출발했다. 30년 농사꾼인 그도 최정희 회장의 일처리가 마음에 들어서 매년 최 회장에게 일을 믿고 맡긴다. 20 여일 동안 새벽부터 저녁 늦게 까지 이어지는 힘든 모내기지만 자신을 믿어주며 찰떡처럼 손발이 척척 맞는 친구가 곁에 있어 결코 힘들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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