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松花)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박목월 시인의 ‘윤사월’이란 시 전문이다.
이따금 꾀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어느 한가로운 윤사월의 대낮. 노란 송홧가루가 바람에 날리는 외딴 봉우리 한 구석에 산지기집 딸인 듯한 눈 먼 처녀가 봄의 경치를 볼 수 없어 문설주에 기대어 꾀꼬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봄의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는 모습을 그린 시다.

계절의 여왕 5월, 산과 들은 새옷을 갈아입고 빨간 덩굴장미가 젊음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젊을 때 느끼지 못했던 계절이 매일 변해가는 모습을 온몸으로 느끼고 산다. 올해는 윤달(閏月)이 있는 해로 음력은 13달이 된다. 추가되는 1달을 4월에 넣어 윤사월이다.

양력은 1년이 365일 반면 음력은 1년이 354일 정도로 1년에 약 11일 차이가 난다. 양력과 음력의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3년에 한 번 꼴로 윤달을 넣어 절기를 맞춰 나간다. 만약 음력에서 윤달이 추가되지 않으면 17년이 지나면 계절이 뒤바뀌어 5~6월에 눈이 내리고 동지가 한여름이 된다.

예로부터 윤달은 공달, 덤달이라 했다. 신의 통제가 없는 윤달에 이사, 집수리, 산소 이장 등 집안 행사를 하는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과 연관된 행사가 많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아무리 세상이 바뀐다 해도 가족의 소중함은 변하지 않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행복과 웃음을 만들어내는 그런 5월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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