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윤미자 태안군연합회장

▲ 사는게 별건가요? 기분 좋게 웃으며 봉사하고 살면 행복해요.

30년을 꾸준히 태안군생활개선회와 함께 해
봉사·학습 트렌드 변했지만 그 속에서 ‘행복찾기’는 여전

타고난 체력으로 모든 일에 앞장서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밭에 나가 일하고 낮엔 농업기술센터에서 고구마순 절단기 빌려서 작업하고 저녁엔 난타 배우러 가요. 다들 제가 체력은 타고 났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윤미자 회장의 첫 인상이 시원시원하다.
620여 명의 태안군연합회를 이끄는 윤미자 회장은 모든 일에 거침이 없다. 태안군종합체육대회와 먹거리 봉사, 쌀 소비 촉진 행사 등 윤 회장이 있는 자리엔 늘 회원들이 넘쳐난다.

“지난달에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떡을 나눠주는 봉사가 있었는데요. 글쎄 새벽 4시에 8개 읍·면의 회장들이 전원 참석했더라니까요. 우리 태안군연합회원들이 모이면 주변에 늘 활기가 넘쳐요.”
농사일을 하다보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보니 일단은 시기에 맞춰 최선을 다해 일하고 그 다음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생활의 형태가 이제는 성격으로 굳어진 것 같다며 “올 마늘 농사도 아시다시피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뭐 어쩌겠어요. 내년에 또 좋아지겠죠. 미리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나요. 살다보면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더라고요.” 윤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근심걱정이 스르르 사라진다. 

내 영혼의 단짝 남영란 계장
윤 회장은 26살 결혼하는 해에 바로 생활개선회에 가입했다. 그때만 해도 생활개선회 이외에는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배움에 대한 갈증을 풀고 싶어 윤 회장은 부지런히 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그 때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이 남영란 계장이다. 30년의 세월을 함께 한 두 사람은 지금은 눈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꿰뚫는 영혼의 단짝이 되었다.
“태안군종합체육대회 때 남 계장님과 서로 메뉴를 논의하다가 ‘마늘 컵 꽃비빔밥’을 선보이게 됐어요. 먹거리 부스를 운영하면서 매번 같은 음식이 지루해  컵밥 안에 마늘과 꽃을 넣어 비빕밥을 만들어 봤는데 완전 히트쳤어요.”

30년 생활개선회의 활동을 하면서 달라진 것도 많다. 초창기엔 생활개선회에서 아무리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농사일에 바쁜 회원들이 참석을 못했다. 그래서 지도사들이 일일이 논·밭을 찾아다니며 교육을 들으라고 회원들을 이끌었는데, 지금은 인기강좌의 경우는 강의가 개설되자마자 접수 경쟁이 붙는다고 한다.

“봉사활동도 처음엔 지금 같지 않았어요. 지금은 홀로노인을 찾아서 음식도 나누고 말벗도 해드리면서 시간을 나누지만 초창기 제가 봉사할 때는 청소는 물론이고 도배, 장판에 이불빨래까지 다 해드렸다니까요”라며 “이불빨래를 하면 구정물이 나올 정도로 환경이 열악한 분들이 많았죠. 힘들었지만 봉사의 보람은 그 때가 더 컸던 것 같아요”라고 윤 회장은 지난날을 회상한다.

귀농인들에게 생활개선회는 보물
태안군연합회는 요즘 귀농 회원들이 늘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윤 회장은 귀농인들이 농촌에 적응하기 위해 생활개선회만큼 좋은 단체가 없다고 자부한다. 처음 농촌에 적응하려 애쓰는 사람들이 생활개선회에 가입하면 농촌생활의 모든 것을 시시콜콜하게 선배회원들에게 다 배울 수 있다.

“우리 태안군연합회는 농촌생활에 꼭 필요한 단체예요. 동아리에서 배운 난타로 지역봉사를 하고 챠밍댄스도 배우며 고된 일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회원들이 많아요”라고 말하는 윤 회장은 “특히 태안군은 자체 행사가 많아 향토음식, 식초교육, 떡만들기 등을 배워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요. 남을 위한 봉사지만 봉사를 하다 보면 스스로 배우는 게 더 많아요”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회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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