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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가 예술이 되는 시대…농부는 ‘아티스트’

기사승인 2019.09.27  1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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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 예술농부 천호균씨

   
▲ 누가 봐도 ‘예술’을 할 것 같은 사람.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농부’이고 싶다.

"농촌은 세상
어느 작품보다 아름다워

흙 만지고 농사짓다 보면
잃었던 감성 살아나"

   
▲ 독특한 맛집 선정 기준으로 선별된 파주의 맛집을 소개한 책 ‘맛있게 먹겠습니다’

아직도 쌈지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쌈지 가죽가방과 ‘쌈지길’ 그리고 필통과 가방에 그려진 ‘딸기’캐릭터..... 한때 쌈지의 대표였던 천호균씨는 지금은 ‘농부’가 되었다. 이름하여 ‘예술농부’. 그의 손을 거치면 ‘농사도 예술이 된다.’
어느 날 시골길을 걷다가 논·밭이 너무 예뻐서 농사를 예술로 한번 해보고자 무모하게 ‘농부’가 되었다는 그는 다양한 방법으로 농사와 예술을 접목한다.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예술과 농사을 연결하는 천호균씨. 농사 이야기를 그처럼 신나게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농사가 문화가 되는 시대!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농사와 관련된 그의 독특한 이벤트! 농촌에서의 모든 활동을 예술로 연결시키는 진정한 문화 게릴라 천호균의 다양한 시도들... 어떤 것이 있을까.  

   
▲ 논갤러리, 밭갤러리, 소금방, 하늘방 ...독특한 이름의 생태문화 공간을 만날 수 있는 논밭예술학교 안내판

하나  논밭예술학교
2010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연 게스트 하우스다. 예술, 생태, 문화 전반에 걸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생태문화 공간이다. 우리 땅에서 나는 먹을거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자연요리교실, 아이들이 다양한 맛을 체험하고 예절 교육을 배우는 음식교실, 막걸리교실, 리사이클 디자인교실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곳의 특징 중 하나는 7개의 방을 7명의 작가들이 맡아 만들어 각 공간마다 개성이 넘친다. 생태적인 성향이 있는 도시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따뜻한 구들방에 앉아 의견도 나누고, 잠도 자고 막걸리 교실이나 자연요리 교실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적인 삶의 방식을 배우는 곳이다. 앞으로 생태문화 공간이라는 말과 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둘  서울시 농부의 시장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는 서울시 농부의 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직거래 장터로 이곳의 대장 농부가 바로 천호균씨다. 요즘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장소여서 언제든지 농부의 시장을 찾으면 그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계절별로 농민이 땀으로 만든 건강한 농산물을 도시민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도심 장터에서의 시간이 가장 행복하단다.
우리 농산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철에 맞는 주제를 기획하고, 같은 농산물이라도 다양한 지역의 토양에서 자란 농산물을 소개해 소비자들이 직접 기호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기획해 오고 있다. 농부들이 키운 농산물을 팔고 사는 일은 대량 유통사업과는 달라 물과 바람 하늘에 따라 다르고, 농부마다 다르고 , 먹는 사람의 정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런 자연스러움과 생긴 대로의 맛을 소개하는 데 많은 치중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일까? 농부의 시장 슬로건은 ‘농부 덕에 삽니다’이다. 도시인들이 농촌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고 농부가 없으면 도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천호균씨의 농부사랑이 여실히 드러나는 슬로건이다.

셋  예술로 농사짓기 & 농사로 예술짓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추진 중인 신중년 대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예술로 농사짓기& 농사로 예술짓기’를 기획해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천호균씨는 “세상에 수많은 예술이 있지만, 생명을 만드는 예술은 농사뿐”이라며 ‘농사는 살아있는 예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은 푸성귀, 감자, 고구마 등 작물을 심고 거두는 과정, 토종  종자를 직접 유기농산물로 키워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는 예술가의 창작과정을 농사의 체험 과정에 적용해 농사를 예술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고 생태와 생명이란 가치 중심의 농사를 경험한다.

넷  농부로부터
판로를 찾기 어려운 소농들의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수집해 ‘농부로부터’라는 농산물 브랜드를 만들었다. 파주 헤이리마을에 직접 매장을 내기도 한 ‘농부로부터’는 특히 ‘생긴대로’ 코너와 ‘우리집 생활꾸러미’가 눈길을 끈다.
 ‘생긴대로’ 코너에서는 생김새가 매끈하지 않거나 흠집 있는 농산물을 판매하는데 처음에는 못난이 코너라고 불렀다가 못났다 잘났다하는 것도 인간중심으로만 판단한 결과란 생각이 들어 ‘생긴대로’라고 이름 지었다. 이 코너는 애써 채소와 과일을 키운 농부가 못생겼다는 이유로 멀쩡한 농산물을 버리지 않고 팔아서 좋고 사람들은 가격 부담 없이 구매 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우리집 생활꾸러미’에는 생산한 농부의 소개는 물론이고 농산물에 대한 정보, 요리법이 적혀 있는 편지도 함께 넣어 마치 고향에 있는 부모가 손수 챙겨 보낸 것처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농가에서 직접 배달되므로 값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생산자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소비자는 농가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구매해 농부의 생산기반을 만들어 준다.

다섯  맛있게 먹겠습니다
‘모든 재료가 자라는 동안 담겼던 농부의 손길과 노고와 땀방울 또한 요리과정’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천 대표가 파주의 맛집탐방을 책으로 엮었다. 맛집 선정 기준이 흥미롭다. 우선 찾아가기 불편한 곳에 있을 것. 대로변에 있는 대형 음식점은 손님이 많아 아무래도 음식에 정성이 부족해지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 다음은 음식을 주문하고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주문하자마자 바로 나오는 음식은 미리 해 놓은 음식이거나 조리과정이 단순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음식점 주변에 텃밭이 있어 신선한 채소를 공급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고 프랜차이즈는 논외로 했다. ‘농사와 예술은 나눔이다. 농사가 나눔이면 음식도 나눔이다’라는 작가의 철학에 맞게 책은 구석구석 정성이 깃든 유기농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들로 알차게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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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윤정 기자 uyj4498@hanmail.net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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