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108)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이렇게 시작되는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  프랑스)의 첫 소설 <이방인(L'etranger)>(1942)의 괴팍한 주인공 뫼르소는, 살인죄로 재판정에 서서 해변에서의 아랍인 살해 이유를 “햇빛이 눈부셔서 그랬다”고 증언해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때의 소설 속 장면으로 들어가 보자. …‘뜨거운 햇볕에 뺨이 타는 듯 했고, 땀방울들이 눈썹 위에 고이는 것을 나는 느꼈다.… 그것은,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던 그날과 똑같은 태양이었다.’

순간 뫼르소는 아랍인이 꺼내는 칼의 강렬한 빛에 자극받아 자신도 모르게 품에 있던 권총을 꺼내어 방아쇠를 당긴다. 탕·탕·탕·탕… 작가 카뮈는, 생전에 그 자신이 ‘가장 부조리 한 죽음’이라고 말했던 자동차 사고로 마흔일곱 나이에 세상을 떴다.
#영화 <살인의 추억>, <마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에 출연했던 중견여배우 전미선(50)이 지난 6월29일 새벽 전주의 한 호텔 화장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또한 지난 7월16일엔 정두언(62) 전 국회의원 역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 모두 평소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옛 소설 <삼국지>에 등장하는 ‘적벽대전’의 명장 주유(175~210)는,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제갈량으로 인해 번번이 전쟁에서 패해 세 번씩이나 격분하면서 홧병이 도져 한많은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세 번째 기절했다가 잠시 깨어나서는 하늘을 우러러 보며, “이 세상에 주유를 낳고는 왜 또 제갈량을 낳으셨습니까?”라고 몇 번 외치고는 운명하고 말았다. 주유를 10년만 더 살게 했어도 소설 속의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는 그 양상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위에 든 예에서 보듯이, 뫼르소의 살인, 여배우 전미선과 정치인 정두언의 자살, 주유의 홧병에 의한 혼절 사망 모두가 당시 그 개인 개인의 ‘마음날씨’가 좌우한 행동의 결과들이다.

사람의 몸은 생체리듬에 따라 24시간 하루를 주기로 수면, 각성, 호르몬 분비, 체온 변화, 혈압 상승·하강이 반복된다. 대체적으로 일주일을 단위로 생활하는 우리의 일상도 그 생체리듬에 따라 요일별 행복감과 ‘안녕지수’가 다르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의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요일별 안녕지수는 목요일이 가장 낮았고, 그 다음이 월요일과 수요일 이었다. 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월요병’과는 다른 의외의 결과다.

반면, 안녕지수가 가장 높은 요일은 주말인 토요일 이었다. 연구진은, “수요일까지 직장업무와 학업에 매달린 사람들이 목요일이 되면 일종의 ‘번 아웃(burn-out, 소진·탈진, 다 타버리는)’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흔히 “세상사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건 건강하게 ‘마음 근육’을 키워야만이 가능한 일이다.
“지금 당신의 마음날씨는 쾌청 혹은 맑음인가요? 아니면 흐림? 비? 그도 아니면 천둥 번개가 치나요?… 당신은 지금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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