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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과수화상병 ‘안전지대’ 없다

기사승인 2019.07.26  11: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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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사가 싫어졌어요 - 경기 연천 피해농가

■ 기획특집 - 뾰족한 수 없나…과수화상병 문제와 해결책은?

   
▲ <8년을 키워온 자식 같은 나무를…> 연천에서 2차로 과수화상병 발생이 확인된 최 씨의 사과나무는 8년이나 키워온 것이지만 뿌리째 뽑아 생석회를 뿌려 모두 묻어야만 했다.

연천·파주 등 경기 북부권 첫 발생…전국 확산 중
감염경로 파악 안 되고 치료제도 여전히 없어
피해농가, 보상범위 확대 및 다른 작목재배 지원 희망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웠는데…
“제 손해를 떠나서 지금은 다른 농가라도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경기 연천군 백학면에서 친환경으로  약 1만5000㎡의 사과농사를 지으며 학교급식에도 납품할 정도로 맛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최 씨였지만 과수화상병(이하 화상병)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돼버렸다. 연천에서 화상병 2차 발생 농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며 2000주의 나무를 매몰했고, 시설물도 철거했다.

   
▲ <남은 건 잡초뿐>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고 매몰처리가 완료된 경기도 연천 백학면의 과수원은 이제 잡초만이 남아 있다.

2000주 중 10주 정도만 화상병에 감염됐지만 발생지 100m 이내의 나무는 뿌리째 뽑아 묻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자식 같은 나무들을 땅을 파 생석회를 뿌려 모두 묻었다. 6년에서 8년 동안이나 애지중지 키웠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연천의 경우 백학면 2농가와 미산면 1농가가 확진 판정 이후 모든 나무를 매몰했고, 시설물도 철거했으며, 접근금지 표시를 해둬 과수원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천군농업기술센터 변상수 소장은 “연천에서 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것도 그렇지만 최 씨는 사과로 유명한 농업인인데 화상병으로 사과농사를 접게 돼 특히 아쉬운 마음이 크다”면서 “지금은 발생농장 반경 5km 내 모든 과수원까지 예찰조사를 철저히 해 연천을 비롯한 경기 북부권에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경기 안성에서 처음 발생한 화상병은 주로 충청권 과수농가에서 많이 발생했다. 경기도는 올 1월 안성에서 발생된 이후 7월에 연천과 파주 등 경기 북부권에서 처음 확인됐다. 강원도 원주에서도 발생이 확인되면서 더 이상 화상병의 안전지대는 없는 셈이다. 여전히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라 과수농가들은 화상병의 마수가 피해가길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는 우선 화상병 확산을 막기 위해 8월2일까지 경기 북부 10개 시·군 906농가 727ha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도 감염경로 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정확한 자료를 내놓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연구협의회를 구성해 발생원인과 방제기술, 저항성 품종개발을 포함해 화상병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현재 나무와 농작물만 보상 가능
화상병이 발생한 과수원에 기주식물을 금지하는 기간이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농가의 피해는 막대하다. 식물방역법에 의해 손실보상금은 나무와 농작물, 그리고 차기 2년의 소득을 합산한 금액을 국비로 보상된다. 하지만 피해농가 입장에서 현재 보상체계에 대해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사 자체가 그야말로 초토화된 최 씨의 경우 새가 사과를 쪼아 먹는 걸 막으려고 설치한 수천만 원의 새망도 쓰레기가 돼버렸다. 고물로도 팔 수 없다. 거기에 수천 개의 박스와 지주대 등 시설물에 컨베이어 벨트, SS기, 저온창고 등을 모두 따지면 억대가 넘는 피해를 모두 혼자 떠안아야 한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마련한 것도 있지만, 감염 우려가 있어 중고로도 팔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최 씨도 피해가 너무 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지만 다른 농가에 화상병이 옮겨갈까 봐 값나가는 기계나 시설물을 넘기는 건 애초에 포기했다. 하지만 농사 자체를 포기할 수 없기에 내년에 다른 작목이라도 심기를 원한다. 

“어차피 3년은 사과나무를 심을 수 없어서 밤나무라도 심고 싶어요. 그러면 지금 있는 농기계는 소독을 완벽하게 한 다음 제가 쓸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손실보상금은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다른 작목을 심을 때 지방비로 어느 정도 지원된다면 계속 농사짓고 싶네요. 절대로 농사를 그만두고 싶진 않아요.”
정부는 우선 치료제 개발과 화상병의 정확한 감염경로 파악에 주력해야 한다. 당장 빈손에 처해 막막한 피해농가에 지금의 보상체계가 적절한지 농업인의 입장에서 살펴달라고 최 씨는 마지막으로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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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동 기자 lhdss@naver.com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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