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소통, 융합의 정신을 담은 ‘셩: 판타스틱 시티’ 개최

▲ 정조가 지나온 무거운 시간과 극복의 과정을 담은 서용선 작가의 '화성 팔달문'과 '정조와 화성측성'

회화, 설치, 사진미디어 등 총 22점 작품 전시

수원은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正祖, 1752~1800)의 도시다.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는 즉위하며 왕권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정치공간으로 당시의 수원부에 조선 최초의 신도시인 수원화성(水原華城)을 축성했고 화성은 오늘까지도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수원의 심장부에 위치하며 깊은 역사와 전통을 전하고 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2019 수원화성 프로젝트로 ‘셩: 판타스틱 시티’전을 7월23일부터 오는 11월3일까지 개최해 수원화성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정조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구현한다.

정조가 꿈꾸었던 이상향의 도시 수원과 수원화성을 이 시대 작가의 서로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이번 전시는 회화, 설치. 사진미디어 등의 작품 총 22점으로 구성됐다. 전시의 제목 ‘셩’은 방어시설인 ‘성(城)’의 의미와 밝게 살펴서 헤아린다는 뜻을 지닌 정조의 이름 ‘셩/성(祘)’을 모두 포함한 이중적 표현이다. 정조의 이름을 흔히 ‘산’으로 알고 있으나 정조는 즉위하며 ‘성’이란 이름을 사용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돼 수원은 정조가 영원히 머물고 싶던 곳이란 전제 아래 삶과 죽음 을 초월하는 공간인 왕릉의 구성에서 상징적 의미를 빌려왔다.

오늘날의 급선무는 지금의 규정을 가지고 지금의 습속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한 시대의 이목을 새롭게 하며 10년 동안 누적되어 온 풍습을 변화시켜 보려고 한다.

-정조, 정조실록 42권, 1795년 2월2일

▲ 민정기 화백의 작품으로 정조의 효심과 정성을 수채화에 담은 "봉수당을 복원하다'

전시 1부는 정조의 삶과 수원 화성에 담긴 이념에 주목하며 민정기 화백의 작품으로 시작된다. 2018년 평화의 집 남북회담 당시 두 정상의 기념사진의 배경이었던 북한산 그림을 그린 민정기 화백의 ‘봉수당을 복원하다’와 ‘서장대에서 본 광교산’ ‘유형원의 반계서당’은 지역 역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수채화 같은 맑은 색감과 자유로운 시점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민정기 화백은 “정조가 봉수당에서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생신을 크게 모시는 장면의 그림에서 관람객들이 부친과 모친에 대한 애틋함을 풍부하게 느끼고 회자됐으면 한다”고 작가의 말을 전했다.

서용선 작가는 ‘화성 팔달문’과 ‘정조와 화성축조’란 작품으로 정조의 실존적 삶에 주목했다. 과한 색채와 형상의 불균형에서 오는 긴장감으로 정조가 보낸 무거운 시간과 극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또 작가 나현은 개망초‧ 클로버 등 귀화 식물과 16세기 서양기술을 소개한 도서 기기도설을 결합한 전시인 ‘귀화식물도서’와 ‘선인문’과 ‘환경전’이란 영상작품을 전시했다. 나현 작가는“수원 화성이 세계유산에 등록된 아름답고 자랑스런 우리의 문화유산이지만 사실 그것을 축조할 때 사용한 거중기는 우리 것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선 끊임없이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2부에선 개혁군주로서의 정조와 그의 죽음 이후 미완의 군주로 남은 그의 면모를 작품에 담았다. 최선 작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했던 침대시트로 만든 수원 팔달산의 형상인‘침대 성’을 통해 인종, 성별, 언어. 이념의 경계를 넘어서는 인간의 실존과 숭고함에 대해 질문한다. 전국에서 가져온 흙으로 하나하나 봉분을 만든 ‘만인융릉’은 김도희 작가의 작품이다. 융릉은 정조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묘를 합장하고 붙인 이름으로 정조는 능 행차 때마다 백성의 상소를 귀담아 들었고, 김도희 작가는 정조의 정성과 평등을 작품을 담았다.

3부에서는 정조의 이상향과 지향점이 지금의 시간과 만나는 지점을 담았다. 김성배 작가는 ‘셩-온새미로’를 통해 화성 축조 당시 정조대왕이 품었던 이상과 먼 훗날 후손이 품을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이상이 둥글게 융합하는 작품으로 과거 오늘 미래가 쪼개지지 않고 하나로 통하는 비전을 그렸다.

수원화성은 조선 르네상스의 상징이기도 하다. 정조의 시대는 변화와 희망의 싹이 움트던 때였다. 과감한 정치 경제 문화의 혁신을 전개했기에 수원화성이란 탁월한 문화 유산이 탄생했다.

김찬동 수원미술관사업소장은 “수원의 문화적 원형을 보다 면밀히 재조명하고, 과거와 현재의 내밀한 관계를 바라보는 단초를 제공했으면 한다”고 전시회 관람 포인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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