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구 정보에서 농사예능까지... 농촌 1인방송 열풍!

먹방(먹는방송), 쿡방(요리하는 방송)에 이어 지금 유튜브 세상에는 농방(농사하는 방송)이 대세다. 농촌을 배경으로 무심한 듯 담아내는 농부들의 일상은 그저 지켜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조회수 400만을 넘긴 ‘성호육모장’의 두더지 잡는 영상이 대표적인데, 65살의 농부 안성덕씨가 고무대야에서 꼼지락거리는 두더지를 보며 어떻게 잡았는지 설명하는 단순한 영상임에도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전원생활의 낭만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셈이 아닐까.

투박한 농촌 일상을 재밌게 지켜보는 것뿐만 아니라 귀농을 꿈꾸는 50대 이상은 농사 유튜브를 보면서 농사 노하우를 공유하고 생생한 귀농정보도 얻고 있어 당분간 농튜버들의 인기는 지속될 듯하다.

▲ 대표적인 농튜버 스타인 (왼쪽부터)‘풀 뜯어 먹는 소리’의 한태웅 군, ‘버라이어티파머’의 오창언씨, ‘청도달콤한 농장’의 박광묵씨의 유튜버 캡처사진

농기구 정보부터 농사예능까지... 어떤 유튜브가 있을까?
채널 ‘태웅이네’를 운영하며 최근 TV예능프로 ‘풀 뜯어 먹는 소리’에 등장해 유명해진 한태웅군과 국내 1호 농업 크리에이터로 통하는 ‘버라이어티파머’의 오창언, 경북 청도에서 ‘청도달콤한 농장’을 운영하는 박광묵씨 등이 대표적인 농튜버 스타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농사짓는 모습이나 농사에 필요한 기기를 작동하고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태웅군은 꾸밈없는 자신의 농촌일상과 노래까지 들려주며 친근한 ‘젊은 농부’의 이미지로 다가가고, 오창언씨는 ‘농기구 완벽 리뷰’ ‘초당 옥수수 솎아주기’ ‘나뭇가지로 물고기 잡기’등 농촌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콘텐츠로 구독자 1만 8000명을 모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외에도 경남 거창으로 귀농하면서 겪는 시행착오를 보여주는 ‘지안농원 TV'의 김순자(여)씨는 농사‧시골생활‧건강밥상이라는 테마별 콘텐츠로 중장년층에게 어필하고 있고, ‘성호육모장’ ‘날라리 농부’ ‘농사직방’ 채널은 농사의 즐거움을 예능형식으로 풀어내는 ‘농사예능’을 추구하고 있다

유튜브는 농가 매출 확대의 1등 공신

농사 관련 유튜브는 농촌 이미지 개선뿐만 아니라 농가 매출 확대로도 이어진다. 실제 ‘청도 달콤한 농장’이란 이름으로 유튜브에서 1인 방송을 하고 있는 박광묵 농부는 매주 영상 2~3편을 성실하게 유튜브에 올리자 구독자가 꾸준히 늘어났다. 직접 재배하는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의 땀과 정성에 신뢰가 쌓인 구독자는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 구매자가 되었다. 실제 유튜브 방송을 하기 전엔 대부분 공판장을 통해 판매를 했으나 지금은 감, 자두 등 그가 생산하는 농산물 판매에 유튜브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금은 걸음마 유투버... 내 꿈은 제 2의 박막례
보령시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운 실력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초보 유튜버지만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동영상의 구독자가 늘어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 솔머랭이농원에서 '농부의 아내'장순선씨가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보령에 가면 머드가 있고 보령에 가면 솔머랭이가 있다’는 이름으로 그녀가 올리는 영상의 내용들은 어찌 보면 간단한 것들이다. 귀농 4년 동안 친해진 이웃들과 같이 쑥을 삶는 영상, 반전라면 끓이는 영상 등 이웃과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들이 다양한 소재가 된다.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라 겁 없이 덜컥 시작을 했다는 장순선씨지만 그 꿈은 원대하다. “농촌의 일상과 정보로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구독자 수를 늘려 지역주민들의 농산물 판매에 일조하고 싶어요” 촬영도 재미있지만 요즘은 동영상 편집의 재미에도 푹 빠져있다는 그녀는 “삼각대와 휴대폰만 있으면 일단 시작해 보세요. 사람들은 우리에게 완벽함 보다는 진정성을 원하거든요. 주제와 제목을 먼저 정하고 영상 제작을 시작하면 훨씬 더 수월하게 촬영을 할 수 있어요”라고 귀뜸한다. 오는 30일 열리는 ‘제 12회 충남 정보화 농업인 전진대회’ 동영상부분 예비후보(당일 현장투표로 우승자 결정)에 올라와 있는 그녀의 우승 소식과 유튜브를 통한 솔머랭이 농원의 작목완판 소식이 기다려진다.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어
이렇게 농업 유튜브는 이미지 개선뿐만 아니라 농가매출 확대로도 이어져 당분간 ‘농부들의 1인 방송’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인 방송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농민들은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를 찾아보자. 각 센터에는 방송장비가 필요 없고 스마트 폰만 있으면 누구나 배우고 따라할 수 있는 교육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농업기술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 당신도 유튜브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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