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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미래, 성평등한 농정에 달렸다

기사승인 2019.07.19  11: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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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 출범 기념 국제심포지엄 개최

   
▲ 농림축산식품부는 여성농업인정책 전담부서인 농촌여성정책팀을 신설하고 국내외 전문가와 농업인을 초청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인련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여성농업인 4개 단체, 여성농업인 중심의 농정 방향 제시

>>여성농업인의 생애 주기별·영농규모·활동영역 등 다양성에 기반한 정책 필요
>>여성농업인 자부심 키우고, 노동에 대한 보호망 갖춰야

농가 중심의 농업정책으로 여성은 배제됐고, 또 여성정책은 도시중심으로 행해져 농촌이 소외돼 농촌여성은 설 자리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앞으로 농촌여성 전담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은 농촌 여성의 행복한 삶을 위해 여가부의 양성평등 정책과 농촌여성을 연계하는 가교 역할을 중요 업무로 맡게 됐다.

   
▲ 농촌여성정책팀 출범을 기념해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농식품부 오병석 차관보가 축사를 하고 있다.

여성농업인들의 오랜 숙원으로 끊임없는 요구사항이었던 여성농업인 전담부서인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이 지난 6월27일 출범했다. 이를 기념하는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돼 앞으로 농촌여성정책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에는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를 비롯해 4개 여성농업인단체 회장들이 직접 토론자로 나섰고 100여 명의 농촌여성들이 참석해 여성농업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농촌·농업분야의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다. 또 농촌여성정책팀이 앞으로 펼쳐나갈 정책에 대해 기대하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고 공유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오미란 젠더와공동체 대표는 “성평등한 농업정책 추진과 여성농업인을 농업의 주체로서 경영능력 향상시키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면서 농촌여성정책팀의 방향을 제시했다. 또 “앞으로 세워질 여성농업인육성 5차 기본계획에는 특히 여성농업인의 생애 주기별 영농규모 활동영역 등 다양성에 기반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여성 스스로 여성농업인으로서의 직업적 자부심을 키워나가는 것도 꼭 필요하다는 의견과 여성의 농업 노동에 대한 보호정책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농업 선진국인 유럽과 일본의 여성농업인 실태와 정책 방향을 공유하며 해외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여성농업인 정책추진 방향 등 향후 과제를 논의하고 함께 고민했다. 
 2018년 우리나라 여성농업인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농업인은 축산(67.1%), 노지채소(65%), 화훼(63.3%), 과수(50.1%) 분야 농사일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가사노동과 육아까지 책임지며 사실상 1인3역을 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성농업인의 지위를 남성농업인보다 낮게 인식하는 비율이 82%에 달하고 있고, 또한 여성농업인의 직업적 지위를 경영주로 인식하는 비율은 38%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런 현실에서 농촌여성정책팀은 양성이 평등한 농업·농촌의 여건 조성과 여성농업인의 직업적 역량을 강화시키고 복지·문화 서비스를 제고하는 등 다양한 여성농업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농촌사회 활성화, 농업인력 양성 차원의 여성농업인의 역할에 주목하고 여성농업인에게 필요한 정책을 적극 도입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인련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은 “농촌여성정책팀이 앞으로 여성농업인이 인정받고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초석을 잘 다져주길 바란다”면서 “현장 여성농업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세밀한 정책으로 농촌여성들의 행복한 삶터와 일터가 구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오병석 차관보는 이개호 장관을 대신한 개회사를 통해 “그 동안 관심을 갖고 추진한 여성농업인 전담조직이 출범하게 돼 기쁘게 생각하며, 농촌여성정책팀이 중심이 돼 여성농업인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농업·농촌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 차관보는 이어 “농식품부가 역량을 집중해 여성농업인의 역할 증대에 따른 현장의 다양한 수요를 정책에 반영해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단체와 현장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농촌여성의 복지향상을 위한 노력한 국회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축전을 보내 “앞으로 본격적 정책이 개발되고 나아가 농촌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농촌여성들의 복지향상을 위한 막중한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농촌여성정책팀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종합토론에서는 목포대학교 김영란 교수를 좌장으로 박민선(한국농촌복지연구원 이사), 김이선(한국여성정책연구원 평등문화교육연구센터장), 최윤지(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 이연숙(농식품부 농촌사회복지과장), 김호혁(전남도 여성농업인팀장)이 토론을 펼쳤다.

이외에도 4개 대표 여성농업인단체장인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김인련 회장,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이명자 회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김옥임 회장, 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 강부녀 회장이 참석해 활발한 토론으로 농촌여성 전담팀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역할을 정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여성이 살고 싶은 농산어촌 만들자

젊은 여성농업인 육성으로 농촌의 지속가능성 추구
여성농업인정책 중앙-지방간 연계 시스템 갖춰야

공동경영주 등록 등에
여성농업인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 보여야

종합토론에서는 우리나라 여성농업인 정책 추진 방향과 과제로 농촌사회 활성화, 농업인력 양성 차원에서 여성농업인의 역할에 주목하자는 의견이 대두됐다. 해외 여성농업인의 상황이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며, 여성농업인의 지위향상을 국제사회 의제로 고민하고 농업과 농촌이 지속가능하려면 젊은 여성들이 농촌에 거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또 우리 여성농업인정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여성농업인 스스로가 중심이 되자는 의견이 있었다.
박민선 한국농촌복지연구원 이사는 “여성농업인정책의 중심은 여성농업인이어야 하며 농정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여성농업인을 사회에 각인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농촌진흥청 최윤지 농촌복지·여성연구실장은 여성농업인들의 적극적 행동을 요구했다. 최 연구관은 “신고만 하면 공동경영주 등록을 할 수 있는데 등록이 저조한 것은 행동하지 않는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젊은 여성 정착을 위해 농촌지역에 양성평등 문화가 필요하고, 여성도 기술과 기계에 대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습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젊은 여성이 살기 좋은 농촌 환경에 대한 해결책으로 성평등한 사회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이선 평등문화교육연구센터장은 “유럽과 일본의 사례와 한국 정책의 키워드는 젊은 여성에 농업농촌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것”이라면서 “농업의 변화에 발맞춰 가족도 변화해야 하고, 남자의 가사 영역 확대가 필요하며 성 평등한 사회의 이념을 농촌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이연숙 농촌사회복지과장은 “여성농업인의 역할과 중요성이 부각되고 다양한 요구들을 여성농업인육성계획에 담아 보완하고 개선점을 찾겠다”며 “지금은 양성평등한 농촌에 대한 인식 단계로 농촌현장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로 양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어 “일본의 여성농업인 프로젝트 사례를 참고하는 등 현장의 요구에 부응해 나가겠다”며 현장의 여성농업인단체와 여성농업인들의 지속적 관심과 협조를 부탁했다.

 

<해외 여성농업인 정책을 말한다>

■ 유럽의 여성농업인의 상황은?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 베티나 복(Bettina B.Bock) 교수

   
 

여성농업인 제대로 된 위치 찾아 가는 중

농업은 유럽(EU)에서도 40%의 토지가 농지인 중요한 산업이지만 젊은 농업인이 없는 것이 문제로 지난 10년간 25%의 농가가 없어지고 대형 농가가 증가했다. 집약적 농업을 하고 있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외의 대부분의 유럽농가는 가족경영으로 농업에 있어 여성의 노동력이 중요하며, 젊은 여성농업인 육성은 유럽에서도 고민 중이다.
여성농업인의 지위에 있어서도 네덜란드는 부부가 공동경영주 등록이 가능하며, 가업 승계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여성의 섬세한 손길이 요구되는 원예와 시설하우스 등에 여성농업인의 활동이 많다.  하지만 그간 유럽에서도 농업은 남성의 영역으로 여성은 농부의 배우자로 힘을 보태는 것으로만 인식했고, 공식적으로 여성농업인은 등록도 돼 있지 않아 보험도 되지 않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 다기능성 농업으로 전환되며 여성의 활동이 관광, 가공, 교육서비스 제공 등에서 다양하게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해 전문농업인으로 인정하고 보험, 연금에 대한 권리 소유권에 대한 인정 등 여성농업인의 구체적 관심과 욕구에 초점을 맞춰 여성들이 농업에 매력을 느끼게 해줘야 하며, 여성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

■ 일본 여성농업인정책
   교토대 시미즈나츠끼 교수

‘취농여성과’, ‘가족경영협정’으로 여성농업인 육성

   
 

일본의 여성농업인은 58.7%로 여성농업인으로 인해 지탱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농업도 가족농업으로 97%를 차지하며, 최근에는 기업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경영과 소유권을 담당하고 있고 여성이 노동력를 제공한다. 여성농업인이 가사와 자녀를 돌보고 노인을 돌보는 봉건적 이미지는 한국과 비슷하다.
여성농업인의 활동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농림수산성 경영국 조직에 취농여성과를 만들어 취농과 여성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은 농사일과 가공 서비스와 가사를 담당하기에 휴식할 시간이 없고 정부는 휴식의 기회를 주기 위해 농업경영 방침을 담은 가족경영협정을 추진했다. 농장관리에 있어 스스로 휴일 등을 결정하고 정부는 인증과 보조금 연금을 지급한다. 인증지원은 지방정부가 해야 한다는 것이 명문화돼 있다. 2018년 말 기준 체결농가수는 5만7605호로 전체 농가의 22.9%다. 가족경영협정이 체결된 농가에는 지원되는 혜택이 있다.
여성농업인 프로젝트는 농림수산성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민간기업과 연계해 여성농업인의 경영 능력을 개발하고 사회와 농업부문에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농업인단체장이 제안하는 여성정책>

■  김인련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

“현장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시스템 구축되길”

   
 

여성농업인의 간곡한 바람이 결실을 맺어 이번에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이 설치돼 참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농가인구의 52%를 차지하는 여성의 삶이 나아지면 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가능한 농업이 이뤄질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정책으로 탈바꿈하는 시스템이 정착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지난해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공동경영주나 경영주로 인식하는 비율이 38.4%에 불과했고, 남성에 비해 여전히 지위가 낮다는 의견이 무려 81.8%에 달했다. 예전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그래서 우리 단체가 주도하고 있는 ‘가족경영협약’의 확대와 공동경영주 등록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 강부녀 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장

   
 

“여성친화형 농기계 보급·휴업기간 도입 필요”

농촌여성정책팀에 2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 번째는 여성농업인의 의존도가 높은 밭작물 기계화를 서둘러 달라. 2004년부터 시작된 농기계 임대사업은 2016년이 돼서야 여성친화형 농기계 의무구입 규정이 생겼다. 그러나 남녀 구분 없이 임대하거나 여성친화형 농기계 구입에 써야 할 예산을 일반농기계 구입에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두 번째는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농업인에게 일정한 휴업기간을 보장해 달라.
농토도 7년을 농사지으면 1년은 아무것도 심지 않고 놀리는 것처럼 휴업기간을 부여해 내공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면 경영능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 이명자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장

“여성농업인 사각지대 더 이상 없어야”

   
 

오랜 시간 여성을 위한 농정에 사각지대가 존재해왔다. 여성농업인전담팀이 꾸려진 만큼 개선이 필요한 정책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공동경영주 제도는 여성농업인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고, 등록 시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여성농업인들의 농어업경영체 등록문제다. 가족종사자로 분류되면 어르신들을 돌보는 등의 일을 할 경우 적은 금액을 받으면서도 4대 보험에 가입됐다는 이유로 경영체에 빠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여성농업인 바우처도 한의원을 비롯한 맞춤형 의료서비스가 포함되도록 개선해야 하고, 정부의 여성농업인 육성계획을 현장에서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해야 한다.

■ 김옥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성평등한 농촌사회 건설에 앞장서야”

현재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성평등 강사단은 농촌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농촌여성정책팀이 농촌지역에 밝은 여성농업인들로 구성된 강사단을 꾸리고, 공통된 매뉴얼 개발에 나서야 한다. 그들이 면과 마을을 찾아 교육을 맡는다면 보다 성평등한 농촌사회가 꿈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5년마다 만드는 여성농업인 육성기본계획은 농식품부 전담부서만의 힘으론 역부족이다. 다른 부처와 함께 지자체와 농협 등과 연계해 정책을 개발해야 하고, 물론 농촌여성쟁책팀이 중심이 돼 여성농업인들의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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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애/이희동 webmaster@r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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