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16)한국식품연구원 헬스케어연구단 정상원 연구원

▲ 정상원 연구원

검은콩 많이 먹은 여성, 복부비만 위험 29% 낮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로 최초 정량분석 큰 의미

검은콩의 안토시아닌 등 기능성분이 지방축적 막아

“필요로 하는 것은 반드시 답이 있게 마련이라는 신념에서 연구를 시작하거든요. 이번 블랙푸드 연구도 그런 믿음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블랙푸드에 대한 효과들은 그동안 대부분 세포나 동물 실험을 통해서 어느 정도 입증이 되어있는 상황이었지만 대규모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블랙푸드 효과를 한국인 대규모 집단을 대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서 알아본다는 것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 동료연구원들과 함께

한국식품연구원 헬스케어연구단 정상원 연구원(32)은 최근 블랙푸드 효과를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연구논문 ‘한국 여성에서 블랙푸드 섭취와 복부비만의 연관성(Consumption of black food decreases the risk of abdominal obesity in Korean women)’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연구가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어요. 아직까지는 식품 데이터베이스에 블랙푸드의 종류나 기능성분 정보 등이 한정적이어서 분석하는 과정에서 한계점에 도달하는 등의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점이 더 보완돼서 연구가 진행된다면 농산업 활성화 등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이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인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실제 일상 식생활에서 블랙푸드 섭취의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블랙푸드의 소비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 연구원은 검은콩과 같은 블랙푸드는 항산화기능이 높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하며, 이러한 식품은 인슐린 저항성과 이상지질혈증 등의 대사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그동안 여러 연구들을 통해서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실을 근거로 정 연구원이 주목한 점은 복부비만이었다. 복부비만은 심혈관계 질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대사증후군의 요인 중 하나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복부비만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성인에게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관리와 예방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블랙푸드 섭취가 일상 생활에서 복부비만과 같은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는지 알아볼 필요성이 컸었다고 볼 수 있지요.”

그렇게 정 연구원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대상자의 자료로 블랙푸드 섭취와 복부비만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블랙푸드를 많이 섭취하는 성인 여성이 섭취하지 않는 성인 여성에 비해 허리둘레가 작았다. 블랙푸드를 많이 섭취하는 성인 여성의 복부비만 위험이 섭취하지 않는 성인 여성보다 26% 낮았다.

특히, 검은콩을 많이 섭취하는 성인 여성의 복부비만의 위험은 검은콩을 섭취하지 않는 성인 여성보다 29%나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블랙푸드를 많이 섭취한 성인 여성은 하루 평균 92.5±7.7g을 섭취했고, 허리둘레는 블랙푸드를 섭취하지 않은 그룹 78.7±0.5cm에서 많이 섭취한 그룹 77.9±0.5cm로 나타났다. 검은콩을 많이 섭취한 성인 여성은 하루 평균 17.1±0.8g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랙푸드 섭취와 복부비만 연관성의 분석 결과를 봤을 때, 우리나라 성인 여성들에게 검은콩과 같은 블랙푸드의 섭취가 허리둘레 감소나 복부비만 위험을 낮추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검은콩 등 블랙푸드라고 불리는 식품의 대사성 질환 개선 효과가 선행연구를 통해 알려진 것을 토대로, 한국인을 대표하는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실제 일상 섭취에서 블랙푸드와 복부비만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대규모 역학자료를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했다는 사실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떠나서도 블랙푸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블랙푸드에는 항산화능이 높은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하며, 그 외에도 파이토케미컬, 비타민, 섬유소 등의 성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복부지방 축적을 저해하는 등의 많은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검은콩 등의 블랙푸드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개발이 활발해지고 블랙푸드의 소비와 섭취가 증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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