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주용순 광주시연합회장

수익사업으로 마련한 기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배움의 두려움 갖는 회원에게 도전의 길 열어줘

▲ 주용순 회장은 퇴촌 토마토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으로 모은 수익금은 지역을 위한 일에 쓸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볼 빨간 생활개선회랍니다.”
제17회 퇴촌 토마토축제에서 만난 주용순 회장의 인사말이었다.
‘퇴촌이 싱글벙글 토마토가 방울방울’이란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축제에 광주시연합회는 4일간 15명의 회원들이 변함없이 구슬땀을 흘리며 자리를 지켰다. 생활개선회 마크 색깔이 보라색이라 회원들 모두 보랏빛 앞치마를 맞춰 입고 찌는 듯한 땡볕에도 지나가는 관람객들에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통째 갈아 만든 토마토 주스와 토마토·엄나무순 장아찌, 맛간장, 건강소금, 토마토 고추장 등을 판매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애쓴 이유는 모든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쓰기 때문이었다.

“토마토축제의 모든 수익금은 매년 광주시장학회에 장학금으로 전달하는데 이곳에서 관내 학생들을 위한 학비로 쓰이죠. 우리를 위한 돈이 아니라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보낸다고 생각하니 회원들 모두 없던 힘도 불끈 솟는 것 같다고 하네요. 그리고 판매하는 것 모두 우리가 농사지은 원재료로 순간의 맛이 아닌 보다 건강한 맛을 위해 정성을 많이 들여서 자부심도 커요.”

이런 회원들의 수고스러움을 잘 알고 있는 광주시농업기술센터 이기승 소장도 수시로 부스를 찾아 격려하는 등 회원들의 활동을 적극 지지해줬다고. 이외에도 회원들이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광주시농업기술센터에 마련된 100여 개 장독대에 각종 장을 담근다. 장들은 묵혀뒀다 매년 연말에 홀로노인, 저소득가정, 장애인, 소녀·소년가장 등에게 직접 전달한다.
“작은 정성이지만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장을 나눔으로써 정도 함께 나누는 것 같아 보람을 느껴요. 그 보람을 잊지 못해 몸은 힘들어도 매년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배움으로 커가는 광주시연합회
540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 광주시연합회는 전통공예, 우리음식, 향토문화, 생활건강 등 4개 산하 분과활동이 활발하다. 그 중 전통공예 분과는 천연염색으로 이불, 가방 등을 만들어 상당한 수준의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농업기술센터 도움으로 여성일자리 창출을 위한 의류창업, 독창적인 취미활동을 위한 의류리폼과 제과제빵 교육,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납정리 교육도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많은 성과들을 내고 있다고 주 회장은 말했다.

“생활개선회를 통해 배움의 길이 열리는 것 같아요. 배움의 의지는 있지만 정작 도전하려면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인데 농업기술센터가 농촌여성에게 필요한 교육들을 준비해줘요. 덕분에 신세계를 경험하는 건 물론이고 자격증과 경제적 이익도 가져다주니 모두들 만족하고 있죠.”
도농복합지역인 광주시는 큰 규모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광주시연합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장지리에 광주시연합회가 함께 900평 규모의 공동농장을 만들어 여성농업인단체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한다.

작년에는 콩을 심었지만 가뭄으로 수입이 신통치 않아 올해는 고구마와 옥수수를 심었다고. 콩을 심었을 때는 직접 된장을 담가 기금도 조성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였다.
“공동농장을 한 지도 10년이 넘었네요. 한 달에 2~3번 정도 회원들이 돌아가며 관리하는 이 농장은 광주시연합회의 소중한 종잣돈이 나오는 곳이기도 해요. 생산한 농산물들은 회원들이 직거래로 팔기도 하고,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판매하기도 하는데 불우이웃을 돕거나 장학금으로 쾌척하기도 해요. 회원들이 땀 흘린 만큼 모두 소중한 곳에 쓰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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