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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에 농촌여성 건강은 ‘뒷전’

기사승인 2019.05.24  11: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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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집 - 불편한 농작업·농자재에 농촌여성들 골병

   
▲ 권혜련씨는 풀뽑기에 주로 사용되는 농작업편이장비가 좁은 고랑인 밭에서 편의성이 없다고 말했다.

■  농촌여성 농작업편이장비

반복된 농작업으로 근골격계·신경계질환 무방비

편이장비도 작목에 따라 ‘무용지물’
남성 농기계·여성 수작업 ‘불평등’

고령화가 심화되는 농촌에서 농업인구의 절반이 넘는 여성농업인들은 반복된 육체노동으로 인해 고통이 누적되고 있다. 농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개발된 농작업편이장비를 농촌여성들이 자주 애용하지만, 수작업이 많은 농촌여성들의 환경에 최적화돼 있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업편이장비의 효율성을 알아보고 보완할 점을 알아보기 위해 현장 농촌여성의 얘기를 들어봤다.

작업 자세, 몸 균형 비튼다

“여성들이 하는 농사일은 기계로 할 수 없는 수작업이 많아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되니까 힘들어요.”
강원 태백 권혜련씨는 1320㎡(400평)에 곰취를 재배한다. 잎의 크기를 구별하려면 허리를 90도 꺾은 자세로 나물을 수확해야만 한다. 권 씨는 한쪽 무릎과 허리에 체중이 실리면서 몸의 자세가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농촌 어르신들의 걸음을 보면 한쪽이 기울어져 있어요. 농사지을 때 한쪽만 자꾸 짚게 되니까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휘었기 때문입니다. 곰취를 수확하다가 허리가 아파서 쉬려고 일어나면 저도 몸의 한쪽이 구부러진 형태로 휘어져 있습니다.”

선선한 새벽과 늦은 저녁 곰취를 수확할 때면 당일 물량을 맞추느라 식사도 거르는 일이 다반사.
이렇다 해서 쪼그린 자세가 편한 것도 아니다. 낮에는 풀을 뽑기 위해 쪼그려 앉는 권혜련씨는 이때 엉덩이에 부착해 깔고 앉을 수 있는 농작업편이장비를 착용하는데, 고랑이 좁아 농작물을 상하게 하진 않을까 마음 놓고 사용하지 못한다.
“쪼그려 일할 때 편하라고 개발된 편이장비는 나물을 재배하는 저희 농장에 사용할 때 여러모로 신경 쓰여요. 최근 오뚝이처럼 바닥에 닿는 면이 볼록한 편이장비가 나왔는데 값이 훨씬 비싸서 구매하지 못했어요.”

바쁜 농사에 회복시간 ‘눈치’
같은 작목을 재배하는 김선희씨는 곰취농사를 짓다가 몸이 고장났다고 털어놨다.

“허리를 구부려 일하는 탓에 척추 신경이 죽어서 서 있는 것도 못했어요. 철심을 척추에 다 박아야 한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는데, 철심 때문에 농사일은 거의 못한다는 말에 척추의 일부만 수술했어요.”

김선희씨는 허리통증은 나았지만 후유증으로 신경이 연결된 다리가 쉽게 저려와 다리를 만져도 본인의 살 같지 않다고 했다. 그는 “수술을 해도 하나마나”라며 “병원에서는 6개월~1년 간 회복기를 가져야 된다는데 농사일을 마냥 쉴 수도 없고 거들다 보면 제대로 완치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곰취재배는 여성농업인들의 자세를 나쁘게 하고, 농번기에 일이 몰리면서 새벽부터 작업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고작 1분이라고 했다. 조금씩 쉬어도 한쪽으로 기우는 힘의 균형은 병으로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농촌여성, 병마에 쉽게 노출
오금난씨는 태백에서 첫 번째로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을 받았다. 그는 감자, 아로니아, 곰취, 울금 등을 직접 농사지어 감자떡을 가공·판매하고 체험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얼마전 TV프로그램에서 의사선생님이 농촌 어르신들을 찾아와 진찰하는 방송을 본 적이 있어요. 어르신 대부분이 허리와 관절이 병든 모습을 보고 내 미래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 씨는 국민의 먹거리 생산을 책임지고 있지만 막상 몸이 아프면 유능한 의사를 찾아나서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3년 전에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았어요. 이른 나이에 찾아온 병마에 앉은뱅이 의자를 써보고 자세도 바꾸면서 일하다가 소문에 연골주사가 예방에 좋다 해서 6개월에 한 번씩 연골주사를 맞고 있어요.”
오금난씨는 연골주사를 정형외과에서 어렵지 않게 맞을 수 있다며 불행 중 다행이라고 했다.
“출산하고 약해진 허리에 농촌여성들은 허리복대를 착용하고 농사일을 해요. 하지만 복대를 착용하면 근육이 수축과 팽창을 하는 데 걸림돌이 돼서 결과적으로 허리가 더 약해져요. 허리가 아프더라도 복대 착용보다는 허리운동을 틈틈이 하는 게 좋은거 같아요.”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건강체조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줌바댄스 등의 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이 겨울철 단기간에 집중돼 봄·여름철 농번기에는 큰 효과가 없다고 했다.
“태백시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이 있으면 농한기에는 열심히 참여할 수 있지만, 바쁜 농사철에는 농업기술센터까지 한참 나가야 돼서 일이 몰려있는 농번기에는 도움이 못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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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주 기자 mdj0223@naver.com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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