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마을활성화 주민의 힘으로 ⑦ 충남 당진 엽록소마을기업

농업인으로 구성된 마을기업형 농업이 성장하려면 어떤 디딤돌이 필요할까?
해당 현장을 찾아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기업형 새농촌마을의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기획특집 ‘마을활성화 주민의 힘으로’를 연재한다.

농산물GAP인증, 클로렐라로 차별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마을기업 될 터

▲ 충남 당진 엽록소마을기업은 콩나물에 클로렐라 기술을 접목하고 GAP인증을 받아 경쟁력 있는 콩나물재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충남 당진의 평범한 이장이었던 김덕성씨는 이웃마을의 이장 8명과 힘을 모아 지난 2016년 엽록소마을기업을 설립했다. 당진의 비옥한 황토밭과 깨끗하고 맑은 물로 콩나물 재배를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 많은 작목 중에서 선택한 콩나물은 클로렐라 배양기술과 찰떡궁합을 이루는 작목이었다. 대중화 되지 않은 재배기술을 활용해 ‘돈 버는 농업’을 발견한 엽록소마을기업 김덕성 대표와 조합원들을 만나봤다.

클로렐라는 식물플랑크톤의 일종으로 광합성을 하는 담수 녹조류다.
클로렐라를 농업에 사용하면 당도 향상, 수량 증대, 병해 억제 효과로 상품성이 증가되고, 저장성 향상으로 유통기한이 개선되는 등 농약 잔류를 낮춰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도움이 되고 있다.
클로렐라의 가능성 엿보다
“클로렐라로 콩나물을 재배하는 농가는 전국에 많지 않아요. 당진시농업기술센터 이재림 팀장이 클로렐라 배양기술을 많이 연구했기에 믿고 시작할 수 있었어요.”
당진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클로렐라를 직접 배양해서 콩나물의 영양분으로 정성껏 재배되는 콩나물은 일반 콩나물보다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클로렐라콩나물은 생김새가 굵지는 않지만 날콩을 맛봤을 때 콩 비린내가 없고 시원한 맛이 특징입니다.”
김덕성 대표는 클로렐라를 이용해 6~7일만 지나면 콩나물을 수확한다. 10일이 걸리는 수입콩나물에 비해 시간 효율성이 좋다.
김 대표는 국민반찬으로 쓰이는 콩나물의 손질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다.
“보통 주부들이 콩나물을 손질할 때 콩나물 잔뿌리를 잘라내는데, 뿌리가 없으면 콩나물은 맛이 없어요. 산삼을 캐면 잔뿌리를 잘라내지 않는 것처럼 콩나물도 마찬가지죠. 콩나물뿌리까지 먹어야 참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클로렐라 직접 만든다
“지역에서 콩나물을 재배하는 농가는 저희뿐입니다. 콩나물 종자가 지역에 없어서였죠. 당진시농업기술센터가 클로렐라 배양기술을 활용한 콩나물 재배를 추천하면서 지원을 받아 시작하게 됐습니다.
“클로렐라 영양제 한 알을 물과 혼합하면 총 15ℓ의 영양제로 만들 수 있어요. 가루형태의 클로렐라를 물과 1:500 비율로 배양해 충분한 양의 영양제를 준비해놓고 있죠.”
그는 지역의 풍부한 자원에 클로렐라를 더해 농사자금을 절감하는 효과도 거뒀다.
“종균을 직접 길러 콩나물에 영양제를 줍니다. 농업에 쓰는 클로렐라는 물 이끼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영양분이 많아서 세균에 취약한 콩나물의 세균번식을 막아주기 때문에 상품성을 높여주고 있어요.”

학교급식 납품으로 판로 안정
엽록소마을기업을 설립하고 조합원들과 본격적으로 소통하면서 김 대표는 학교급식에 납품하기 위해 GAP인증을 받았다.
“올해 3월부터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에 클로렐라콩나물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당진시농업기술센터 급식센터팀과 교류하면서 정성껏 재배한 콩나물을 납품할 수 있게 됐어요. 320가지의 농약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조합원들과 연구를 거듭하게 됐죠.”
그는 “GAP인증 농산물이 전국에 많지만 클로렐라 기술과 접목한 콩나물은 우리 마을기업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조합원과 소통하며 발전 도모
조합원들은 모두 마을이장이다. 마을기업을 결성하기 위해 김 대표는 농업인들과 교류하며 콩나물재배로 마을이 협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주된 판로는 학교급식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학교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소규모라서 조합원 2~3명이 날짜를 정해 근무하고 있어요.”
조합원들은 역할을 분담해서 콩나물재배를 체계적으로 함께하고 있다. 학교급식센터에 납품을 위해 배송담당, 주문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경리, 클로렐라 배양 작업, 콩나물 수확담당 등 많은 일들을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

김덕성 대표는 “마을기업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입니다. 현재 조합원 중에는 장애를 앓고 계신 분도 함께 일하고 있으며 조합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고 남는 자금은 지역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봉사하는데 쓰고 싶습니다. 앞으로 당진을 대표하는 콩나물로 거듭나기 위해 조합원들과의 소통에도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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