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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닌 것 같아도 문화차이 무시 못해요”

기사승인 2019.05.10  09: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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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행복합니다 : 행복한 다문화가족 경기 양평 이재엽·쩐 티 미후에 부부

   
▲ 올해로 결혼 8년째에 접어든 이재엽·쩐 티 미후에 부부는 두 아들과 어머니와 함께 사는 지금의 행복에 만족하지만 현실적 어려움도 여전히 많다고 한다.

아내 입덧으로 중단된 언어교육, 재개 못한 아쉬움 토로
사회적 관계 형성 여전히 어려워…다양한 방문교육 필요

여성가족부의 ‘2018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보면 10년 이상 한국 거주자가 2009년 15.6%에서 60.6%로 증가해 적응력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도움을 요청하거나 의논할 상대가 없다는 비율은 오히려 늘었다. 몸이 아플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비율이 38.5%, 자녀교육이나 집안의 어려움을 상담할 곳이 없다는 비율이 33.9%, 32.7%에 달했다. 초기 적응 단계를 지나 이젠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켜야 할 시기인 것이다. 올해로 결혼 8년째에 접어든 경기 양평의 이재엽·쩐 티 미후에 부부를 만나 현실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들어봤다.

처음엔 걱정도 많았지만 지금은 3대가 함께~
2011년 말쯤 베트남으로 건너간 이재엽씨는 그곳에서 아내 쩐 티 미후에씨를 만났다. 가족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어머니를 도와 시장에서 돼지고기 파는 일을 했다는 아내 쩐 티 미후에씨. 베트남에서 아내 가족을 모시고 결혼식을 치르고, 하루 동안 신혼여행도 다녀온 이후 한국으로 나오기까지 서류작업 때문에 3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결혼식과 신혼여행도 다녀왔지만 3개월은 다시 심사숙고할 시간이 됐어요. 나이 차이도 많고, 먼 나라로 시집온다는 게 정말 힘든 결정이잖아요. 베트남 여성은 생활력도 남자보다 강한 탓에 고집이 세다고 하던데 그래서 저도 이래저래 걱정이 많았죠.”

한국으로 온 직후 바로 임신을 해 첫 아들 도현이를 얻은 부부는 4년 뒤 둘째 아들 성현이도 얻었다. 올해로 85살이 되신 어머니까지 3대가 한데 모여 살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금의 행복에 감사하다는 가족이다. 그 어려움 중 하나가 양평군청 다문화부서에서 한국어 선생님을 집으로 보내줬었는데 아내 입덧이 워낙 심해 1달도 채 못 받은 일이었다고 한다.

“원래는 봄에서 가을까지 받는 교육이었는데 컨디션이 워낙 안 좋으니까 어쩔 수 없이 교육을 중단했어요. 그런데 건강이 괜찮아져 다시 하고 싶어도 못 받았어요. 아내도 애 키우고 농사일 돕느라 여유가 없었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양평읍내에 있어 집에서 차로 40분이나 걸려 따로 교육을 못 받았어요. 그래서 아내 말솜씨가 아직도 아주 능숙하진 못해요.”

여건 안 되는 가족은 방문교육 필요
소 50두와 벼농사를 짓고 있지만 건강이 좋지 못해 부추농사도 올해 쉬게 된 이재엽씨가 두 아들의 통학과 홀어머니를 모시는 탓에 30km 넘는 거리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까지 아내를 데려다 주는 일은 어려웠을 것이다.

다행히 양평은 읍면마다 1개 이상의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어 큰 아들은 버스를 타고 가고, 작은 아들은 갓 3살이 돼 이재엽씨가 직접 차를 몰아 데려다주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없는 도시의 부부들이 아이의 주소지를 양평의 부모집으로 옮길 정도로 보육환경은 좋은 편이라고.

2016년에는 베트남의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방문비자를 받아 양육은 물론 농사일도 도와줬다고 한다. 만 7세 이하 손주가 있으면 방문비자를 받기 쉬워 봄부터 가을까지 계셨다. 베트남이 더운 나라라 겨울에는 잠시 귀국했다고 한다. 1년 마다 연장을 해서 3년이나 도움을 주셨다고.

대부분의 결혼생활이 그렇듯 항상 행복의 연속일 수는 없는 법. 이재엽씨와 쩐 티 미후에씨도 마찬가지였다.

“문화라는 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무시를 못 해요. 언어, 교육은 물론이고 모든 의식주가 결국은 다 문화잖아요. 남녀차이에다 문화차이까지 그래서 다문화가족이 힘들어요. 우리 면에도 베트남 여자랑 결혼한 부부가 10쌍쯤 되는데 보따리를 수십 번 쌌다 풀었다 한 경우가 태반이죠. 아내는 근처에 베트남 여자들이랑 가끔씩은 만나 남편에게도 못 하는 속얘기도 한다지만 그렇게 100% 다 풀릴 수는 없을 거예요.”

더군다나 부부가 살고 있는 동네는 덕수 이씨 집성촌이라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게 아내에게 오히려 문화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남편은 미안해했다.

부부는 꼭 언어교육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문형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부부대화법이나 아이를 맡겨놓고 여행을 간다거나 취업을 하고 싶어도 단순직밖에 못 구하는 여성을 위한 취업교육이나 6시 내고향, 한국인의 밥상, 수미네 반찬 같은 TV프로그램으로 한국요리를 터득했다는 쩐 티 미후에씨처럼 음식교육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사실 다른 교육이 어떤 게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어떤 교육이 적합하고 필요한지 개인의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될 일이다.

   
 

■ 미니인터뷰-박성미 한국생활개선양평군연합회장
“베트남 여성, 융화에 강점”

이재엽씨와 베트남으로 직접 건너가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있게 한 이후 아직까지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에서 결혼식을 할 때도 친정엄마 대신 참석해 부부를 축복해줬다. 임신했을 때 같이 산부인과도 가고, 출산했을 때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 고마움을 알고 몇 년이 지나도 때마다 나를 찾아온다.

베트남은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정서와 비슷하고 외모도 튀지 않아 콤플렉스도 적다. 그래서 우리 문화와 잘 섞일 수 있어서 융화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다른 점도 물론 있지만 비슷한 점이 여러모로 많아 다른 나라 여성보다 결혼생활의 어려움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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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동 기자 lhdss@naver.com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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