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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로 전락한 ‘아로니아’, 해법 없나…

기사승인 2019.04.12  08: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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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부진·과잉생산에다 수입산 분말 급증 ‘엎친데 덮친 격’

   
▲ 아로니아 가격폭락의 원인은 소비부진과 생산량 급증에 있다는 정부의 시각과 수입산 분말과 농축액이 원인이라는 농가의 입장차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좁혀지지 않았다.

kg당 경매가 3만5000원서 1000원으로 급락
아로니아, FTA피해보전직불제 대상서 제외돼
재배농가, 현실적 폐업지원금·재고물량 시장격리 요구

몇 년 사이 생산량 급증한 아로니아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왕의 열매라 불리던 아로니아는 한때 kg당 경매가가 3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고소득 작목으로 각광받다 보니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은 묘목 구입 시 최대 50%까지 지원하는 등의 결과 생산량은 2013년 117톤에서 2017년 8779톤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노니 등 다른 건강식품으로 사람들이 눈을 돌리면서 소비가 부진해진데다 생산량마저 급증하니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결국 kg당 경매가가 1000원까지 떨어지며 농가들은 애써 수확한 아로니아를 폐기처분하거나 농사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련의 사태의 원인에 아로니아 수입산 분말과 농축액 급증이 주원인이라고 농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아로니아 생과는 검역 상 이유로 수입이 되지 않고, FTA피해보전직불제(이하 직불제) 대상에 분말이나 농축액 등 가공품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직불제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FTA로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해 가격하락의 피해를 입은 품목의 하락분 일부를 보전하거나 폐업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로니아는 분말 수입량 급증이 국내 생과 가격하락은 분말 수입량 급증과의 상관관계가 미약하고, 원형이 보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상 품목에 포함되지 못했다.

다만, 평당 폐업지원금을 2000원으로 책정해 피해농가 지원책을 내놓긴 했다. 하지만 농가는 직불제 대상에 아로니아를 포함시키고, 폐업지원금도 2만 원은 돼야 최소한의 인건비를 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군다나 폐업지원금 신청 시 3년간 6대 작물을 심지 못하게 하고 있어 아로니아 농가는 무작정 뽑고 베어버리거나 엽채류만 심어야 하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위기의 아로니아 농가,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아로니아 사태 원인을 짚어보고, 재발방지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농가-정부 이견 안 좁혀져
우선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 정완조 비대위원장은 아로니아가 FTA로 인해 피해를 봤기 때문에 피해보전직불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아로니아는 특유의 떫은 맛으로 생과보다는 분말과 농축으로 대부분 소비되는데 한·EU FTA 체결로 8% 관세만 물면 수입이 가능해 520톤까지 늘어나면서 농가 피해가 커졌다”면서 “수입된 분말과 농축액을 생과로 환산하면 국내 전체 생산량과 맞먹는 규모로 아로니아 가격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의당 박웅두 농민위원장은 최근 아로니아 사태는 허술한 정부 통계가 한 몫 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300평 미만 소농이거나 농업경영체 등록을 하지 못한 농가 등의 통계가 누락되면서 경영체 등록된 면적의 2배 이상이 재배되고 있는 현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수입되는 아로니아 가공품은 분말, 농축액, 혼합분말 등 다양한 형태로 수입되고 있지만 한 품목의 수입량만 파악하고 있어 정부 통계가 매우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재발방지를 위해 박 위원장은 아로니아 재배면적과 생산농가에 대한 전수조사로 과원정비사업을 확대하고, 최대 3000톤까지 예상되는 재고물량을 긴급수매나 산지폐기 등 시장격리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답변에 나선 농림축산식품부 송남근 농업정책과장은 “앞서 지적한 통계는 현지조사를 나서 대표적인 가공공장을 직접 방문해 산출한 것인데 더 정확한 데이터를 위해 농촌진흥청에 의뢰하겠다”며 “농식품부가 내놓은 과원정비사업은 수급조절을 위해 과수에서는 최초로 시작한 것이고, 올 여름 수확하는 아로니아 소비촉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송 과장은 “ 과수의 수매는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어 시행하기 어렵고, 중앙정부가 아로니아 생산을 독려한 적이 없다”면서 최근 가격폭락은 소비부진과 생산량 급증에 있지 FTA와의 상관관계가 미약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농가와 정부 사이 쟁점으로 부각한 미국 무역조정지원제도가 토론회 도마 위에 올랐다. 직불제 대상에서 아로니아가 제외된 근거로 정부가 제시한 미국도 법령을 개정해 신선농산물 뿐만 아니라 가공품까지 지원을 확대했다고 농가들은 주장했다.

반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문한필 FTA이행지원센터장은 “직불제 대상 선정기준은 2012년 정해진 것으로 분말이 포함된 건 밀가루 때문에 곡류가 유일하고, 과수는 건조나 냉동으로 원물이 유지되는 상태까지만 포함시켰다”고 밝혔고, 또한 “미국은 현재 주스나 잼 등 가공품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기술지원과 컨설팅으로 대체됐다”고 언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아로니아 재배농가와 정부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참석한 농업인들은 “어느 나라의 정부냐”, “농식품부 해체하라”,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 등 격앙된 목소리로 정부의 무책임을 강력히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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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동 기자 lhdss@naver.com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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