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잇는 농부들 - 충남 논산 ‘소곡상회’

“기록으로 알려진 것만 5대째 딸기농가입니다.”

부모님을 본받아 가업을 이어가는 충남 논산 ‘소곡상회’에 도시 아가씨가 시집왔다. 충남 논산에서 나고 자랐지만, 풀 한 포기 뽑아본 적 없다는 양은주 대표. 그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귀촌했고, 딸기농부와 결혼했다. 5대의 기술과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소곡상회’에서 양 대표는 딸기로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설향금실‧킹스베리 품종다양화로 판매 촉진

노동 적은 수경재배로 딸기상품성 높여

▲ 충남 논산 ‘소곡상회’ 양은주 대표와 전영호 대표는 5대의 기술과 시간이 축적된 딸기로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수확 편한 수경재배로 노동력 감소

삼남매의 첫째로 어린시절부터 아버지 어깨너머로 농사를 배운 전영호 대표. 그는 영농후계자가 꿈일 정도로 농사를 천직으로 여겼다. 미술을 전공하기도 했다는 전 대표는 섬세한 감성으로 딸기의 생육상태를 관리해 고품질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특히 전영호 대표는 딸기를 수경재배로 키운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전통재배법인 토경은 일주일에 물을 적게 주기 때문에 수분이 적어서 사람들이 당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수경재배로 딸기를 재배하면 수분도 많고 그만큼 영양분을 많이 주고 키우기 때문에 더 맛 좋은 딸기로 자라죠. 하지만 수경재배 딸기에 대한 사람들 인식이 굳어져 있어 제가 딸기를 재배하는 동안에는 수경이 토경보다 훨씬 맛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수경으로 딸기를 재배하면서 하우스 안은 딸기가 성인 허리까지 올라와 수확에 따른 노동력이 크게 감소됐다.

겨울딸기로 가공식품 제조

“저는 딸기가 맛있어야 가공식품도 맛있다고 생각해요. 가공을 하는 딸기도 정말 좋은 딸기로 해야 맛있어요. 산도와 당도가 적절하게 섞인 딸기로 만든 딸기잼과, 신맛이 나는 끝물 딸기로 만든 딸기잼은 맛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죠. 좋지 않은 딸기로 만든 딸기잼에는 설탕비율을 높여요. 저희 딸기잼에는 딸기와 사탕수수가 7:3 비율로 들어가요. 언젠가 부산의 마켓행사에서 딸기잼을 가져가 홍보했는데, 그때 맛을 본 고객이 단골이 됐어요.”

양은주 대표는 딸기잼 뿐 아니라 지역에서 재배된 블루베리가 혼합된 베리베리잼과 딸기전병, 딸기쌀과자 등을 가공하고 있다.

▲ 양은주 대표는 딸기잼과 딸기전병, 딸기쌀과자 등을 가공해 판로를 넓히고 있다.

다품종 생산으로 차별화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가 논산에만 2000곳이 넘는다고 양 대표는 말했다. 소곡상회는 다품종 생산으로 딸기재배에 또 다른 차별화를 꾀했다.

“우리나라 딸기가 설향이 80% 이상 품종을 차지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딸기를 선택할 수 있게 설향, 금실, 킹스베리 품종을 심어 판매를 늘리고 있어요. 올해는 새로운 품종도 더해 다양한 딸기를 재배해볼 계획입니다. 품종마다 크기도 맛도 달르지만 대체적으로 맛있고 특색 있어서 기존에 설향만 먹어본 고객들이 금실과 킹스베리를 맛보면 새로운 맛이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손으로 만들고 기획하는 것을 좋아하는 양 대표는 딸기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했다. 그는 딸기를 보면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아, 딸기전문농가로서 다양한 딸기를 재배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딸기랜드’를 가꾸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직접 농사지은 딸기로 가공식품을 만들어 다른 딸기농장과 차별화하고 싶어요. 이를 위해 올해부터는 체험농장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단순한 수확체험보다는 딸기디저트를 함께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양 대표는 도시민들에게 딸기의 한살이, 활용법 등 딸기에 대해 다방면으로 알려줘 딸기에 대한 정보를 널리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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