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건강정보

복용기간과 비례해 위암발병 감소

뇌경색으로 인한 뇌졸중(중풍)과 심근경색등에 의한 돌연사를 예방해 주는 심·뇌혈관계 질환 약으로 널리 알려진 아스피린이 이번에는 한국인에 가장 빈발하는 위암까지 예방해주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중에 아스피린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다.
해열 진통제 아스피린이 사실상 만병통치약(?)처럼 일반인들이 상복하고 있는 것이다.

▲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1저자 김민형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인 46만1489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7년간(2007~2013) 추적 관찰하면서, 아스피린 누적 사용량과 위암 발병률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에서 아스피린 누적 사용량이 많을수록 위암 발병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1~2년간 누적 복용한 경우 4%, 2~3년간 15%, 3~4년간 21%, 4~5년간 37%로 아스피린 복용기간에 비례해 위암 발병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누적 사용량과의 정량적인 상관관계는 단순 상관관계보다 한 단계 높은 연관성을 시사한다”며 “특히 아스피린 3년 이상 복용자에서 위암 발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박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46만 명의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코호트 종단 연구를 실시했다. 성별, 나이, 소득수준, 흡연여부, 알콜 섭취 횟수, 운동여부 등 다양한 건강관련 교란 요인들을 통제 후 분석했다.
김민형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아스피린 장기 처방군에서 위암 발병률이 낮다는 주장을 보다 뒷받침하고 있지만, 아스피린 장기 처방 대상자를 넓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스피린은 혈소판 효소(사이클로옥시제네이즈)를 억제해 혈소판 응고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어 심혈관계 고위험군에서 항혈소판 약제로 널리 사용된다. 일반인들에 뇌졸중, 심장병 예방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아스피린의 이 같은 항혈소판 기전 뿐만 아니라 암세포 자멸사 기전 등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발표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이 대장암과 위암 등의 발병률을 줄여준다는 결과도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다양한 위암 유발인자들을 고려하거나 누적 사용량에 따른 위암 예방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없었는데  이번에 이같은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아스피린은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살리실산 성분을 독일 제약업체가 1900년대 초 제품화한 해열·진통·소염제다.
1970년대에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혈전 생성을 방지하는 효과가 밝혀지면서 해열·진통·소염제는 물론 심·뇌혈관계질환 예방약으로도 애용돼 오고 있다.
그러나 임산부나 출혈성 환자, 간장 질환자, 신장질환자는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어 무분별한 자의적 상복은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아스피린 성분이 버드나무 추출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생의 버드나무를 채취해 끓여먹는 사람들이 한때 유행하기도 했다. 지금도 일부에서는 만병 특효 민간요법이라며 버드나무를 채취해 달여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해열·진통·소염 효과 때문이다. 그러나 출혈성 질환자들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민간요법도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박상민 교수는 “미국 FDA는 2017년부터 약물 신규 적응증 허가 과정에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검증된 결과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연구는 “약물 안전성 모니터링에 있어 기존의 수동적인 부작용 보고 시스템을 넘어 전국단위 보험청구 빅데이터를 활용한 능동적인 모니터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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