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지상주의는 저출산․고령화와 지방 소멸로 귀결돼

‘성장에서 행복’으로 패러다임 바꿔야

국민 모두가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진정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드물다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세계 156개국 중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도는 평등점수에서 96위이고, OECD의 더 나은생활지수로는 38개국 중 29위에 불과하다. 최근 저성장 아래서 지역 간, 계층 간, 세대 간의 격차 심화로 국민의 행복감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또 전국 기초 지자체 228곳 중에 농촌 지역 위주의 80곳이 30년 내 사라질 것이란 지방소멸의 암울한 보고서도 등장했다. 이는 농촌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특히 면 지역 인구 감소가 원인으로 농업의 쇠퇴와 농촌사회의 붕괴에 따른 것이다. 수치상으로 볼 때도 1970년 대 우리나라 도시인구의 비율이 50.3%였지만 2016년에는 90.7%나 됐다. 이러다 싱가포르 식의 도시국가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로에 서있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는 지역재단이 주최하는 전국리더대회가 열렸다.
▲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이 '국민총행복과 도농공생‘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도농공생은 기존 도농상생보다 더 높은 수준의 관계

>>도시 없이 농촌이 없고, 농촌이 없으면 도시가 없는 강한 의존관계

왜 도농공생인가?

정말 지방소멸이 올 것인가?

이에 대해 (재)지역재단 박진도 이사장(국민총행복전환포럼 상임대표)은 “아직 희망은 있다”고 얘기한다. 그 희망은 다름 아닌 도농공생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3~14일 서울 동국대학교에서는 지역재단과 서울특별시가 주최한 2018 순환과 공생의 지역만들기 전국 지역리더대회가 열렸다. 서울과 지역, 농촌과 도시. 지역 간․지역 내 도농공생과 지역상생의 길을 찾아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기조강연에서 박진도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경제 성장지상주의로 인해 농업과 농촌이 붕괴됐고, 농업은 경제성장을 위한 걸림돌로 전락했다”며 “성장지상주의는 저출산 고령화와 더불어 지방의 소멸로 귀결 된다”고 경고했다.

박 이사장은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것들은 희생하거나 희생해도 좋아는 경제성장 지상주의의 패러다임을 이제 국민총행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패러다임의 전환이 지방소멸과 농업농촌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시형 국가인가. 도농공생 사회인가의 기로에 선 우리나라에서 그간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부터 바로 잡는 게 먼저”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역상생과 도농공생 어떻게?

인구과밀에서 오는 대도시의 먹거리, 일자리, 교육, 교통, 주거 등의 문제는 더 이상 도시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농업 농촌이 지니고 있는 다원적 기능의 극대화를 통해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또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지역경제 쇠퇴의 문제는 농촌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시점이며 도시와 함께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박 이사장은 “도시의 혁신적 에너지가 농촌의 자원과 결합될 때 지역상생과 도농공생의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며 “도시는 도시답게, 농촌은 농촌답게 발전해 상호 의존하며 함께 살아가는 관계인 도농공생의 실현”을 강조했다.

이에 국민총행복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농업 본연의 역할이 중요하며, 우리 농촌은 식량생산의 공간으로서뿐 아니라 생활공간, 경제활동 공간, 환경과 경관 공간, 문화 공간으로의 다원적 가치로 도시민과 농민이 함께 가꾸어가는 농촌 가치의 재발견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특히 여기서 또한 도농공생은 기존 도농상생보다 더 높은 수준의 관계로 도시 없이는 농촌이 없고, 농촌이 없으면 도시가 없는 강한 의존관계다. 현실적으로 교류와 상생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상생은 서로에게 이로움을 주는 관계지만 실제로는 농어촌상생기금이나 지역상생발전기금처럼 일방적 지원관계로 인식되는 점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공생은 어느 한쪽이 우위에 있어 일방적 도움을 주는 관계가 아니라 어느 한쪽의 붕괴가 다른 한쪽의 붕괴를 의미하는 강한 의존관계다, 예를 들어 뿌리인 농촌이 없으면 꽃인 도시도 없는 상호 의존 관계를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도농공생의 범위에는 주로 지역 간 교류 상생 공생에 주목하지만 이에 우선해 지역 내 교류 상생 공생이 중요시 돼야 한다는 게 박 이사장의 주장이다.

도농공생을 위해서는 도농 간 대등한 관계성립이 중요해서 농촌 활성화를 위한 일시적 교류나 연계는 공생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시의 과밀화와 농촌의 과소화 해결을 위한 분산으로 인식도 경계해야 한다.

▲ ‘자치분권시대 서로 살림 함께 행복을’ 주제로 2018년 전국지역리더대회가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지난 13~14일 양일간 열렸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이 가장 좋은 관광지가 된다.”바로 도농공생의 원칙으로 농촌 지역을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것부터 도농공생은 출발한다.

이에 농촌의 다원적 가치의 실현을 도농공생의 중요한 과제로 박 이사장은 꼽았다.

도시 인재를 지역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농촌에 유입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포함된다.

“얼마 전 청년토크콘서트에 참여했는데 많은 청년들이 참여해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을 보여 놀랐다. 은퇴하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만 관심 있는 농촌이 아닌 청년들이 미래를 걸 수 있는 농촌이라는 데서 농촌의 희망을 보았다.”

박 이사장은 청년에 희망을 주는 농촌을 만들려면 지방분권과 지방자치.특히 지역발전을 위해 남이 아닌 내가 스스로 이루겠다는 ‘내발전’의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역 주도의 상향식 발전과 주민 참가와 협동 자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과의 파트너십은 그래서 도농공생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된 매력있는 아름다운 농산어촌 가꾸기는 지역경제 활성화나 인구 증가와 같은 단순한 목적이 아닌 우리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을 만들려는 데서 시작하며, 그런 농촌을 찾는 청년이 농업을 좋은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을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지역리더대회에 참석한 정영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우리 사회는 그동안 중앙집권 정부 주도형 발전으로부터 지방분권 민간 주도형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신자유주의와 무한 경쟁으로부터 포용적 성장과 지속 가능 발전으로 전환하지 않고는 사회 안정과 국민통합을 이루기 어려운 한계점에 왔다”며 우리 사회의 뿌리인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도시민에게 이해하고 인식시키자고 말했다.

지역리더대회는 사회적경제분과, 로컬푸드공공급식분과, 도시농업분과 등으로 분과토의도 진행하며 도농공생과 지역 상생의 길 찾기를 1박2일 동안 진행하며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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