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중계 - 제3회 미농포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기조강연

‘생명산업, 農(농)을 論(논)하다’라는 주제로 지난 6일 신라호텔에서 농민신문 주최, 인간개발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제3회 미농포럼’에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기조연사로 초청돼 강연을 했다. 이날 ‘지속가능한 발전과 농업, 그리고 기후변화’란 주제로 강연을 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강연내용을 정리했다.

G7 수준의 한국 경제력
이산화탄소 배출도 G7급
전세계가 기후변화 대응해야

지금 세계가 많이 발전됐지만 아직도 세계의 반 이상은 농업에 의존해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UN은 2000년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새천년 개발계획(MDG)를 마련해 개도국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아직도 전 세계 12억 정도의 인구가 굶주리고 있다.
이에 UN은 지속가능한 농업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인류가 지구와 함께 조화롭게 잘 살아나갈 수 있는지, 어떻게 기후변화를 해결할지 대책 마련에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2015년 전 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협약의 채택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농업발전 시책을 채택했다.

수백 년 미래에 우리의 후손들이 그때 필요한 환경자원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우리경제를 개발해야 된다는 것이 지속개발프로그램이며 지속가능농업기술이다.
UN은 지속가능개발프로그램으로 가난 극복과 농업개발을 목적으로 17개 목표과제를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의 세계적 목표는 2030년까지 기아 종식, 식량안보 달성, 영양개선 등 지속가능 농업기술 보급에 중점을 두고 있다.
UN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목표를 두고 농업을 발전시켜야 된다는 이념아래 162개의 목표를 정해 놓았다.

이는 UN 관리들이 정한 게 아니고 세계적인 경제학자, 통계학자, 과학자들이 3년간 면밀한 검증 끝에 목표를 세웠다. 이런 목표에 따라 생태계 보호,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력 강화, 토양의 점진적인 개량, 탄력적인 농업기술 개선, 종 식물은행 설립 등 여러 과제를 실천할 것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기아와 영양부족을 종식하고, 농업생산성과 소득을 두 배로 증가시킬 것이다. 지구 멸망으로 원시시대로 되돌아가 다시 인류생활을 복원하려면 제일 먼저 필요한 게 종자다. 한국은 농촌진흥청 소속기관인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종자은행을 운영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 종자은행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한다.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극심한 가뭄과 폭우, 열대야 등 기후변화에 따른 심각한 재해발생으로 전 세계인이 걱정하고 있다.
특히 농업분야가 가장 먼저,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얼마 전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한 폭우는 멕시코만 수온 상승이 원인으로, 이는 30~40년 전부터 시작된 공해 때문이다. 과거 포항제철의 굴뚝연기가 미덕이고 자랑인 것이 지금에 와선 우리에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후변화 문제는 전 세계가 힘을 모아 대처해야 한다. 2100년까지 지구온도 상승을 1.5~2℃로 제한하지 않으면 큰 재앙이 일어난다고 한다. 따라서 전 세계가 공동으로 기후변화에 빨리 대응해 지구온도 상승을 막아야 한다. 지구온도가 지금보다 3.6℃ 상승하면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인천, 부산 등 해안도시는 수몰된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평가를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설립한 국제전문가협의체인 IPCC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력은 G7수준에 와 있다.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부끄러운 공해유발 G7국가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경감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와 농업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30년까지 37%로, 국제 평균에 비교했을 때 아주 낮은 수치다. 정부는 목표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파리기후협약은 어느 한 나라, 어떤 그룹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전 세계가 다 같이 지속가능하게 살기 위해 UN이 인류사회에 제시한 가장 야심적이고 가장 장기적인 정책이다.
10년간 UN사무총장을 하면서 파트너십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 국회의원 등 정치적인 지도력과 의지가 있으면 이런 일을 끌고 나갈 수 있다. 거기에 기업인과 시민사회단체, 농민대표 등이 힘을 모으면 더욱 탄력을 얻을 것이다. 모두 힘을 합쳐 지구촌 존망을 가를 기후변화 대응에 힘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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